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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텀 Sep 03. 2023

에어비엔비 - 매출 분석

이전 글에서 언급했듯이 에어비엔비는 호스트와 게스트 양쪽에 플랫폼을 제공하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돈을 버는 기업입니다. 에어비엔비의 매출 구조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에어비엔비의 플랫폼을 통해 발생하는 예약의 총 금액(GBV)에 사용자들에게 부과하는 수수료율(take rate)을 곱하면 그 수치가 곧 에어비엔비의 매출입니다.


매출 = 총 예약 금액(GBV) * 수수료율 (take rate)


GBV = 예약 건 수 * 예약 건 당 금액

총 예약 금액 (GBV)


GBV는 위에서 설명했듯이 예약 건 수와 예약 건 당 금액을 곱한 수치입니다. 2022년을 예로 들면 총 3억 9400만 건의 예약이 이루어졌고 예약 건 당 $161의 금액이 발생했습니다. 이 두 수치를 곱한 633억 달러가 2022년 한 해 에어비엔비에서 발생한 GBV입니다. 결국 GBV는 예약 건 수와 예약 건 당 금액과 정비례합니다. 에어비엔비가 성장하는 기업으로써 매출의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예약 건 수가 늘어나거나 건 당 금액이 늘어날 수 있어야하며, 가능하다면 두 수치 모두 증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예약 건 수



에어비엔비의 예약 건 수는 수치가 SEC filing을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된 2019년부터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9년에 3억 2700만 건이였던 예약 건수는 2020년 코로나로 인해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에어비엔비는 여행 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산업인만큼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이동이 제한되고 여행업 자체가 큰 타격을 입은 2022년에 예약 건 수 감소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후에 따로 다루겠지만 에어비엔비는 플랫폼만을 제공하는 저자본 사업인만큼 대다수의 여행 산업의 기업보다는 적은 피해를 입었지만, 여행 산업과의 관계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에어비엔비의 예약 건수는 여행 산업의 사이클과 큰 틀에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에 크게 하락했던 예약 건 수는 2021년에 다시 3억 건 수준으로 복귀했으며 코로나 사태가 사실상 종료된 2022년에는 4억 건에 가까운 수준으로 증가했습니다. 2023년 1분기와 2분기에 이미 2억 3600건 정도로 두 분기 모두 분기 최고 예약 건 수를 갱신했으며 올해에는 2022년에 기록했던 최고 예약 건 수를 다시 갱신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지난 2분기의 두 배 수준으로 간단하게 예상을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3, 4분기에는 전반기에 비해 적은 예약 건 수를 기록한 점에서 하반기는 비교적 예약 건 수가 적은 계절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비교 연 수가 적은만큼 예약의 계절성에 대한 확언을 할 수는 없지만 미국에서 가장 큰 휴일들이 몰려있는 하반기 예약 건 수가 더 적다는 것은 흥미로운 부분으로 더 구체적으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큰 틀에서 예약 건 수의 성장 스토리는 긍정적인 방향성을 띄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2020년이 특별한 한 해였던 점을 고려하면 2020년의 급격한 예약 건 수 감소는 기업의 문제라기보단 환경의 문제에 가까웠습니다. 오히려 에어비엔비의 경영진들이 이 험난한 시기를 이겨내고 다시 예약 건 수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는 점은 경영진들의 능력의 편린을 확인해볼 수 있는 요소입니다. 과거가 미래를 보장해주지는 않지만, 에어비엔비는 여행 산업이 전반적으로 자본규모가 큰 것에 대비하여 자본을 소유하지 않아도 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산업 사이클으로 인한 파괴적 사태를 피해갈 수 있는 좋은 위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약 건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기 위해서는 결국 두 가지 조건 중 하나, 혹은 두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 1. 산업 자체의 성장, 2. 산업 점유율 증가. 우선 산업 자체의 성장은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큰 틀에서는 여행 산업에 의존합니다. 에어비엔비의 발표에 따르면 장기숙박의 비율이 조금이지만 증가하며 짧은 여행 이상의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장기숙박은 아직은 전체 숙박의 20%에 불과합니다. 적은 수치는 아니지만 에어비엔비가 속한 시장을 변하게 만들 정도는 아닙니다. 장기 숙박을 통한 새로운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배제하더라도 여행 산업의 규모는 점차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Statista의 연구에 의하면 전체 여행 산업은 2022년 2조 규모의 산업에서 2030년 2.29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는 연 4.4% 수준으로 그렇게 빠른 속도의 성장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성장을 더욱 더 세부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Statista가 말하는 여행 산업은 캠핑, 크루즈, 호텔, 패키지 여행, 렌탈등을 모두 포함하는 반면에 에어비엔비는 숙박과 액티비티에 그 사업이 집중돼있습니다. 숙박의 80%를 차지하는 단기 숙박 시장의 경우 연구마다 그 수치가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연 11% 정도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장기 숙박 시장의 연구 결과를 따로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20%라는 비율이 유지될 수 있다면 장기 숙박을 통한 예약 건 수 역시 비슷한 속도로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액티비티 시장의 경우 그 범위가 광범위하여 따로 시장 규모 자체의 측정과 성장 예측이 무의미한 편입니다. 그 규모 자체는 여행 산업의 성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정하면 합리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산업 자체의 성장 속도를 들었을 때에는 그렇게 빠른 규모의 성장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요새 뜨거운 2차 전지나 AI와 같은 시장의 성장 속도를 생각해보면 10% 내외의 성장 속도를 가진 산업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 시장의 규모 자체가 이미 어마어마한 크기라는 것입니다. 시장은 빠르지는 않지만 천천히 성장해나갈 것이며, 그 시장에서 에어비엔비가 얼마나 큰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원동력입니다. 실제로 예약 건수가 2021년에 전년 대비 56%, 22년에 전년 대비 31% 증가한 점에서 산업의 성장 속도보다 에어비엔비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사실, 즉 점유율을 빠르게 확보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 다뤘듯이 현재 에어비엔비의 시장 점유율은 2~4%로 예상됩니다. 에어비엔비가 시장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높일 수 있다면, 산업의 성장 속도를 압도하는것이 가능합니다. 현재 에어비엔비는 숙박 공유 시장에서 이미 가장 거대한 기업으로 직접적인 경쟁사인 vrbo에 비해 압도적인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Vrbo가 190개 국에서 200만 개의 리스팅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에어비엔비는 191개 국에 3.5배 규모인 700만 개의 리스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에어비엔비는 경쟁사에 비해 네트워크 효과를 더욱 크게 누릴 수 있는 상태인데, 점유율이 여전히 미미하다는 점에서 네트워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기간이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바탕으로 예약 건 수는 경제나 산업 자체의 둔화가 없다면 빠른 속도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약 건 당 금액 (ADR)




ADR의 증가는 에어비엔비의 능력 범위에 완전히 들어있지는 않습니다. ADR은 결국 호스트와 게스트 사이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금액이며 호스트가 제시하는 금액과 게스트가 용인하는 금액이 만나는 지점에서 형성됩니다. 에어비엔비가 리스팅 자체의 가치를 높일 수는 없다는 점에서 ADR의 상승 동력은 경영진보다는 사용자들에게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DR은 지난 4개년 간 크게 상승한 것으로 보입니다. 2019년 $116에서 현재 $166으로 4년이 되지 않는 기간동안 약 43% 상승했는데, 이는 요새 심각한 물가 상승을 고려하더라도 꽤 큰 성장입니다. 이에 대해서 에어비엔비의 사업이 어떻게 작용했을지를 생각해봤을 때, 에어비엔비가 가진 네트워크 효과가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더 많은 사용자들이 선택하는 플랫폼인만큼 호스트들이 조금 더 높은 가격에 리스팅을 올리더라도 그 가격을 수용할 수 있는 게스트가 많아지고 그에 따라 ADR도 물가 상승율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상승했을 수 있습니다. 혹은 코로나 이후 급격하게 진행된 보복 소비의 일환으로 일시적인 상승일 수도 있으며 앞으로는 이 수준에서 크게 상승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가정들은 전적으로 예상에 불과합니다. 예약 건 수가 장기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는 꽤나 자신있게 말할 수 있지만 ADR에 대해서 같은 이야기를 자신있게 할 수는 없습니다. 저의 산업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해 확신을 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큰 만큼, 이 부분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분석해 볼 필요성을 느낍니다.


ADR에 대해서는 큰 확신이 없지만 예약 건 수 자체의 증가는 합리적인 예측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접적인 경쟁자인 vrbo, 큰 틀에서 경쟁하는 익스피디아, 부킹닷컴, 그리고 더욱 더 큰 틀에서 경쟁하는 힐튼, 매리어트, 하얏트 등이 있지만 이 산업의 규모와 기대 성장률, 그리고 에어비엔비의 전체 파이에 대한 현재 점유율을 고려하면 성장 동력은 충분함을 넘어서 풍부할 것으로 보입니다.


수수료율 (take rate)


에어비엔비의 매출 구조에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게스트와 호스트에게 부과하는 수수료율입니다. 이전 글에서 에어비엔비가 유효 시장 규모(SAM)를 약 1.5조 달러로 예측한 것을 이야기했는데, 이 유효 시장 규모 예측이 옳고 또 에어비엔비가 이 시장을 100% 장악한다고해도 에어비엔비의 매출이 1.5조 달러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에어비엔비의 매출은 에어비엔비가 장악한 규모에서 수수료율을 곱한 수치가 됩니다. 현재 에어비엔비의 수수료율은 약 13% 정도인데, 이 수치가 유지될 경우 에어비엔비가 시장을 전부 장악하더라도 매출은 1.5조가 아닌 2000억이 조금 안되는 정도일 것입니다.


수수료율은 그 분석이 까다롭지만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수수료율의 증감에 따라서 에어비엔비의 매출이 크게 달라지고 그에 따라 수익성 역시 크게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에어비엔비는 2017년 수수료율이 약 12.2%였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수치는 2020년 14.1%로 약 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겨우 2포인트 상승으로 접근한다면 이 증가폭이 미미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같은 GBV를 가정한다면 에어비엔비의 매출은 무려 16%가 상승하게 됩니다. 매출을 단 $1도 더 벌어들이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수수료율 2포인트 상승으로 매출 16% 상승이라는 엄청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것입니다. 2022년 수수료율은 약 13.3%이며 2023년 1분기에는 8.9%, 2분기에는 13%로 변동성이 꽤나 심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변동성이 계절성을 띈다는 점입니다. 위 표에서 보이듯이 1분기에는 1년 중 가장 낮은 수수료율을 보이고 있고 이 수치는 2분기와 3분기에 점차 증가하며 4분기에 다시 조금 낮아지는 모습을 보입니다. 수수료율이 계절성을 띈다는 것은 저의 부족한 지식에서는 상당히 독특한 점입니다. 2분기와 3분기에 수수료율이 더 높을 이유가 있을까요? 그에 대한 대답은 더욱 더 공부하는 것으로 알아내고자 합니다. 예약 건수와 특정한 상관관계를 띄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이론적으로 수수료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에어비엔비의 매출은 높아집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수수료율을 높이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호스트와 게스트는 모두 가능하다면 최대한 적은 수수료를 지불하고자 합니다. 수수료율을 지속적으로 높인다면 아무리 가장 큰 플랫폼을 보유한 에어비엔비라고 하더라도 사용자들의 유출을 막을 수 없을 것이며 매출은 그만큼 감소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수수료율은 매출과 정비례하면서도 반비례할 수 있는 어려운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가장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수수료율을 부과하는 것이 에어비엔비 입장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따라서 수수료율은 경쟁사들이 어떤 수수료율을 부과하고 있는가를 가장 중점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에어비엔비의 가장 직접적인 Vrbo인데, 이 회사는 익스피디아의 자회사입니다. 또 다른 경쟁자인 아고다는 부킹닷컴의 자회사입니다. 즉 가장 큰 경쟁사는 익스피디아와 부킹닷컴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에어비엔비를 포함한 세 회사의 수수료율은 위 표와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부킹닷컴이 가장 높고 익스피디아가 가장 낮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큰 차이는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특정 기업이 이 구조에 균열을 내기 전까지는 이 구도가 유지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에어비엔비가 수수료를 낮추어 경쟁자들을 밀어내고 점유율을 빠르게 확장한다는 전략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다른 두 기업 역시 수수료를 낮추는 것으로 대응을 할 것이고 이 치킨게임은 누군가가 죽을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이 상황은 당연히 이 세 기업 모두 피하고 싶은 상황으로, 이런 경우에는 수수료율을 모두 비슷하게 유지하는 '합리적인 경쟁'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큰 틀에서 현재 수수료율에서 큰 변화는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낮다면 12%, 높다면 14% 정도의 2포인트 정도의 차이 정도로 상정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이로써 에어비엔비의 매출 구조와 성장 동력에 대해 모두 다루었습니다. 글에서 밝힌 것처럼 저의 부족함으로 인하여 스스로의 질문에 대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으므로 조금 더 깊이있는 공부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큰 틀에서 생각했을 때 에어비엔비의 성장 구조는 산업이나 경제 자체에 타격이 있는게 아니라면 지속가능한 구조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어마어마한 속도의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평범하게 훌륭한 수준의 성장이 기대되고 보통 제가 관심을 가지는 기업들은 이 정도 속도의 기업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9/2/2023

Value Investor's Sanc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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