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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 점방언니 Mar 01. 2022

나 혼자 중국 신장 하미 (哈密) 여행 3편

여행 -3



검문소로 들어가니, 어설픈 무장을 한 위구르족 남성이 어색한 중국어로 얘기했다.

"너의 이름을 여기 써라"

그는 내 여권을 받아 들고 나서 앞뒤로 돌려보고 5초 정도 생각하더니 자기는 영어를 모른다며 나보고 쓰라 했다.

여담이지만 찰나의 순간에도 배울 것이 있는 게 , 포기가 빠르고 모르는 것에 부끄러움이 없는 그의 당당함이 나는  부러웠다. 이름과 여권번호 다 쓰고서 검문소 통과 여부를 기다리며 그를 지켜봤다. 과연 총은 쏠 배짱이 있나 의문이 들 정도로 손톱에 흙이 껴있고 포도 말리다 대타 온 순박한 시골 청년 같았다. 그냥 민방위대 신장 버전?

하지만 내 오늘 하루는 신장 민방위대에게 달렸다.

결과 나올 때까지 조용히 구석에 찌그러져있자.



하미 2일 차 오전


호텔 로비에 내려와 보니 남자 한 명이 기다리고 있고 밖을 보니 흰 SUV 차 한 대가 서있다.

그 남자에게 다가가 여행사냐고 물으니 그는 맞다고 하면서 조금 놀란 듯했다. 일단 그는 물과 간식거리를 좀 샀다며 오늘 장거리니 배고프면 먹으라고 하면서 나를 차로 에스코트했다.

나는 이상하게 차만 타면 커피를 마시고 싶은 가짜 음욕이 생기는데, 그날도 피할 수없었다.  스타벅스에 들르자 했더니 그는 근처 커피숍은 없다며 슈퍼에서 인스턴트커피를 사라 했다. 그 당시 중국에서 스타벅스는 일상이었는데 말이다.  슈퍼에서 네슬래 커피 몇 병 사들고 와서야 그날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슬슬 포도밭들이 보이고 주변의 건포도 저장고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이드가 이제 위구르 관리지역에 들어왔는데 어쩌면 검문소를 통과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러시아 사람 외 혼자 온 외국인은 내가 처음이라나 (본인에게) , 그 러시아 사람도 통과가 쉽지 않았다라며 서프라이즈로 불가능성의 가능성에 대해 내게 통보했다.

그러면서 결국 통과했으니 시도해본다 했다.

좀 황당했던 게 오늘 갈 곳을 가기 위해 비싼 차를 예약한 건데 통과 시도를 해본다니 짜증이 났다. 그러나 화를 낼 순 없었다. 사실 내가 외국인인걸 애초부터 그는 몰랐기 때문이다.

검문소에서 하차하고 내 신상을 기입한 뒤 허가를 기다렸다. 금방 될 것 같더니 검문소 사람이 가이드를 차에서 불러 위구르 어로 뭐라 뭐라 해댔다. 가이드 말로는 하미 중앙 어디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니까 삼십 분 정도 기다리라고 했다고 했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시간 깨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가이드가 차에 타라고 했다. 자연공원(?) 으로의 출입허가를 받은 것이다.


하미 1일 차 낮 호텔방


"안녕하세요 @@여행사죠 내일 야생차로 2일 가이드와 차를 예약하고 싶습니다"

띠리링-알림음이 온다. 앱 채팅을 열어본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 가능합니다. 몇 분이시죠? "

"저 한 명입니다"

"이러쿵저러쿵"

"여차 저차 "

"Ok러"

뭐 이렇게 여행 앱에서 예약금을 내고 예약을 완료하고 내일 아침 8시에 출발하기로 했다.

내일은 "모구웨이성(마귀성)"과"따하이 따오(대해도)"를 가기로 했고 다음 날은 사막을 가기로 했다.

배도 고프고 시내 구경도 할 겸 오후에 박물관으로 향했다. 관람하고 저녁 먹는 게 나을 듯해서 띠디를 (카카오 택시의 중국 버전) 불렀으나 영 잡히지 않아 그냥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탔다.


박물관엔 사람이 없는 데다 층고가 높아 걸을 때마다 발소리가 크게 울렸다. 그래도 뭔가 따뜻한 기운에 고개를 들어 천장을 쳐다보니 큰 샹들리에가 있었다. 석양이 마침 큰(?) 선 캐쳐를 만나 따뜻한 빛 조각들로 건물 전체에 퍼져있었다. 행운이 깃들길 바라며 관람을 시작했다.

하미박물관 -다 좋은데 소화전 앞의 아낙네는 조선시대 영화에 전기밥통이 있는 것같은 감상파괴템



3편 끝 4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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