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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텀 Sep 03. 2023

에어비엔비 - 숙박의 공유 경제

에어비엔비는 의심의 여지없이 혁명적인 기업입니다. 숙박이라는 따분하고 파편화된 시장에 공유 경제의 개념을 도입하며 이 분야에서 명사화되기까지 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에어비엔비가 어떤 기업인지에 대해 알고 있겠지만 간단히 소개하자면 에어비엔비는 숙박 공유 플랫폼을 호스트와 게스트에게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입니다. 호스트들은 자신의 건물, 방 등을 에어비엔비에 등록하여 '판매'하며 게스트들은 자신들이 가고 싶은 지역에 있는 매력적인 방을 단기 혹은 장기로 '구매'합니다. 판매와 구매라는 표현을 썼지만 쉽게 말해 숙박 업소를 제공하는 사람들과 숙박 장소를 예약하는 사람들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credit - Benjamin Wachenje

에어비엔비의 이야기


에어비엔비는 조 게비아와 브라이언 체스키라는 두 사람에 의해 시작됐습니다. 그들의 아이디어는 매우 단순했습니다. 그들은 샌프란시스코를 방문하는 디자이너들에게 돈을 받고 숙박을 제공하는 것으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Air Bed & Breakfast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1박에 $80을 받고 숙박을 제공한다는 광고를 올렸습니다. 이들은 첫 3명의 디자이너를 호스팅하고나서 이 사업에 흥미를 느꼈고 조금 더 확장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들은 컨퍼런스나 페스티벌이 진행되는 지역들에서 이 사업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텍사스 오스틴에서 진행하는 South by Southwest라는 행사를 노리고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도는 안타깝게도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겨우 6개의 숙박 리스팅이 올라왔으며 고작 2개의 예약이 진행됐습니다. 심지어 2개의 예약 중 하나는 창업자인 브라이언 체스키의 예약이였습니다.


뼈아픈 실패를 뒤로하고 이들은 어쩌면 이 비즈니스가 컨퍼런스나 페스티벌과 같은 단발성 행사가 아닌 여행자들을 타겟으로 했을 때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다음 타겟을 덴버에서 진행하는 DNC Speech로 결정했습니다. 이 행사에는 버락 오바마가 참여하기로 돼있었는데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덴버로 이 행사로 참여하기 위해 여행할 예정이였습니다. 덴버는 콜로라도 주에 위치한 크지 않은 도시로 약 10만 명이 이 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제공되는 방은 약 3만개 밖에 없었습니다. 숙박대란이 일어날 것은 예견된 일이였고 조와 브라이언은 이 기회를 노려 에어비엔비의 서비스를 해당 지역에 제공했습니다. 그들의 시도는 대성공이였습니다. 4주만에 800개 넘는 숙박 리스팅이 올라오며 큰 성공을 이뤘습니다.


이 성공을 기점으로 사업을 더욱 더 확장하기 위해 조와 브라이언은 여러 투자자들에게 연락을 보냈습니다. 총 20개의 투자 요청을 보냈으나 그 중 절반인 10명의 투자자에게서만 답장을 받을 수 있었고 또 그 중 절반인 5명의 투자자만이 만날 의향이 있음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 중 어떤 투자자도 에어비엔비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결국 그들은 자신들이 스스로 돈을 벌어 사업을 유지해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각 정당의 대선후보를 디자인 모델로 삼은 시리얼 박스를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재미있게도 이 자그마한 홍보 사업이 Ycombinator라는 스타트업 투자사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하지만 Ycombinator는 에어비엔비의 사업 자체에는 비관적이였습니다. "사람들이 정말 이 서비스를 사용하냐"고 물으며 이들의 사업 모델이 정말 통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Ycombinator는 단순히 홍보물을 통한 시리얼 박스를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조와 브라이언의 장사 수완만을 근거로 2만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시리얼 박스로 시작한 투자 자금 유입은 이후 더욱 더 늘어나 여러 스타트업 투자사들에게서 투자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미약한 시작이였지만 그 이후 에어비엔비의 행보는 위대했습니다. 2011년에 백만 개의 숙박 리스팅을 달성하면서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던 시기를 넘어 2022년에는 약 4억 건의 예약이 진행되며 총 예약 금액이 630억 달러에 이르는 대형 사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제는 에어비엔비라는 기업을 모르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며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 않던 '숙박의 공유 경제'는 이제 당연한 것처럼 숙박 산업의 거대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에어비엔비는 2020년 12월에 주식 시장에 등록됐습니다. 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약 $47B의 기업가치로 거래를 시작했고 상장 당일에 주가는 100% 상승하며 순식간에 $85B 가치의 기업이 됐습니다. 그 이후 주가의 크고 작은 변동이 있었지만 여전히 $81B의 가치를 지닌 거대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박에 80달러를 받고 3명의 게스트를 호스팅했던 작은 사업은 이제 800억 달러 규모의 사업으로 성장하며 숙박의 공유 경제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이 흥미로운 기업에 대해 여러 글에 걸쳐 분석해보고자 합니다.


8/28/2023

Value Investor's Sanc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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