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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Nov 28. 2024

그림은 인류 최고의 창조물인가

 

  신이 인간에게 준 권능 중에 사랑하는 마음과 그림을 그리고 즐거워할 수 있는 능력을 준 것은 최고의 선물이다. 보고 행동하고 내 마음의 모든 것을 전달할 수 있는 수단 중 그림은 최고의 걸작이다. 언어가 달라도 삶의 형태가 달라도 이해하고 동질성을 가질 수 있는 유일무이의 존재다. 그림은 그렇게 형태를 만들고 새로운 창조물을 탄생하게 하는 매개체가 되었을 것이다. 태초 인간이 존재하며 소통 수단의 하나로 나타났을 그림은 수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에 이르러서도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고 지탱하게 만든다. 세상 어디에 존재하던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존재가치는 세상의 모든 사람을 하나로 묶어준다.


정치와 사상, 종족을 넘어 그 가치를 공유하며 인간 본성의 믿음을 찾으려 하는 것이 예술이다. 그 공존가치로 인해 우리는 수 세기 이전의 작품에서 의미를 찾는다. 누군가에게 처음 발견되었던 순간부터 시간의 흐름 속에 그 가치는 더욱 확대되고 확산하는 것이다. 오늘 내가 본 어느 한 작품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발견되고 사라졌다 나타나기를 번복했다. 그 시간의 흐름은 매 순간 새로운 의미로 해석되었을 것이고 어느 한순간 도드라져 보일 것이다. 그것이 공감의 존재다. 누군가와 눈이 마주치고 피가 역류하듯 거칠게 사나워지며 심장이 꿍꽝 일 때 그 가치는 깨어나는 것이다.


오늘 내가 만나는 미술관의 그림 한 점이 어제 보았던 젊은 작가의 작품이 모두가 같은 듯 다르게 느껴지는 것 또한 시간의 흐름 속에 변화하는 감정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어제의 감정과 오늘의 감정이 다르듯이 다시 보는 순간 어제 보았던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의 감정이 변하듯 작품도 그 상황마다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작가가 감추어 놓았던 미지의 수수께끼가 하나씩 풀어지고 다시 관객의 시선과 감정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이 새로운 공간을 채움으로써 작품은 끝없는 미지의 시간 속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어제의 작품이 오늘에는 달라지는 것이 바로 감정의 선이다. 인간 각자가 지니고 있는 그 선의 형태에 의해 작품은 탄생과 소멸을 거듭하며 존재 가치를 드러낸다. 신비주의다. 그러므로 그림이야말로 신이 인간에 부여한 능력 중 세상에 그 무엇보다도 가치 있는 창조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평범함을 넘어 그림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위대한 창조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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