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수업과 영화 <귀공자> 무대인사
다시 시작이라고 썼다가 시작이라고 고쳐 썼다.
요즘은 끊임없이 신곡을 발표하면서도 컴백이라고 한다. 그런 세상에 맞추어 살아간다는 것은 쉼 없이 일하는 것이 정도인 것만 같다. 조금의 휴식이 시간낭비이고 줄여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유는 누구에게나 꼭 필요하다. 빈 공간이나 틈 같은 것들..
프리랜서다 보니 요일에 관계없이 주말이 가장 바쁘기도 하다.
아침부터 미술 수업을 갔다.
할머니와 부모님 다 같이 점심으로 삼계죽과 갤러리 카페에서 차를 마셨다.
그러다 우연히 영화 <귀공자> 지방 무대인사 소식이 떠올라서 찾아보니
마침, 오늘이었고
마침, 지금 출발하면 볼 수 있는 영화관이 멀지 않았고
마침 표가 한 자리 있었다. 취소표였겠지?
게다가 카드할인까지 야무지게 받았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김선호 배우 사진전에 이어 무대인사까지 오게 되다니. 진정한 배우 덕질이 아닌가!
영화가 끝나고 무대인사가 시작되기 전, 뒷 좌석에서 우르르 앞으로 몰려오는 팬들이 들고 있던 편지와 플랜카드만큼은 아니지만 훤칠하고 훈훈한 배우님을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영화보다 무대인사 하나만 보고서 온 거라 큰 기대가 없었는데 영화도 딱 그랬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붙임성 좋고 맑게 웃는 선호 배우가 맑눈광을 하고 있던 초반이 분명 있었는데.
굉장히 잘 뛰는 추격전과 뻔하지만 재미있는 액션신을 지나다 보니 화면 가득 자칭 '친구'라 부르는 이상한 킬러가 있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더욱 감탄이.. 아, 정말 김선호에게 딱인 캐스팅이다...!
(방금 선호 배우 역의 캐릭터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검색해 봤는데 '귀공자'였다. 내가 뭘 한 거지..?)
또 고백하자면 처음 <귀공자>라는 제목 자체가 생소해서 고전 홍콩 영화쯤 되는 느낌이라고 생각하며 영화 자체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게 된 데에 큰 몫을 했는데,
그게 바로 그렇게 제목을 지은 이유인 것 같다.
화려한 연출과 배우들도 있지만 잔잔하더라도 많이 회자되는 영화가 될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역시 기대 없이 보는 영화가 의외로 인상적인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