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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 점방언니 Feb 24. 2022

나 혼자 중국 신장 하미 (哈密) 여행 2편

여행-2


하미는 무슬림이 많은 도시다.

길을 걷다 보면 머리끝에 미니 모자를 걸친 할아버지들을 자주 보게 된다. 그들은 하루 5번 메카를(사우디아라비아 서남부, 이슬람교 창시자 마호메트의 고향) 향해 기도 한다. 실크로드 ost를 들으며 그곳을 지나가고 있으니 과거로 시간 이동된 것 같았다. 한 걸음 내디디니 갑자기 과거로 넘어오고 눈앞엔 옛 실크로드 대상과 낙타들이 붐비는 그런 유치 상상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오래가지 못했다. 걷고 있던 내 발목이 접히면서 대자로 앞으로 넘어졌기 때문이다. 손바닥은 갈리고 피가 났다. 역시 나답다.



하미난후사막, 하미 3일 차 낮


시내에서 2시간쯤 외곽으로 달려가면 드문드문 사막화된 지역이 나오다가 모래 봉우리들이 보이면서 본격적인 사막이 시작된다. 전봇대는커녕 닦인 길도 없고 동서남북 다 비슷해 보이니 방향 구분이 어렵다. 신호도 터지지 않는다. 바퀴 발자국이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알려줄 수 있는 정도.

-바퀴발자국이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알려준다-

가이드는  도시 사람들이 이곳으로 바비큐도 해 먹고 야유회로 온다 했는데 , 이런 무인지대를? 인간 네비가 아니고서야 미아되기 적합한 곳이다.

보통 하루 몇 팀이 방문한다는 관광 지역인데, 그날은 나 한 팀만 있었기에, 사막을 가로지르는 (차로) 액티비티를 자유롭게 즐겼다.

하미 친구들 스케줄까지 소화한 후 (가이드의 친구는 가이드의 촬영을 해주기 위해 온 것이었다. 내 여행에 그들의 홍보영상까지! 호구당했으나 크게 마음 두지 않았다. 큰 사람이 되기로 했다! ) 점심을 먹기 위해 우리는 평지로 내려왔다.

-열심히 본인 홍보 촬영 중인 하미 친구들-

하미 3일 차 이른 아침


"정말 바비큐를 먹지 않을 거야?"

"아니, 괜찮아 난 혼자라 다 못 먹을 거 같아"

"사막엔 식당이 없어 바비큐 먹으면 정말 좋아"

"괜찮아 (가이드형, 고깃값까지 호구 먹히진 않아 )


가이드는 아침 출발 전 계속해서 바비큐 타령을 해대더니 결국 자기돈으로 고기를 사 왔다. 나는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했지만 , 양고기는 별로라 했더니 그는 내게 "Ok러"라며  도축된 소가 간판처럼 걸려있는 곳에 차를 정차했다. 봉지를 흔들며 차로 돌아온 그는 어제 잡은 소라서 맛있을 거라고 했다.

그리고 근처 "난" 맛집을 들려 "난"한 봉지도 사 왔다.


이제 정말 출발하나 했더니 갑자기 자기 친구가 사진을 매우 잘 찍는다며 나를 잘 찍어 줄 거라고 했다. -그건 옵션에 없었다.

오늘 여행에 동행할 것이니 그를 픽업하고 출발한다고 했다. 거액 들여 1인 가이드에 야생차(4륜 구동 SUV)까지 했는데 뭔가 호구 잡힌 싸한 기분이 스쳐 지나갔지만 믿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나의 의견 1도 없이 승객 한 명 추가되고 식사메뉴까지 결정된 상태였다. 그렇다고 해서 기분이 상하지는 않았다. 덕분에 그것도 기억에 남을 여행이 될 테니까."호구 여행"


점심식사를 위해 그 둘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나뭇가지를 주워 모닥불을 피웠다. 사막에 모닥불이라

뭔가 감성적일 것 같지만 현실은 너무나도 급조라 어수선했다.

-사막에서 급조된 모닥불 바비큐 파티, 너무 좋았다-

가이드 친구가 캔 몸통을 자르더니 기름을 붓고 여러 향신료를 넣었다. 기름이 끓어오를 때 고기를 넣어 튀겼다. 환경 호르몬 걱정은 할 새도 없었다. 너무 맛있었기 때문이다.


사막에서 먹는 고기 맛이 이렇게 좋을 수가 있는 건가. 기름에 튀겨도 , 불에 구워 먹어도 맛있다. 내가 너무 맛있게 먹고 있으니 가이드가 한마디 했다. 아침에 먹는다 했으면 바비큐용 도구를 챙겼을 텐데 식기도구가 없으니 불편하지 않냐 했다. 불편한 것이 좋을 때도 있더라.


하미 역, 하미 1일 차


기차 속도가 느려지고 사람들이 내릴 준비를 한다. 다음 역은 하미 역이니 나도 주섬주섬 자리 정리를 시작했다. 역 앞은 항상 여행사 삐끼들이 (?) 포진하기에 무계획이었지만 별 걱정은 없었다. 그냥 착해 보이고 인상 좋은 사람이랑 계약할 생각을 하며 밖으로 걸어 나왔다.



하미 역은 조용했다. 하미는 정적인 도시 같았다

조용하고 적막한 하미역 -같이 적힌 위구르어가 인상적이다.



삐끼는커녕 택시조차 오지 않는군. 그래도 이번 여행은 나 자신을 찾는 목적이 컸기에 불안하지 않았다. 안되면 "로컬인 되기 (동네 마실 다니기) "를 경험해도 되었다. 나는 서둘러 예약한 호텔로 향했고 다행히 역 바로 앞에 있어 찾기 쉬웠다.


호텔에 들어섰다. 역시 예상대로 출국장 보안 검색대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가방은 죄다 열어 보여줘야 하고 검색대도 지나가야 한다. 어디 비행기 탑승하는 줄... 난 그냥 예약한 방에 가려는 것뿐인데..


서쪽 지역은 대체로 보안검색에 엄격한데, 주유소에 주유하려면 동석은 잠시 하차해야 하고 차 안에 음료가 있으면 안 된다. 당시에는 매우 귀찮아하면서 내리다가  분쟁지역이라는 현실에 몸을 움찔하게 됐다.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려면 반드시 보안검색대를 지나가야 한다. 식당에도 아이디와 보안검색을 한다.


그래서인지 체크인후 내 호텔방에도 공안이 왔다. 어찌 되었든 공안이 오기 전까지 중국 현지 여행 앱으로 가이드를 구해놨기 다행이지 아니면 곤란할 뻔했다. 구체적인 내 일정을 물어보았기 때문이다.


일단 공안을 보내고 , 뭔가 죄지은 것도 없는데 안도하며 (?) 침대에 누웠다. 그러나 안도한 다음 날 여행지로 향하는 중간 검문소에서 30분간 통과 여부로 실랑이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2편 끝 3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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