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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디베어 Jul 27. 2023

유학파 상담학 교수가 논문을 던지는 이유

나에게 질문을 던져라

 나는 상담을 100번 이상 받았다. 100번 이상 받은 자의 후기를 말해보자면 상담은 나에게 여러 가지 선물을 주었다. 상담자의 한 마디 말이 나에게 큰 위로와 힘을 주었다. 부모로부터 들을 수 없었던 공감, 잘한 것에 대한 인정 및 칭찬의 선물을 받았다. 그래서 나도 상담사가 되고 싶었다. 외국에서 공부할 생각까지 했었다.


 그러던 중 이해할 없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떤 상담교수가 대학원생의 논문이 마음에 안 들면 던진다고 한다. 그 교수는 외국 박사학위도 있고 책도 출간했고 심지어 방송에도 나왔다. 이해되지 않았고 혼란스러웠다. 이 당시의 나는 심리상담은 좋은 학문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을 배운 사람들은 매너 있고 다른 사람을 존중할 거라는 확신과 편견이 있었다.  


 한 사람의 이야기이기에 다른 대학원생한테도 물어보니 맞다고 한다. 궁금증은 한 동안 풀리지 않았고 시간이 흐른 뒤에 답을 찾게 되었다. 박사학위를 받으면 누구나 교수가 될 자격이 된다. 상담이나 심리학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상담교수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 임상이다. 임상은 자신이 상담을 해보고 상담과정을 점검하고 본인이 상담도 받아봐야 한다.


 상담자들에게는 공통된 부분이 있었다. 그것은 질문 방식이었다.

질문의 힘이라는 책에는 열린 질문과 닫힌 질문에 대해 다루고 있다. 열린 질문은 상대방의 말을 더 풍성하게 들을 수 있지만 닫힌 질문은 네, 아니오의 답만 듣게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보면 밥 먹었어요?라고 물어본다면 ( 네 / 아니요 )라고 대답한다.

오늘 점심 어땠어요? ( 네/아니요 )라고 대답할 수 없다. 다양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어제 몇 시에 끝났어요?라고 물어본다면 ( 네 / 아니요 )라고 대답한다.

어제저녁 고객 컴플레인 어떻게 되었어요? ( 네/아니요 )라고 대답할 수 없다. 다양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상담자들은 닫힌 질문보다 열린 질문을 사용해서 내담자가 자신에 대해 더 말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

한 주간 어땠어요? 그 당시에 어떤 감정을 느꼈나요? 그것에 대해 더 말하고 싶은 게 있나요?


해외파 상담교수가 자신의 상황에 맞는 열린 질문을 사용한다면 어떨까?


'왜 나는 석사 논문을 던졌을까?'

'왜 나는 화가 났을까?'

'어떻게 해야 논문을 던지지 않을까?'


질문은 우리의 내면을 확장시킨다. 


나는 아내와 언쟁을 하고 나서 화를 자주 냈었다.

그러던 내가 나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졌다.


"왜 화가 났어?"

"대화에서 네가 원하는 게 뭐였어?"


처음에는 이러한 질문이 낯설었다. 대답도 그냥 아내가 인정 안 하는 거니까 화난 거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왜 화냈는지 무엇을 원했는지 알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아내와의 불화가 줄어들고 나도 내가 원하는 것을 적절하게 이야기했다.


옳고 그름에서 벗어나 왜? 어떻게?라는 질문은 상대방과 자신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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