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적응하기
도도새를 아는가?
도도새는 인도양의 모리셔스 섬에 서식했던 새다.
1505년 포르투갈 사람들이 이 새를 처음 발견했는데, 당시 포르투갈인들이 도도새(DODO BIRD)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도도'는 포르투갈어로 '멍청하다'는 뜻이다.
도도새는 사람을 보고도 도망가지 않아 고기를 원하는 선원들에게는 매우 좋은 사냥감이었다.
게다가 모리셔스 섬이 죄수들의 유형지로 사용하게 됨에 따라 죄수들과 함께 많은 외래종들이 유입되었다. 생쥐, 돼지 그리고 원숭이들은 바닥에 둥지를 트는 도도새의 알을 쉽게 잡아먹었고 도도새의 알은 위험에 빠지게 되었다. 결국 도도새는 희귀종이 되어버렸고, 1681년에 마지막 새가 죽임을 당했다.
도도새 멸종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인간'이기는 하지만, 나는 외부 환경에 언제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종(種)이 살아남는다는 교훈을 알려주고 싶다. 도도새에게는 인간과 외래종의 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섬에 먹이가 워낙 풍부했고, 도도새를 위협할 어떠한 천적도 살지 않았다. 날개는 퇴화해서 더 이상 날 수 없는 상태였고, 몸은 무거워서 25Kg나 나갔다.
도도새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블록버스터가 그랬고, 보더스가 그랬다. 노키아와 옐로캡 사례 또한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준다.
웹과 모바일이 진화하면서 과거와 달리 사람들은 은행에 가는 대신 앱을 사용하고 있고, 매장에 가는 대신 온라인 쇼핑을 하게 되었다. 이제 고객은 회사의 상품을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환경을 통해 가장 많이 접한다. 즉, 디지털화가 기업의 경쟁력이 되었다. 산업마다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이 기술을 이용해 더 빠르고 더 저렴하고 기존 기업보다 더 나은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새로운 종류의 프로덕트를 잇달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는 단 하나의 점포도 없이 레거시 은행들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쿠팡은 만 하루도 되지 않는 시간 안에 전국의 모든 고객에게 배송할 방법을 소프트웨어를 통해 찾아냈다.
이제 더 이상 IT부서의 역할은 각 부서의 잡일을 자동화하는 역할이 아니다. 회사가 세상에 내놓는 얼굴이다. 그리고 더 이상 돈을 쓰기만 하는 부서가 아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부서가 되었다.
하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인력 수급이다. 높은 품질의 소프트웨어는 뛰어난 개발자들로부터 나온다. 그들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하고, 건전한 개발자 문화를 창출해야 한다. IT아웃소싱에 의존하던 회사는 원점부터 시작해야 하기에 더욱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속도 또한 중요한 문제다. 새로운 시장 진입자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새로운 버전의 소프트웨어를 출시한다. 반면 레거시 기업들은 신규기능 출시에 짧으면 1~2개월, 늦으면 6개월 이상 걸리기도 한다. 고객이 회사의 소프트웨어를 직접 사용하는데, 더 나은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을 가지고 있는 곳으로 옮기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21세기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디지털 네이티브와 레거시 기업 간의 치열한 싸움이 될 것이다. 도도새처럼 되지 않으려면, 변화하는 환경에 치열하게 적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