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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텀 Sep 03. 2023

에어비엔비 - 비즈니스 모델

에어비엔비를 소개한 아래 글에 이어 두 번째 글입니다. 에어비엔비의 시작과 성장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아래 글을 참고 부탁드립니다.


https://brunch.co.kr/@valueingrowth/53


비즈니스 모델


에어비엔비의 매력은 비즈니스 모델의 단순함에 있습니다. 강력한 기술력이나 압도적인 성능 등을 강점으로 가진 기업들이 많은 관심을 받지만 에어비엔비는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에 여러 장점들이 갖춰졌을 때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업입니다. 에어비엔비는 호스트가 방을 리스팅하고 게스트가 원하는 방을 예약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합니다. 예약이 진행될 때 에어비엔비는 호스트와 게스트 양 쪽에 수수료를 청구하며 이 금액이 곧 에어비엔비의 매출이 됩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이듯이 매우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플랫폼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청구하는 방식은 수 많은 플랫폼 기업들의 운영 방식으로, 에어비엔비가 특별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사업 구조가 단점인 것은 아닙니다. 투자자들이 새로운 기술과 복잡한 사업 모델이 매료되는 경우가 있는데, 사업과 기술의 복잡함을 기업의 해자로 단순하게 치환하여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이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에어비엔비는 누구든 이해할 수 있는 간단명료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apurple.co

네트워크 효과


에어비엔비가 특별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숙박의 공유 경제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던 것은 네트워크 효과 덕분입니다. 이 역시 플랫폼 기업들의 특징으로 다수의 사용자를 모으는데 성공한 플랫폼으로 더 많은 사용자들이 모이게 됩니다다. 에어비엔비는 이 사업의 선두주자로써 가장 많은 사용자들을 모으는데 성공했습니다. 더 많은 게스트들이 에어비엔비를 사용하게 되면 더 많은 호스트들이 에어비엔비를 주된 플랫폼으로 사용하게 됩니다. 더 많은 호스트들이 에어비엔비에 본인들의 방을 리스팅한다면 그에 따라서 더 많은 옵션이 제공되는 에어비엔비로 더 많은 게스트들이 모이게 됩니다. 이러한 선순환은 에어비엔비가 지속적으로 훌륭한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면 이론적으로 시장이 한계까지 확장하는 시점까지 지속되게 됩니다.



에어비엔비의 네트워크 효과는 위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0년 3천 건에 불과했던 리스팅은 2011년에 5만 건으로 늘어났고 그 이후에도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약 6년 후인 2016년에는 무려 230만 건의 리스팅이 등록됐습니다. 이는 6년 동안 무려 총 770배, 연 300% 성장한 수치입니다. 2022년 기준으로 이 수치는 700만 건으로 증가했으니 2016년 이후에도 3배가 넘게 성장했습니다. 


네트워크 효과의 위대함은 그 어마어마한 속도에 있습니다.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는 기업의 성장은 완만한 직선이 아닌 가파른 곡선으로 나타납니다. 흔히 J 커브라고 부르는 성장을 이루어내는데, 단순히 네트워크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해서 모든 기업이 그 성장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성장이 폭발적인 속도로 이루어지는만큼 많은 기업들은 급격히 증가하는 사용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할 수 있어야하고 이는 말처럼 쉽지 않은 일입니다. 수 많은 기업들이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는 시점에 무너져내렸습니다. 훌륭한 경영진이 성장에 준비가 돼있을 때, 에어비엔비와 같은 성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시장의 규모와 가능성


위에서 언급했듯이 네트워크 효과는 이론적으로 산업 자체의 성장이 둔화될 때까지 이어집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계속되는 성장 속에 여러 실수나 문제가 발생하여 다른 기업들처럼 무너질 가능성도 있으며 무엇보다 이렇게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는 늘 새로운 경쟁자들이 등장합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매력적인 사업이 있다면, 수 많은 기업가들과 투자자들이 그 시장의 일부를 차지하기 위해 맹렬하게 뛰어듭니다. 매우 강력한 진입 장벽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경쟁자들의 진입을 막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에어비엔비와 같은 플랫폼 기업들은 특히 경쟁자들의 진입 자체를 막을 수 있는 수단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어비엔비가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면 그 시장의 규모가 어느정도인지 가늠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입니다. 에어비엔비라는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했을 때 그 끝이 어디에 있는지를 척도로 삼아 밸류에이션의 기준점을 세울 수 있습니다. 에어비엔비는 SEC Filing에서 전체 시장 규모(TAM)를 3.4조 달러로 추정했습니다. 단기 숙박이 1.8조 달러, 장기 숙박이 2100억 달러, 액티비티가 1.4조 달러일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22년 기준 총 예약 금액(Gross Booking Value, GBV)이 630억 달러 수준인 것을 생각하면 에어비엔비는 현재 전체 시장의 겨우 1.9%를 차지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체 시장의 겨우 2%를 차지한 에어비엔비는 경쟁을 고려하더라도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높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에어비엔비는 이 전체 시장에서 에어비엔비의 사업이 실제로 차지할 수 있는 유효 시장의 규모(SAM)를 재차 측정해서 발표했습니다. 유효 시장 규모는 절반이 조금 안되는 1.4조 달러 규모로 예상했으며 그 중 1.2조 달러는 단기 숙박, 3000억 달러는 액티비티의 시장 규모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다시 계산했을 때 에어비엔비의 시장 점유율은 약 4%로, 여전히 매우 낮은 수치입니다.


전체 시장의 규모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에어비엔비가 직접 발표한 자료인만큼 이 수치가 높을수록 유리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어느정도 과장이 돼있다고 생각하는게 합리적입니다. SEC Filing은 단순히 에어비엔비가 원하는 수치를 넣을 수는 없으며 특정 연구 기관의 자료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여전히 기업 입장에서 유리한 연구 자료를 사용했을 것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어비엔비의 실제 유효 시장 대비 현재 점유율은 분명히 낮은 수준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1.5조 달러라는 예측을 대폭 하향해 1조 달러로 잡는다고 하더라도 6% 정도의 점유율입니다. 숙박과 액티비티 시장 자체가 상당히 파편화돼있으며 미래에도 그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성장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유효 시장 규모 역시 꾸준히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 역시 고려대상입니다. 에어비엔비가 발표한 자료는 2020년 상장 준비 당시 발표한 자료인데, 이 때는 장기 숙박을 유효시장의 고려대상으로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에어비엔비의 장기 숙박 비율은 전체 숙박 예약의 20%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기 숙박 시장에 대한 예측이 합리적이라고 가정한다면, 2400억 달러 규모의 추가적인 유효 시장이 발생할 것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거대한 시장과 낮은 점유율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훌륭한 운영을 할 수 있다면 앞으로의 성장에 대해 큰 기대를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지만 또 하나 잊지 말아야하는 점은 경쟁자와 공존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장하는 사업을 바라볼 때 가장 큰 회의론은 '하지만 기존의 A기업이 같은 사업을 시작한다면,' '하지만 새로운 경쟁자인 B기업이 성장하여 파이를 뺏어간다면'등의 경재자들에 대한 걱정이며, 이 걱정은 매우 합리적인 걱정입니다. 하지만 시장 자체가 거대하며 대부분의 기업의 점유율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은, 경쟁자들과 함께 이 시장을 분배하더라도 충분히 거대한 매출과 수익을 창출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장 생각할 수 있는 위대한 기업들 역시 많은 경쟁자들과 시장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8/29/2023

Value Investor's Sanc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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