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앞으로 한국에서 출판하는 일은 삼가할 것이다. 나야 얼마든지 출판하고 싶지만, 책이 거의 팔리지 않다 보니 본의 아니게 출판사에 피해를 끼치고 있다. 큰 출판사에서는 영향이 거의 없을지 몰라도 작은 출판사의 경우는 타격이 클 수 있다. 이번에 <철학은 반란이다>(이안에, 2025)를 출판할 때 공동으로 출판사를 운영하는 부인의 반대가 심했다. 하지만 남편인 출판사 대표가 의미 있는 책이라고 밀어 부쳐서 출판을 했다. 그런데 단 한 달도 되지 않아서 책이 죽어가고 있다. 나야 글을 쓰는 것이 좋아서 하는 일이라고 하지만 애먼 출판인이 무슨 잘못이 있는가? 워낙 책을 읽지 않는 환경이다 보니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해서 내가 결심을 했다. 정말로 베스트 셀러가 될 수 있는 책이거나 아니면 출판사의 의뢰를 받아서 출판하는 책이 아니면 출판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절필은 아니고 다만 한국의 출판사에서 출판하지 않겠다는 결심이다.
대신 나는 일본이나 미국 쪽의 출판사에서 출판하는 일을 모색해보려고 한다. 수십년 전 대우의 김우중 회장은 "세계는 넓다!"고 하면서 세계 시장의 뒷골목 까지 돌아 다니면서 물건을 팔았다. 나 역시 그런 정신을 본 받아 일본이나 영미권 출판사를 통해 출판하는 일에 전력할 것이다. 그것이 가능할지 몰라도 가능하게 만드는 일이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과제다. 나의 이런 말이 허언장담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하는 말이다. 나의 이런 말이 정말로 실현될지 않을 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다. 앞으로 2년 내에 가부가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