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잘되는 사람은 없다
자청이라는 사업가이자 즐겨보는 유튜버가 한 말이다. 처음부터 잘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어떤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이 가장 많이 실패한 사람이다’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처음부터 잘된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그 성공을 위해 무수한 실패를 겪었을 것이다. 이 말은 천재가 아닌 이상 처음부터 잘된다는 것 따위는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
우리는 때로 예상치 못한 평가나 피드백, 날카로운 말들에 쉽게 무너지곤 한다. 지금 나는 살짝 무너진 상태이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서 난 개의치 않았지만, 아빠가 신나게 주변에 내 영상들을 날라주셨다. 그리고 돌아오는건 당연히 내가 원했던 세상의 반응이 아니었다. 아무도 봐주진 않지만 날 위한다는 어른들의 얘기들과 조언들만이 우편물처럼 소복이 쌓였다.
물론 아주 감사하게 생각한다. 잘되라고 해준 말들이 뭐가 문제냐. 속이 꼬여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난 처음부터 안될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당연히 잘 안될거야. 왜냐면 처음이니까. 난 실패할 준비가 되어있고 곤조있게 내 길을 걸을거야'
이 생각을 가지고 난 묵묵히 내 갈길을 가려 했다. 그럼에도 가벼운 고뇌에 빠진 것은, 내가 더 최악까지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실패할 준비가 된 것을 넘어서 아주 처절하게 밟힐 준비가 되어있어야 더 큰 시련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청(유튜버)이 얘기했던 것처럼 자기가 대단하게 뭔가를 할 것이라는 자의식을 해체하는 것이 성공의 기반이 된다. 그리고 그 자의식을 더 세밀하게 쪼갤 수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더 튼튼한 성공의 기반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착각을 자주 한다. 본인이 남들보다 더 오랫동안 잘되지 않을 수 있음을, 더 긴 세월의 번데기로 살아갈 수도 있음을 안다고 하지만, 자꾸 기대를 한다. 이번엔… 또 이번엔.. 기대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기대는 말그대로 계속해서 찾아오는 손님같은 녀석이니까. 우리도 그 손님을 응대해주면 된다. 아직은 때가 아니니 돌아가라고. 의식적으로 기대를 하지 않으려 해야한다. 그런데 기대 하지 말아야지 하다보면 기대를 더 의식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건 좀 짜증나니까 난 계속 안될거야, 그래도 괜찮아 결국엔 성공할거니까. 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좀 낫지 않으려나 싶다. 이렇게 중구난방으로 글을 쓰는 이유는 나도 생각이 소용돌이 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글을 정제해서 올리고픈 마음도 없다. 그냥 지금 몰아치는 생각의 파동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공유하고 싶다. 나중에 보면 좀 쪽팔릴 수도 있는데, 감성이 터진김에 다음의 글로 마무리해보려 한다.
나는 나아가려 한다. 개똥이 몰아치는 폭풍속에서 대강 걸쳐입은 옷을 꽁꽁 싸맨채 묵묵히 걸어가려 한다. 이 황야의 끝에는 뭐가 있으려나. 더 큰 개똥이 있어도 상관없다. 그것을 뚫고 지나가야 한대도 그러려니 한다. 난 죽을때까지 더 큰 고통과 역경을 받아들일 자신이 있다. 그게 나를 죽음까지 몰고간대도, 나의 정신까지 죽음으로 몰고갈 수는 없을 것이다. 내가 바라는 성공을 위해서, 세상에 더 나은 가치를 주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한 발을 내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