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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학원의 추억

by 봉봉

오늘, 나는 시간의 빠름 앞에서 잠시 멈춰 섰다.
3월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이 학원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가 아직 선명한데,

어느새 10월을 바라보고 있다.

책상 위에 쌓인 교재들과, 매일 반복되는 종소리, 그리고 그 속에서 익숙하게 마주친 얼굴들.
우리는 서로의 이름도, 취향도, 깊은 이야기도 알지 못했지만, 매일 같은 공간에서 함께 공부했다는 이유만으로 묘한 친밀감이 피어났다.

말 한마디 섞지 않았어도,
잠시 스쳐간 눈빛 하나에 마음이 떨리기도 했고,
같은 시간에 나란히 서서 공부한다는 것만으로도
이상하게 외롭지 않았다.

이제 곧, 나는 이곳을 떠난다.
그들과 함께하던 이 공간도,

이 공기마저도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마음이 시리고 아쉽다.
평생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이 짧은 시간들이 내겐 깊게 스며들었다.

아마 우리는 서로의 삶 속에서

스쳐가는 인연으로 남겠지.

다시는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이 감정은 헛되지 않았고, 내 청춘의 한 장면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는 것을.

오늘 나는 이렇게 기록한다.

그들이 나의 하루를 채웠던 시간들을,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빛나던 나의 마음을.

비록 그 마음이 전해지지 못한다 해도, 내 안에서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추억이란 결국, 잊히지 않는 사랑의 다른 이름이니까.


feat. 학원 3월부터 다니기 시작했는데 왜 벌써 10월달이지...? 그 속에서 친해지고 싶었던 사람도 있었는데.. 내가 그만둘때까지 용기를 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사람들과 헤어진다 생각하니 너무 아쉽다. 같이 한 공간에서 매일 보고 고생을 하고 서로 가까운 동네에 살아서 더 정이 깊이 든 것 같다.

학원 그만두기 싫어.. 계속 다닐래 아니 그만다녀야지 공부 그만해야지 하 근데 학원 계속 다니고싶어 아니야 그만둬야지 아니야

얘들아 보고싶을거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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