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에세이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예경 Jul 31. 2023

카페에서 책 읽기

에세이

 

 문득, 나름 글 쓴다는 사람이 책을 너무 안 읽는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방학이 되니 갑자기 생긴 자유시간에 뭘 해야 할지,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서 어쩔 줄 몰라하든가 말든가 시간은 어영부영 흘러가는데, 이참에 책을 읽는 게 어떤가 싶더군요. (근데 학기 중엔 정말로 바빴어요. 저는 현재 3학년이거든요.)


사실 저는, 카페에 가는 걸 좋아합니다. 학기 중에는 동기들과 함께 갔지만 막상 방학이 되니, 저마다 각자 본가랑 여행으로 훌쩍 떠나, 같이 갈 사람도 없던 차라 카페에서 책을 읽자, 고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맛있는 글을 쓰자.'라는 제 모토를 되새긴 시간의 사진들을 공유합니다.


 처음 시도한 카페에서 책 읽기. 카페의 분위기와 음료, 조명의 색이 책과 잘 어우러지면서 의외로 사진이 예쁘게 잘 나왔습니다. 책을 읽으며 음료를 마시는 게 꼭, 글을 혀를 통해 섭취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평소,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님의 에세이를 좋아합니다. 작가 특유의 감성과 간결한 문체가 글을 읽기 쉽게 만들고, 안자이 미즈마루 님의 삽화가 글을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언젠가, 하루키 작가님의 에세이를 전부 읽는 날이 온다면, 괜히 아쉬울 것도 같습니다.






이 책은 영화 ‘헤어질 결심' 스토리보드입니다. 음료 이름은 또 '블루 바캉스 라떼'이고요. 에스프레소 샷 아래, 오렌지 껍질과 브랜디를 섞어 만든 블루 큐리소 시럽이 들어가 있습니다. 맛은 연유라떼에 오렌지 향이 들어간 느낌인데, 정말 헤어질 결심 이야기나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맛인 듯하여 만족스러웠습니다.





 제 글쓰기 능력은 어디 가서 자랑스럽게 내놓을 정도는 아니지만, 꾸준하게 글을 읽으며 쓰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브런치에서 보시는 이 글처럼요.


이 사진 속 공간은 '책바'라는 독립서점 겸 바 입니다. 심야서점 컨셉이다보니, 대화소리 없이 조용히 다들 술을 마시며 책을 읽거나, 글을 쓰는 등 자신만의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바에서 술을 마시며 글을 쓰니 꼭 영화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이번에 망원역으로 이전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나중에 또 방문할 계획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매우 많은 자극을 받습니다. 자극에 익숙해지면 직관이 무뎌지게 되고, 끊임없이 더 한 자극을 찾는 과정에서 사람은 천박해집니다. 저의 글쓰기는 천박함을 경계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내 안을 텅 비우기 위해선 끊임없이 사고를 해야 하는 모순을 견디고, 뻔한 걸 뻔하지 않게 비유와 은유로 문장을 꾸밀 줄 아는, 사유할 줄 아는 인간이 되기 위한 연습입니다.



앞으로, 알바 가기 전 등 잠깐의 여유를 내서 카페에서 책 읽기는 계속할 계획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A.I)자동 그림 프로그램에 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