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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 점방언니 Nov 12. 2022

나 혼자 베이징 살이

北京 Beijing 북경 -京西古道-3


"자 이제 수직으로 올라갈 거야 "


개척 정신이 강한 펑그릴스는 (베어 그릴스의 베이징 버전) 우리를 이끌고 수직으로 산을 타오르기로 했다. 이 길은 누가 봐도 빠른 지름길이긴 한데, 일단 80도 경사라  손과 발이 모두 필요했다.

뭐랄까, 심마니가 가는 산길이랄까? 그냥 위로 꽂히는 그런 경사로 오르기도 싫은 산.

올라가다 보니  또다시 반듯한 능선이 나왔다. 그날 두 개의 산봉우리를 넘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아포칼립스처럼. 재난 속 살기 위한 혼을 담은 산벽(?) 타기가 끝날 즈음 , 한 시간 가까이 눈앞에 흙만 보이더니 드디어 평평한 땅바닥과 파란 하늘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정상에 기어올라 두발로 조금 걸어가니 이렇게 돌비석이 세워져 있었다.

비석을 지나가니 마을 하나가 나왔다. 흙먼지 폴폴 날리며 지나가는 오토바이 한 대가 있었다. 사람이 사는 곳이구나 하며 그곳에서 점심을 하기로 했다.

한자가 써있는 데 , 잘 보이지도 않고 뜻을 영 모르겠다 어떠한 지역이라는 도로간판 아닐까?

점심 삼십 분 전 -

펑샤오량이 야생으로 두릅 친구가 군집해 있는 걸 보더니 우리에게 뜯으라 지령을 내렸다. 떼어내는 느낌이 묵직하고 독특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듯하다.  각자 두둑이 수확한 두릅 친구를 각자 가방에 담고 우리는 점심 먹을 적당한 장소를 찾아 헤맸다.

미세 먼지 가득한 중국. 점심 밥상 준비 중.
식당인지 슈퍼인지모를 집이 한 채있고 집앞엔 토끼와 집뒤엔 염소가 있었다 .(전화번호 유출금지를 위해 덧칠을 했다)


산에서 해 먹는 기름 요리-

등산 중 도시락이라면 , 나 같으면 김밥이나 라면 정도일 듯한데, 펑샤오량은 달랐다. 약병 같은 곳에 덜어온 식용유와 날계란을 꺼내더니 , 아까 뜯었던 두릅 새순과 함께 볶기 시작했다.  지글지글 소리와 함께 고소한 향이 올라왔다. 두릅 친구는 중국어로 시앙 춘이라고 불렀는데, 아침 정류장에서 산 만토우( 속없는 흰 밀가루 빵)와 함께 먹으니 세상 이렇게 맛있을 일이던가.


香椿 시양춘-

두릅 친구는 참죽나무의 새순 같은 걸로 중국에서는 香椿 시양츈이라고 부른다. 생김새는 두릅이 얇게 축소된 것 같고 맛도 얼추 비슷하다. 우리는 삶거나 데쳐서 초고추장에 담백한 맛으로 찍어먹는데 , 중국은 역시 기름을 둘러 계란과 함께 볶아먹는다. 요리 이름은 刺老芽炒鸡蛋이라고 한다.


-다음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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