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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독성 Jul 21. 2024

바질의 꿈

"엄마, 요리 못 하잖아."


5살 유치원생은 엄마를 걱정하며 한마디 합니다.

네. 저는 요리를 못해요. 일명, 요리 똥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제 요리를 해봤어요.


주위에 바질 키우시는 분들 볼 때 너무 부러웠어요. 바질은 순둥이더라고요. 그래서 얼마 전, 바질 씨앗을 사서 계란판에 뿌렸어요. 그런데 다XX 씨앗이 문제인지, 흙에 바로 직파를 해서 그런지 발아율이 막 좋지는 않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새싹부터 길러보았답니다. 잘 자란 새싹들은 화분에 옮겨줬어요. 그렇게 바질 6주를 기르는 중이랍니다.  



바질을 키우는 중 입니다.


한참 잘 자라는 중이라 큰 잎 몇 장을 떼어서 파스타를 만들 결심을 했어요. 요즘 잘 자라고 있는 방울토마토를 따서 같이 요리를 하려고 했지만, 여전히 토마토는 초록색이라서 포기했답니다.


요리를 잘하지 못하는 저에게 파스타는 굉장히 고마운 요리입니다. 바로 시판 소스가 있기 때문이죠. 그래도 조금의 양심을 작동시켜 기름에 마늘을 볶고, 양파도 조금 넣었어요. 새우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새우를 듬뿍 넣었습니다. 시판 소스와 함께 바질 잎을 넣고 끓였답니다. 삶은 파스타 면과 함께 버무려서 요리를 끝냈어요.


접시에 담긴 파스타에 바질 한 장을 살포시 올려봤어요. 난생처음 데코레이션이라는 걸 해봤습니다. 평소와 다른 장식에 아이들이 놀라더군요. 맛도 좋았어요. 바질 몇 장 넣었을 뿐인데, 풍미가 달라지더라고요. 바질을 더욱 사랑하게 됐어요.


꽤 성공적인 바질 파스타


남은 바질은 잘 말려 놓았답니다. 조만간 따뜻한 바질 차를 마셔볼 계획이에요. 그리고 또 하나 계획이 있다면, 바질을 잘 길러서 바질 페스토를 만들어 보고 싶네요.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바질을 길러봅니다.


직접 기른 바질로 요리도 하고 소소한 계획도 세워보는 소중한 하루를 보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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