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차량반도체의 주역
지난번 퀄컴에 이어 엔비디아에 대해서도 설명드려보고자 합니다. 테슬라로부터 촉발된 자동차의 SDV(Software Defined Vehicle)화 경쟁으로 인해, 자동차의 요구 컴퓨팅 성능이 크게 증가했고, 이는 이전과는 다른 양상의 차량용 반도체 환경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엔비디아는 기존의 다른 차량용반도체 기업(NXP, 르네사스, 인피니언, TI 등)들과는 다른 양상으로 시장을 점유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존 기업들의 Conventional한 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한 부품 및 기능단위의 ECU가 아닌, 자율주행과 중앙집중형 컴퓨터 성능을 위한 시장을 선두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자체 FSD칩을 설계하는 테슬라를 제외한 다른 자동차 OEM들은 앞다퉈 엔비디아의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2025년부터 새로운 모델에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솔루션 기반으로 구축된 클라우드부터 엔비디아 자율주행 칩을 사용할 예정이고, Mercedes Benz는 엔비디아와 협업한 지능형 콕핏을 제작중이고, 볼보는 자사 플래그십 EV인 EX90에 엔비디아 Orin 컴퓨팅 플랫폼을 최초 적용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엔비디아는 구체적으로 어떤 솔루션을 자동차 OEM들에게 제공하고 있을까요?
1. 인공지능 인프라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많은 주행데이터를 확보하고, 학습하며, 이를 바탕으로 개선된 로직을 지속적으로 차량에 업데이트 해주어야 합니다. 엔비디아는 이 주행 데이터들을 각 엣지 디바이스(차량)로 부터 확보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 즉 데이터 센터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AI 데이터센터 턴키솔루션(DGX SuperPod)부터, AI 데이터센터 모듈(DGX A100)까지 고객 요구사항에 맞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며, 이를 관리/활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MLOps, Machine Learning Operations)까지 지원합니다. 참고로 MLOps에서는 AI 워크플로우 관리 어플리케이션, 클러스터 관리, 파이프라인 오케스트레이션, 리소스 스케줄링을 포함하여 AI 인프라의 효율성과 활용도를 극대화한다고 합니다.
테슬라가 대규모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신경망 훈련을 위해 자체개발한 슈퍼 컴퓨터 도조(Dojo)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2. Drive Sim
또한, Drive Sim이라는 다양한 자율주행 환경 시뮬레이션 가능하게 하는 툴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 주행환경 데이터(도로 주행 영상)을 시뮬레이션에 직접 가져와 주행 환경을 자유롭게 재구성해, 실제 발생하기 어려운 다양한 환경들에 대해 자율주행 학습 가능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면, 편도 2차선 도로에 차가 한쪽을 막고 있는데 반대쪽에서도 차가 오는 상황, 터널 주행상황에서의 돌발 상황 등에 대해서도 학습이 가능해졌습니다. 완성차 회사뿐만 아니라, 루미나와 같은 라이다 센서 개발 회사들도 센서 시물레이션 가능하기 때문에 자동차 산업에서의 영향력이 매우 큰 부분입니다.
3. 자율주행 플랫폼
미래 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Drive Hyperion이라는 자율주행 플랫폼 제공합니다.
Drive Hyperion은 Drive Orin 기반으로 여러 센서 제품군과 통합해서 개발/테스트/검증을 더욱 더 빠르게 진행하도록 도와주는 플랫폼으로, 현재 이 플랫폼에 사용된 Drive Orin은 SoC(시스템 온 칩)로 초당 254TOPS의 성능으로 자율주행 기능 뿐만 아니라, 차량 내 여러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구동할 수 있는 컴퓨팅 성능을 제공합니다.
자동차의 자율주행 기능이 고도화되고, SDV(Software Defined Vehicle)로 구현되기 위해 자동차의 컴퓨팅 성능 요구조건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중이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디바이스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앞으로 Drive Thor라고 하는 차세대 중앙 집중식 자동차 컴퓨터가 2024년에 출시될 예정이고, 현재 Orin보다 약 8배의 연산 성능을 가진 2000TOPS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인데, 이 엄청난 성능을 바탕으로 차량 내 모든 디스플레이, 센서 등을 이 하나의 SoC로 통합 및 제어할 수 있도록 준비중입니다.
이는 다른 자동차 OEM들도 곧 엔비디아 솔루션 사용으로, 테슬라와 같은 중앙집중형 차량 아키텍쳐를 구현 가능해 질 수 있는 점을 의미합니다.
참고로, 테슬라는 현재 차량 시스템(디스플레이, 오디오, 통신 등)을 담당하는 MCU와 FSD를 담당하는 AP로 나눠진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FSD 담당 AP를 HW1.0, 2.0, 3.0과 같이 버전을 나눠서 부르고 있습니다.
HW1.0은 모빌아이 칩 기반, HW2.0은 NVIDA칩 기반, 현재 적용되고 있는 HW3.0은 테슬라가 자체적으로 설계한 칩입니다.(FSD 구현시 144TOPS 속도로 연산) 결국, 테슬라와 비테슬라(NVIDIA) 진영에서도 컴퓨팅 성능 경쟁이 이뤄질 예정이고, 어느 진영이 더 우세하게 나올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또, 자체 칩을 설계하는 테슬라가 엔비디아의 칩을 사용하는 다른 자동차 OEM들과도 어떻게 차별화를 할지, 앞으로의 경쟁구도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