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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 점방언니 Mar 09. 2022

나 혼자 중국 신장 하미 (哈密) 여행 4편

여행-4


-무계획 여행 -

도시만 찍고 무계획 여행을 갔다.

여행을 갔는데 항공 샷을 어쩌다 받았다.

그런 맛에 또 무계획을 즐긴다.



-하미 3일 차 사막에서

나에게 "사진을 잘 찍는 이" 그리고 "내 사진도 잘 찍어줄 이"로 소개된 가이드의 친구는 찐 노란색의 아웃도어 재킷을 입고 있어 누가 봐도 가이드같이 보였다.  

역시 그도 ,없는 길을 감으로 찾아가는 토박이 가이드였다. 그의 품에는 드론이 안겨져 있었는데, 나도 처음 보는 물건이라 그저 신기했고 그 드론이 자동차 보닛 위에서 하늘로 오를 때는 좋아서 아주 신나 했다.


사막 초입에 도착하자 그들은 본격적으로 인트로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본의 아니게 나도 조인하게 된 촬영-물론 차 안에만 있었다.

이날 촬영분은 배경 음악까지 곁들여 멋진 동영상으로 탄생했고 덕분에 나에겐 자주 회자되는 여행이 되었다.


먼지를 날리며 인트로
2편에서 촬영 중인 그들을 내가찍은 사진속 그들의 작품결과물


몇 번의 왕복 끝에 탄생한 엔딩씬

나도 찍어준다고 해서 몹시 고대했다. 어떤 포즈를 취할까 그 짧은 순간에 여러 샷이 둥둥 떠올랐지만 상상 속 교통정리가 되지 않아 모두 얽혀버려 일단 제일 만만한 만세 포즈를 취했다.


드론 찍힐 생각에 신나게 오르다가 계속 발이 푹푹 빠져 꼭대기에서 나는 그만 지쳐버렸고 굴러 내려가기로 했다. 하지만 경사가 있어  모래산에 몸을 기대어 보드 타듯이 수직으로 하산했다. 내려와 서니 신발이 모래로 꽉꼈다. 모래는 털어도 털어도 끝없이 나왔다.

바다만 없을 뿐 바다 모래처럼 가늘고 곱다.

모래산은 바람에 따라 산맥 모양이 조금씩 바뀐다 했다. 눈에 찍은 발자국은 녹아 공기 중 사라지지만 오늘 내가 모래에 찍은 그것은 그냥 모양이 위치가 바뀌는 거다. 다음에 또 밟아(?) 주고 싶다.



가이드 친구는 내 영상을 촬영해 멋지게 음악까지 넣어 나에게 보내주었다. 그 영상을 내 친구에게 자랑한다 보냈는데 , 4살 된 친구 딸이 "엄마! 펭귄이야?"라고 했다고 한다.


1월의 사막사람펭귄

나는 둔황 사막, 내몽고 사막, 투루판 사막 그리고 이곳까지 총 4군데를 가봤는데 둔황은 오아시스로 워낙 유명한 곳인지라 사람으로 시끌 버쩍해도 그냥 처음이라 다 신기하고 좋았다.

내몽고는 여름에 방문했는데도 관광객 3팀 정도로 적었다. 덜 알려진 사막 같기도 했다. 사막이 시골에서 돈 벌기 위한 수단같이 느껴졌다. 다리 5 달린 양인가 소가 있었고 대머리 독수리와 고슴도치가 사는 작은 동물원이 모래산 위에 있었다.

 투루판 사막은 본격적 놀이동산 감성이라 돈의 맛이 느껴졌다. 사람이 나오지 않게 사진 찍는 스킬이 필요되었다. 물론 국경절이라 사람이 많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사막은 아무것도 없어 좋았다. 심지어 관리자도 없다. 사막이 날것이라 좋고 그곳에서 나뭇가지로 고기를 (2편 ) 구워 먹으니 더 재밌고 기대한 것이 많지 않아 더 즐거웠다.



-하미 1일 차 호텔방 여행사와 대화 중

"선생님 다음날은 사막도 가시죠. 가셔서 고기도 구워 먹고 사막 타는 오프로드 경험도 하시고 "


"아 저 사막 많이 가서 안 갑니다( 단호하게, 나에게 지금 사막 호구를 시키려고) "


"정말 좋은 곳인데 가세요"


잘 갔다 왔다.



" 전통 음식점으로 맛있는 곳 추천해주세요"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가이드에게 추천 식당을 물었다.

가이드는 맛있는 식사와 공연이 있는 식당을 추천해 줬다.  뻘쭘한 1인 손님은 되기 싫어 당당하게 식당에 입장한 뒤 조금 대기하다 자리에 앉았다.


목이 말라왔다. 당연히 있을 리 없겠지만 시원한 맥주를 한병 주문했다. 역시 시원한 맥주는 없고 상온 맥주만 있었다. 상온 맥주 한 병과 채소볶음 만두 등을 시켰다. 모리화 차를 시키려 했으나 종업원이 박하차가 좋다 하여 박하차도 주문했다. (나는 차도 좋아하는데 다음엔 차에 대해 써보려 한다) 무튼 주문받던 젊은 종업원은 내가 한국인인걸 듣고 나더니 본인이 만난 첫 번째 한국인이라고 기뻐했다.

그러고 나서는 술을 마시면 몸에 좋지 않다며 내가  한 모금 마실 때마다 본인 아버지가 술로 고생하셨다며 마시지 말라했다.

내가 시킨 우수 맥주는 4도인데 그 한잔 마시는 것으로 나는 그녀에게 예비 알코올 중독자가 될 판이었다.

중국은 땅덩어리가 넓어 그런지 지역 대표 맥주들이 있다. 하얼빈, 칭다오, 옌징(베이징), 슈에화 맥주, 우수 맥주. 그중에 우수 맥주 (乌苏)가 신장 쪽 맥주인데, 솔직히 도수는 높지 않고 밍밍한 맛이 있다.

이슬람 문화권의 맥주라?

우수맥주와 박하차 . 박하차엔 각설탕을 같이 주는데 일품이다.
가이드 추천으로 방문한 신장전통퓨젼식당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제일 생각나던 음식, 음료가 박하차였다. 민트를 구해 각설탕과 같이 마셔봤는데 그때 그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때의 나, 분위기 , 시간들이 모여 찰나의 순간이 추억으로 박제가 돼버렸다.  그 맛을 느끼려면 다시 가야 한다.


박하차를 마시러 그 언젠가 다시 가기로 했다.


4편 끝 5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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