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변했나 봅니다.
주식처럼 비트코인 ETF를 매수할 수 있다고 해요.
코인은 코로나 정점을 향해가던 2020년~2021년에 일론머스크 때문에 알았어요.
머스크가 막내아들에게 도지코인을 사줬다는 얘기를 뉴스로 들었습니다. 얼마나 좋길래 자녀에게 사줄까 싶어 TV가까이 다가가 눈을 똑바로 뜨고 봤었죠.
머스크가 샀다는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을 매수했었습니다. 주식을 중심으로 금융과 투자서를 읽으며 공부하던 시기였죠.
코인은 널뛰기가 주식보다 심했어요. 소심해서 많은 투자금을 넣지 않았습니다. 조금 오르면 팔아서 수익을 내자고 생각했어요. 약 30만 원 이익이 나면 팔아서 주식을 사곤 했죠. 용돈 벌이가 쏠쏠했습니다.
몇 번을 반복하자 관심이 시들해졌어요.
2024년 1월 초까지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을 합쳐 10만 원 정도가 남아있다는 사실을 잊고 살았습니다.
비트코인이 사라지지 않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요?
비트가 인본을 중심에 둔 옛 자본주의와 닮아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주의는 사유재산제를 기초를 둔 경제체제로 우리에게 거저 오지 않았어요. 과거 신본주의에서 인본주의로 넘어가던 시기를 거쳐야만 했습니다. 대혁명, 미국 독립혁명, 영국 명예혁명처럼 3대 시민혁명이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인본주의는 '모나리자' 그림 하나로 말할 수 있습니다.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에서 처음 만났고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는 원본이 있어요. 모나리자가 유명한 이유는 '개인'이 화제 중심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엔 꽤나 파격이었을 겁니다. 신들 이야기로 채워졌던 화폭에 왕이나 귀족도 아닌, 개인이 들어 선 거죠. 주인공이 남자가 아닌 아녀자여서 더욱 혁신이었을 거예요.
'신' 중심에서 벗어나 '왕'이나 귀족을 그렸다가 '개인'으로 바뀐 세상이었습니다. 모나리자는 거상을 남편으로 둔 여자였어요.
개인들은 돈을 벌면서 권리를 찾기 시작했어요. 경제력을 획득하면서 왕족처럼 초상화를 남길 수 있었고 주권을 행사할 수 있었던 겁니다.
개인들은 절대군주와 독재자를 혁명으로 물리치고 사유재산을 가졌어요. 민주 자본주의 국가를 세웠으나 새로운 중앙집권체제를 만들었죠. 중앙 정부입니다.
자유를 획득했으나 결국 중앙이 다시 생긴 셈입니다.
1973년에 미군에서 쓰던 인터넷을 민간들에게 개방했어요. 이어 1975년에 암호 기술도 개방합니다.
세상엔 공짜가 없어요. 꼼수하나가 있었는데, 냉전시대 공산주의 세력을 감시하고 자국을(미국) 보호하려면 많은 정보 수집이 필요했어요. 백도어를 심어 공개한 겁니다. 누가 무엇을 검색하는지, 어떤 움직임이 있는지 감시할 수 있었어요.
개인들은 혁명으로 자유를 찾았다고 믿었지만 오히려 감시당하는 생활을 했답니다.
이 사실을 안 유대인 학자들은 1982년 암호학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개인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서요. 이메일이 탄생하는 순간입니다. 1981년에 데이비드 차움이 주도하여 익명 통신 연구를 시작했어요.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 개념을 이메일로 공개했었죠. '정보를 인터넷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가치도 전달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에서 비트코인이 태동합니다. 암호학을 덧붙여 디지털화폐 개념을 창안한 거죠.
데이비드 차움은 E캐시 백서를 발표합니다. 1983년 은닉 서명 개념을 소개했어요. 이 분이 암호화폐 선구자입니다.
인터넷이 처음 생겼을 때가 생각나요. 대전은 KAIST 연구실에서만 가능했어요. 웹브라우저는 내 기억으로 넷스케이프였습니다. Netscape Communications는 미국에 있는 인터넷, 소프트웨어, 통신 산업을 하는 회사예요.
비트코인은 유대인 학자들이 30년간 연구한 결정체라고 볼 수 있어요.
사토시는 느꼈나 봐요. 화폐를 마구 찍어내는 중앙집권체제가 개인이 열심히 벌어들인 돈을 빼앗아가는 착취 행태를요.
과거처럼 혁명이 필요했어요. 빼앗긴 자유, 도난당한 경제력을 찾기로 마음먹은 겁니다.
모나리자가 새로 등장할 때가 온 거죠.
비트코인 철학은 바로, 인본주의에 바탕을 둔 자본주의라고 생각해요.
모나리자 남편처럼 각 개인이 신흥부자세력으로 떠올랐듯이 사토시는 경제력(화폐)을 중앙에서 개인들에게 분산시키길 원했어요.
현재 화폐를 중앙정부가 입맛대로 발행한 결과 물가는 상승하고 돈 가치가 떨어져 개인들은 가난해지고 있죠.
물론 주식 투자로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지만 연 7%씩 증가하는 물가상승세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아요. 코로나 이후엔 더욱 심해졌더라고요. 장바구니 물가는 30% 인상입니다.
중국 주식은 시진핑 공동부유정책으로 곤두박이칠 중입니다. CEO나 정치가나 제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자산이에요. 미국 S&P500 지수는 인플레이션을 겨우 따라가고 있어요.
부동산 투자도 괜찮지만 전쟁 시 현금으로 바꾸기 어렵고 부서지거나 유지보수비도 많이 들어가는 자산입니다.
주식은 증자로 주식 수를 늘려 현금을 희석시킵니다. 부동산은 증축으로, 금은 캐는 기술이 발전해서 양이 증가합니다.
위와 같은 인플레이션과 반대로 가는 화폐를 만들려고 했던 사토시는 논리적으로 프로그래밍을 설계합니다.
비트코인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땐 돌덩이 보듯 했으나 1달러 가치로 개인들은 받아들였어요. 채굴이 쉬웠나 봐요.
국부론에서 상품가격은 노동가치에 준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애덤 스미는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인간은 노동해서 얻은 재화는 공짜로 주기 싫어합니다. 피와 땀으로 얻은 돈을 무료로 뿌리진 않으니까요.
출산할 때 고통이 크기에 자녀가 더 소중하듯이, 어렵게 올라간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더 멋집니다.
비트코인을 채굴하려면 삽질하는 노고가 필요하기 때문에 1달러라도 받으려고 합니다.
닉 재보가 창안한 비트골드가 위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었어요. 사토시는 이 개념을 활용해 취약했던 보안 문제를 개선시켜 비트코인을 세상에 소개했습니다.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2,100만 개로 정해졌어요. 우리가 쓰는 통화량과 주식수, 건축물수는 예측 불가능하지만 비트는 다릅니다.
희소가치 때문에 2009년부터 꾸준하게 오르고 있죠. 아마도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는 인플레이션으로 가난해진 국가들처럼 끝이 보이는 길목에 있다고 봅니다. 2008년 금융위기처럼 위험은 소리 없이 다가오리라 생각합니다만 다행스럽게도 비트코인이 나타나 중화시키고 있습니다.
조개나 유리구술, 면포나 엽전, 금화나 은화, 종이나 코인. 모두 화폐입니다. 조선 세종 때 조선통보를 발행했으나 백성들이 믿지 않아 사라졌어요. 인조 때와서 상평통보를 세상에 선보였으나 전쟁(병자호란)이 터지자 무용지물로 전락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사람들이 믿기 시작했어요. 러-우크라이나 전쟁 때 코인으로 후원금을 받았습니다. 당시 코인이 있어서 저도 몇 푼 보냈어요.
발 빠른 투자가들은 진화를 시작했어요. 비트코인 투자로 젊은 신흥 부자들이 생겨났다는 소식들을 접합니다.
기분 좋은 뉴스예요. 2030 영끌족들이 깨달은 거죠.
늙은 나도 진화를 해봐야겠습니다. 나이 먹을수록 완고한 지식 때문에 놓치는 일이 종종 있으니까요.
세상에 딱 2,100만 개 있으니 그중 부스러기 가루만이라도 가져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