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린 코칭
코칭을 처음 접한 건 작년 여름, 패션 md 캠프에 참여했을 때였다. 그 당시 한창 우울증이 터져서 죽으려는 생각에 재산을 처분하기도 했다. 그러던 와중 그 교육 과정에 1일 강사로 브라이언 코치라는 분이 오셔서 특강을 진행했다. 특강이 끝나고 난 뒤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시는 시간이 있었다.
그때 브라이언코치님께 솔직하게 죽고 싶다고, 자살 시도도 살면서 몇 번 했었다고 털어놨다. 이 사람이 날 이상하게 볼까 봐 두려운 마음보다는 어차피 잃을 게 없다는 심정으로. 그랬더니 그분이 내게 질문을 하셨다.
"이제까지 살아온 원동력이 뭔가요?"
몇 초간 고심하다가 대답했다.
"전 그냥 버텨왔어요."
그러자 코치님께서 대답했다.
"endurance, 바로 그 가치가 이제까지 당신을 살린 거예요."
그리고 추후에 커피챗을 하자고, 내게 삶의 '핵심 가치'를 제대로 잡아주시겠다고 했다. 약속한 날, 커피를 건네시며 이런저런 질문들을 던지셨다. 코칭을 처음 접한 순간이었다. 다 죽어가 시들시들했던 내가 코치님의 질문에 답해가는데 어느 순간 내면에서 점점 에너지가 차오르는 걸 느꼈다. 코칭의 위력을 체감한 거였다.
이제껏 내 삶을 지탱해 온 핵심 가치(오기, 용기, 인내, 도전, 한)도 코칭 질문을 통해 스스로 발견하게 됐다.
"코칭은 사람을 살리는 일이에요."
코치님은 말씀하셨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말이다. 바로 내가 산 증인이니까. 그날의 코칭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없었겠지.
그게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이나 죽음을 건너 다시 삶으로 돌아온 이들에게는 그때가 터닝 포인트라고 한단다. 내 경우도 다르지 않았다. 그때를 기점으로 코칭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내가 코칭을 본격적으로 배우게 된 날로부터 딱 일 년의 시간이 지났다. 올해 목표한 대로 한국 코치협회의 정회원 KAC 코치가 되었고 날이 갈수록 코칭의 매력에 스며들고 있다. 코칭을 하면 할수록 내 사고와 시야가 확장되는 경험을 한다. 아직 나 스스로 코치로써 부족함을 느끼지만 동시에 자부심을 가진다. 내게 코칭을 받은 분들께서 만족감을 느끼실 때 보람을 느끼기에.
맞다. 나는 코칭을 사랑한다. 죽기 직전의 상태까지 갔다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힘을 얻었고, 코치로써 고객들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이 일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나. 내가 그러했듯, 코칭을 받는 이들에게 늘 용기와 희망을 안겨주는 코치로써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