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러우 전쟁에 참전했다는 보도가 산발적으로 나오고, 북한군의 이동을 찍은 동영상도 나오고 있다. 동영상으로 확인된 북한군은 거의 소년 병사 수준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특수 훈련을 받지 않은 총알받이라는 판단은 성급해 보인다. 하지만 특수 훈련을 받았다고 해도 그들의 전투 능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그들은 한국의 산악지형에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대규모 평원에서의 전투에 익숙하지 않고, 또 이번 전쟁에 본격 사용되기 시작한 드론의 추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에 특수 훈련의 성과가 발휘되기도 쉽지 않다. 만일 그들이 우크라이나와의 전투에서 실패해 대량 참사를 빗는다면 같은 민족의 입장에서 상당히 불편한 심정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 최빈국의 군인들이 아무런 명분 없이 동쪽 끝에서 서쪽 끝까지 가서 남의 전쟁을 위해 죽는다는 것은 너무나 비극적이고 불행한 일이다.
하지만 북한의 이번 파병의 영향은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일단 북한의 참전으로 인해 러우 전쟁이 국제전으로 비화하는 것만도 크다. 참전 군인의 수당이 대략 2,000달러 정도 되고, 만약 전사를 할 경우는 그 이상의 위로금도 책정이 될 것이다. 아울러 5,000명 이상의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에 파견 근무도 한다고 한다. 만명 이상이 되는 군인들의 수당과 5천명 이상의 근로자들의 노임을 합한다면 현재 북한 경제의 수준으로 볼 때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이 돈은 김정은의 주머니로 들어가겠지만, 그가 혼자 다 착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래 저래 천문학적인 돈이 북한 체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과거 월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이 벌어들인 외화가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된 현실을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참전 군인이 가져오는 정보와 그 가족들 사이에 유포되는 정보도 북한 체제를 흔드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 참전은 결코 유야무야하게 넘어갈 수 없다. 한국이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기 보다는 진행 과정과 영향에 대해 면밀히 분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