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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e Dec 12. 2022

공교육공교육공교육


가끔 형님을 통하여 

대치동의 적나라한 현실을 전해들으면

오만 생각이 밀려든다.


처음 접했을 땐, 

그 아이들은 괴로워서 어쩌나? 

하는 일종의 자기합리화적 생각이었다.

그것은 내가 어릴 적 TV에서 보던 

밤늦게까지 학원을 돌며 공부하는 아이들, 

공부가 전부인것만 같이 사는 아이들, 

그리고 수능 당일날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던

학생의 기사가 생각났기 때문이었다.

그 당시에도 재차 물었었다. 


그 아이들은 많이 우울하지 않아요?



두 번, 세 번째부터는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다.

아..! 여기 아이들은 경쟁이 어렵겠구나. 

'마치 군사력이 엄청난 나라와 싸우는 

작은 나라의 부족 같은 느낌?'

막대기 하나 들고 싸움 연습을 엄청 한대도

혹은 굉장히 창의적인 방식으로 훈련을 한대도

최신식 미사일을 가진 나라와는 

상대도 안될 것 같은 그런 느낌.

아이C...


학원을 보내야 하나? 하고 주위를 둘러보니

사실.. 성에 차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

애초부터 대치동 학원들 소식으로 

사교육의 눈을 높여놔서 그런 것 같다.


저긴 이미 학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고력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아이들이 흥미를 놓치지 않고 

배우는 힘을 키워주고 있던데

시골인 여기는 아직도 

강의식 암기교육뿐인 것 같아 씁쓸했다.




이제 초등학교 학부모가 되니 

공교육 안에 있으면서도 몰랐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요새는 초3부터 수포자가 생긴다고?!

교과서가 옛날보다 쉬워졌는데?

어머나...


공립초등학교에서는 

평가나 경쟁시스템이 사라졌다.

그러면 아이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리라는 의도였겠다.


하지만 아이들은 학교에서 시간 날때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스스로 생각해서 무언갈 하거나 

창의적으로 놀이를 만들어 놀거나 

그렇게 기대했던 역량은 사실 처참해진 현실이다.

거기에 학업성취도도 떨어졌다.

교육에서 그렇게 강조하는 지덕체가 조화롭게 발달한 사람.

을 키워내는 교육과는 거리가 멀어진 듯 하다.

토끼는 한 마리도 못잡은 것 같다.


한편 주변 국가 일본, 중국에서는 초등학교부터 

학업성취도를 높이기 위해 

경쟁적인 시스템으로 교육한단다.

그래야 개인과 국가의 경쟁력이 생기는게 자명하니까.


시험, 경쟁이 없어지니 

배우는 것 가르치는 것 모두 

예전보다 느슨해진 느낌이다.

뭔.. 아무 장치도 없이 그냥 없애버린건가. 

아니면 내가 모르고있는건가.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장치 역할이 사라져서

이젠 정말 '교육적 사명감'이 없다면 

교과서라는 교재의 진도를 나가는 것이 

최선인 상황이 되어버렸다.

만약 그 상황에 놓여 있는데 

학원을 다닐 형편이 못되는 아이라면

나라도 수포자가 되겠다...








물론 수많은 선생님들이

'교육적 사명감'을 가지고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치신다.

하지만 그들도 주변에 

구멍 하나쯤 있다는 것은 알 것이다.

그저 운이 안좋아서 

30명에 가까운 아이들이 

그 구멍에 빠지면 안되는 것 아닐까?


학교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울증이나 분노조절이 어렵고 

충동적인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학업, 생활지도, 인성지도를 

모두 해야 하는 선생님들은 정말 지친다.


근데 그럼에도 나는 '학업교육'이 

공교육에서 잘 이뤄지기를 소망한다.

모든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을 

학교에서 정말 잘 배웠으면 좋겠다.

학교는 배우는 곳이니까..

거대국가를 상대해야 할 

작은 부족의 아이들이 가장 믿을 곳은 

학교뿐이니까.


적어도 초등학교에서는 

수포자가 생기지 않는 

그런 날이 올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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