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비전문가의 올리브영 상권 분석 (성수동)

by Experience Expert

최근 서울에서 가장 트렌디한 지역 중 하나인 성수동의 올리브영 매장을 방문했습니다. 카페, 콘셉트 스토어, 그리고 젊은 크리에이터들이 몰리는 이 지역 특성상, 올리브영의 제품 구성이나 매장 전략이 다른 지점과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올리브영은 지하철역의 이름 사용(병기권)을 약 10억을 지불하면서 확보하기도 했죠. 그래서 한 때, 성수역에서는 "성수역 – 올리브영"이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제가 한 때라고 언급한 이유는, 올리브영 본사는 용산구로 성수와는 연관이 없으며 매장을 짓고는 있지만 입찰 당시 아무것도 없는 기업이 부 역명을 차지하는게 맞냐라는 말이 들려오면서, 반납했다고 합니다)

어찌됐든, 올리브영의 이러한 시도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키고, 귀국 후에도 글로벌몰을 통해 쇼핑을 이어가게 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나 최근 오픈한 홍대타운 지점 역시 외국인 방문객을 주요 타겟으로 설정하고 있는 점에서 일맥상통합니다.

1.png

상기 이미지는 제가 참고한 차트입니다. 빨간 선은 성동구 전체 지역을, 파란 선은 대략 올리브영 N 성수점 인근 지역을 나타냅니다.

1. 실제 거주 인구는 비교적 적은 편으로, 단 2,766명에 불과합니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약 1,300명이 50세 이상이며, 반면 20~30대는 전체 인구의 약 32%만을 차지합니다.

2. 하지만 유동 인구 데이터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하루 평균 80,820명의 유동 인구 중 2030이 약 41%를 차지하고 있으며, 50세 이상은 37%를 차지합니다. 특히 2030 소비자는 전체 매출의 약 61%를 기여하고 있는 만큼, 이 지역은 전형적인 주거 지역이라기보다는 상업 및 관광 중심지로 기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3. 가장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전년 대비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성수역 도보권 내에는 약 5~6개의 올리브영 매장이 있으며, 이들의 성장세는 전 세계적으로 높아진 K-뷰티에 대한 관심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2 (1).png


두 번째 그래프는 월별 평균 구매 건수를 보여줍니다.

두 그래프 간의 차이가 확연하게 보이시죠?


이제 본격적으로 성수역 인근 올리브영 매장 방문 후기를 공유해볼게요. 성수 지역의 인구 구성이나 유동 인구 흐름 등 배경 분석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전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앞서 언급했듯이, 성수는 거주지보다는 관광·상업 중심지의 성격이 강한데, 매장 구성도 그런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올리브영은 그냥 올리브영이 아닌, 올리브영N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탄생시켰습니다.

이는 NEW·NEXT·NEST·NETWORK)’이라는 이름에는 새로움뿐만 아니라, 트렌드 인큐베이팅 및 고객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특히, 올해 1~10월 기준, 성수역 인근 올리브영 매장 매출은 전년 대비 90% 이상 증가, 특히 외국인 매출은 약 300% 급증했다고합니다.


매장에 들어서면 판매 공간으로 바로 이어지기보다는, 감각적 경험과 휴식을 위한 공간이 먼저 마련되어 있습니다. 1층에는 편히 앉아 쉴 수 있는 아늑한 휴게 공간이 있고, 매장 안에는 현재 프로모션 중인 향수의 은은한 향이 퍼져 있어 방문자에게 긍정적인 첫인상을 남깁니다.

KakaoTalk_20250715_003806701.jpg
KakaoTalk_20250715_003806701_01.jpg

본격적인 쇼핑 공간은 2층과 3층에 마련되어 있습니다. 쇼핑 공간 이외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점을 고려하여, K-POP 존을 따로 만들어놓은 것이 인상깊었고 관광지 답게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 고객층도 확실하게 잡으려는 모습을 매장 구성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모발 상태를 분석해볼 수 있는 체험 공간 등 작지만 인터랙티브한 요소들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런 내용들만 확인해봐도, 기존의 '풀 캐리(Full carry) 방식(상품을 최대한 많이 진열하려는 전략)을 과감히 버리고, 오히려 상품 수를 줄인 대신 공간을 넓게 구성하고고 3층부터 5층까지 새로운 경험 콘텐츠를 도입하려는(멤버십 라운지, 헤리티지 전시) 올리브영의 신규 전략 도입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KakaoTalk_20250715_003806701_03.jpg
KakaoTalk_20250715_003806701_04.jpg


매장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2층: 메이크업 및 컬러 화장품 중심
- 3층: 스킨케어 제품 전용

이런 매장 구성의 곳곳마다 체험 형태의 공간을 배치하면서 누구나 예약만 하면 두피 케어라던지 시향과 같은 활동들을 할 수 있었고, 제가 갔을 타임에는 이미 모두 마감이어서 받을 수 없었습니다.

KakaoTalk_20250715_003806701_05.jpg
KakaoTalk_20250715_003806701_08.jpg



계산대는 셀프 키오스크와 대면 결제 데스크 두 가지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으며, 빠른 결제를 원하는 국내 고객과, 정확한 계산을 원하는 외국인 고객들을 모두 배려한 것으로 보여서 고객들을 위하는 마음이 뛰어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흥미로웠던 점 중 하나는, 전통적인 병 타입이 아닌 파우치형, 플랫팩 형태의 스킨케어 제품이 많이 진열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여행용으로 가볍고 휴대하기 쉬운 제품을 선호하는 관광객들을 겨냥한 구성으로 보입니다. 최근 들어 비플레인(Beplain)과 메이크프렘(Makeprem) 제품의 노출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확실히 집중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 듯 보였습니다.

KakaoTalk_20250715_003806701_18.jpg
KakaoTalk_20250715_003806701_19.jpg


매장은 총 5층 규모의 건물이었으며 각 층마다 에스컬레이터가 서로 반대편에 배치되어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는데요. 이는 단순한 구조가 아니라, 고객이 한 층 전체를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만들고 다양한 진열 상품을 노출시키기 위한 리테일 디자인 전략 중 하나입니다.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데 효과적인 방식이라고 하죠.


각 층 입구에는 어떤 브랜드와 제품군이 있는지 명확히 안내된 표지판도 있었는데, 이 역시 쇼핑 동선을 가이드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 매우 실용적인 구성이라 인상 깊었습니다. 해당 제품들이 실제로 얼마나 잘 팔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고객을 고려한 섬세한 설계라는 점에서 충분히 눈여겨볼 만했습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올리브영 지점에 대한 분석 (삼전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