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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rick 김도연 Sep 17. 2023

베트남 가상 모델 어디까지 왔나?

1997년 한국의 사이버 가수 아담부터 2023년 베트남 AI 모델

1997년 한국에서 등장한 사이버 가수 


한국의 90년 중후반대에는 연예 기획사 중심으로 다양한 아이돌 가수들이 대거 육성되었습니다. 지금의 40대에게 폭발적인 인기가 있었던 HOT, SES, 베이비복스, 젝스키스들은 연예 기획사라는 체계적인 시스템과 마케팅을 통해 무대와 미디어에 데뷔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90년대 후반은 닷컴 버블의 시작 시작점 이였고, 2D기술이 3D기술로 점차적으로 넘어가는 시기였습니다. IT업계에서는 3D 그래픽과 3D 캐릭터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단순 IT기술을 넘어 IT는 컨텐츠와 연계된 사업으로 확장하게 됩니다. 이에 3D 영화와 게임이 발전하게 되는데 그 중 한국에서 유독 특이했던 분야는 사이버 가수의 등장입니다.


혹시 저와 동일한 (70년대생) 시대를 사셨다면 한국의 사이버 가수 “아담 (Adam)”을 들어 보셨을 것입니다. 가수 초기 제작부터 원빈을 CG (Computer Graphic)모델로 하여 등장한 아담은 아담소프트에 의해 3D로 개발된 세계 최초의 사이버 가수입니다. 아담은 97년 ‘세상에 없는 사랑”이라는 곳으로 앨범을 발행하여 20만장을 판매한 최초의 사이버 가수입니다. (세상에 없는 ‘사람’이 제목으로 더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사이버 가수 아담과 KBS 뉴스 보도 (출처 : 유튜브 비디오 캡쳐)


아담은 이후 가요톱텐에도 출연하면서 ‘세상에는 없는 사람’ CF (LG생활건강) 등의 가상 공간의 연애인으로서 활동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인기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높은 제작비와 3D 기술과 IT기술의 한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아담소프트 대표의 말에 의하면 2~3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데 억 단위의 비용이 들었고, 퀄러티도 가상인물이라기 보다는 애니메이션의 3D 인물이 정도로 현실적으로 인간의 모습을 담기에는 많이 역부족 하여 사람들 기억속에서는 서서히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 2020년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


2020년대 이후로는 TV CF속에 가상인물들이 급격히 증가하게 됩니다. 

비약적인 발전을 한 3D와 AI기술력 뿐만 아니라 SNS의 인플런서로서 실제 인간과 같은 생활을 공유하고 팔로워를 모으고 팬덤을 가지고 있어서 향후 다른 CF외에 가수, 드라마, 영화등에 등장하는 것을 사람들이 은근히 기대하고 기다리게 됩니다.    


하여 가상인물은 단순 TV CF를 넘어 홈쇼핑의 쇼핑호스트, 라이브 커머스, 게임 주인공, 기업의 홍보 대사, 그리고 뉴스 앵커까지 발전하게 됩니다. 

한국의 가상 모델 ( 좌: 롯데 홈쇼핑의 루시, 우: LG 전자의 김래아)



| 2023년 베트남의 가상 인물


한국의 90년대 후반과 베트남의 2010년 중반은 연예 기획사와 IT가 점차적으로 점목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베트남 연예인은 방송사나 컨텐츠 제작사에 소속될 수는 있으나 연예기획사처럼 체계적인 교육이나 양성 과정을 통해 시장에 전략적으로 데뷔하거나 이름을 날릴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아이돌 가수들이 호치민의 유명 클럽에서 데뷔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런 연예기획사와 IT의 만남은 한국의 MCN (Multi-Channel Network)의 경험을 베트남에 도입한 크리에이토리 (Creatory)부터 시작이 됩니다.  

베트남 MCN 크리에이토리 (출처 : 크리에이토리 웹사이트)



| 크리에이토리의 VI SENSE와 Eve Linh


베트남 최초의 MCN 크리에이토리 (Creatory)는 2014년 창업을 하여 창업 초기부터 SNS 중심으로 인플루언서 (베트남은 KOL이라 부름) 마케팅을 시작하였습니다. 유튜브 중심으로 게임스트리머, 패션, 커머스, 먹방 등 다양한 KOL들이 크리에이토리 소속으로 활동하면서 수 백만 이상의 팬덤을 보유하게 되고 커뮤니티 활동 영역과 광고, 예능, e-Sports 방면으로 활동을 넓게 가게 되었습니다. 


크리에이토리는 2021년 8월 베트남에서 Vi Sense 라는 가상 모델을 런칭했었고, 이는 베트남에서 최초의 가상 인물, 아이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당시까지만 해도, 콘텐츠 3D를 이용한 콘텐츠 제작 방식은 고비용 뿐 아니라, 베트남 같은 시장에서 ROI 확보는 쉽지 않은 사황이였습니다.  

크리에이토리에서 만든 가상 모델 Vi Sense (출처 : https://www.facebook.com/mcvisense/)


이후 크리에이토리는 AI 기술과 Web3 커뮤니티 기술을 바탕으로 Eve Linh이라는 가상 아이돌을 데뷰시켰습니다. 


사실 Eve Linh은 90년대 후반의 아담의 가수, 댄서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기존 아이돌의 영상을 학습하며 모셥 캡쳐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특정 음악이나 음성에 맞추어 자동으로 얼굴의 모양과 입의 위치, 표정들도 자동으로 구현이 가능하고 다양한 언어로도 음악을 부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상인간 Eve Linh은 AI의 학습 방식의 하나인 ‘딥러닝’을 기반으로 수 만명의 베트남의 미인 이미지를 합성하여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전 세계인이 가장 호감할 수 있는 베트남 미인의 얼굴을 만들었습니다. 

 

베트남 크리에이토리에서 개발한 AI 가상 인물 Eve Linh (출처 : https://www.tiktok.com/@linh.eve)


Eve Linh 크리에이토리의 아티스트들의 기획, 촬영, 작곡, 안무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SNS, TikTok의 KOL 뿐만 아니라 광고, K-POP 가수, 배우로서 역할이 기대됩니다.


크리에이토리는 약 10년간 베트남에서 탄탄한 MCN 기획과 콘텐츠 제작의 경험, 크리에이터와 팬들의 커뮤니티 운영 능력을 Web3와 DAO (탈중앙화된 자율 조직)을 통해 가상 아이돌과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NFT 영역까지 진출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BoBo Studio의 Ann

크리에이토리 외에 베트남 보보스튜디오 (BoBo Studio)는 AI 가수 Ann을 2023년 4월에 런칭하였습니다.

Ann은 데뷰곡으로 Lam Sao Noi Thoung Anh (how to say I love you)의 뮤직비디오를 Youtube 공개하고 본격적인 AI 가수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Ann 역시 AI와 AI 필터 기술을 이용하여 여러 음악을 보컬에 혼합하였고 립싱크가 아닌 노래가 실제처럼 들리게 하기 위해 자연어 적용, 표정 및 입모양 관리등에 신경을 많이 썻습니다.


또한 아이돌 전문 매니지먼트 회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가수 외에 모델, 연기, 커머스 등의 다양한 사업으로 진출할 예정입니다.  

베트남 BoBo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AI 가수 Ann


실제로 유투브를 보시면 가상인물이라기 보다는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느낌이 들고 그래픽의 부자연스러움이 다소 있어 시장에서 얼마나 성공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Lao Dong TV의 베트남 최초의 가상 앵커


베트남 Lao Dong TV는 2021년 7월 베트남 최초로 AI기반의 뉴스 앵커를 통해 일일 TV 뉴스 및 breaking news를 공식적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본 기술도 AI 딥러닝의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실제 앵커의 입, 얼굴 표정, 제스쳐등을 구현하였습니다. 또한 앵커는 마치 외국인과 똑같은 입 모양과 발음으로 각종 다국어를 지원하여 사람과 언어의 장벽을 상대적으로 없앴다고 볼 수 있습니다.  

AI 앵커를 이용한 Lao Dong TV 뉴스 화면 (유튜브 캡쳐)


베트남 내의 AI앵커는 Lao Dong TV 뿐만 아니라, HTV등 대형 방송사에서도 검토 중 입니다. 아무리 인건비가 싼 베트남이라고 하지만,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다수의 뉴스 등을 여러 앵커가 다양한 채널과 언어로 소화하기는 현재 무리가 있습니다



마치며


과거 아담이 3D 그래픽에 의존도가 높았다면 2023년 베트남의 가상 인물은 3D뿐만 아니라 AI, Web3, NFT 기술이 접목되었고 파급력 있는 SNS를 통해 다양한 팬덤과 커뮤니티를 운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단순 연예인이 아닌 모델, 아이돌, 영화 배우, 뉴스 앵커등으로 그들의 활동 범위가 점차 확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상 인물이라는 것은 결국 콘텐츠라는 본질로 승부를 봐야하기 때문에 콘텐츠 기획, 제작 없는 회사가 기술만으로 접근한다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지속적인 BM개발이 없다면 매력적인 ROI를 보기 힘들다는 점을 명시하여야 합니다. 


** 본 글은 크리에이토리의 인터뷰를 통해 작성되었으며 저작권은 김도연에게 있습니다.


베트남 비지니스에 관심있으신 분들과 아래와 같이 소통하고 있습니다. 

| 카카오 : 01031675274  (ID : go2hanoi) 

| 메일 : goodserver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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