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었다는 건물 위 식당에서 노을을 기다리며
높은 데서 저녁식사 겸 노을과 야경을 볼까나 해서 스카이 레스토랑에 왔다
오늘은 일정이 없어서 호텔에서 빈둥대다가
도저히 심심해서 조금 일찍 나왔다
저녁을 다 먹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제야 사람들이 밥 먹으러 들어온다
하늘에서 비가 조금 내리기 시작했다
나미비아에서는 처음 보는 비다
7:14가 일몰 시간이라니 앞으로 50여분 가량을 여기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글을 쓰기에는 아주 최적의 시간이라 볼 수 있다
한국사람을 우연히 드믄드믄 만나고 있다
만날 때마다 반갑고 한국말로 대화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것에 기쁨을 느꼈다
하지만 마음의 한구석에는 여행을 저렴하게 하지 않는 내가 호구가 된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많이 알아보고 비교해서 좀 더 싸게 여행할 수 있다
로지에 숙소를 잡지 않고 캠핑을 선택하면 싸다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하면 많이 저렴해진다
하지만 나는 나의 여행이 좋다
카톡에 많은 정보가 있는 오픈 카톡방이 있단다
물론 들어가서 정보를 많이 모으고 싸고 좋게 여행하면 좋을 거 같기는 하다
같이 여행할 친구를 사귀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 외톨이면서 정보가 많지 않은 게 좋다
나는 그런 경험을 많이 했다
특히나 핸드폰을 살 때가 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냥 정가에 팔면 좋은데
싸게 사지 않으면 호구로 몰아가는 그런 게 싫었다
당당하게 뭐 어쩔 건데 그러면 좋은데
괜히 얼마에 샀냐 물어보는 그 사람 앞에 기죽는다
그래서 한국 사람 만나는 거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다
괜히 그 앞에서 많이 안 알아보고 와서 비싸게 여행한다면서 주절주절 핑계를 늘어놓는다
뭐 비싸게 여행하면 어때!
돈을 쓰니까 이렇게 서비스가 좋은데 ㅎㅎ
앞으로는 당당하게 여행해야겠다
그들 앞에서 여유로운 미소를 보여줘야지
나는 나의 여행을 하면 된다
조금은 외롭지만 내 맘대로 일정을 조율할 수 있어서 좋다
그런데 요즘 조금 부럽고 하고 싶은 것은 생겼다
나는 별로 결혼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여유롭게 여행하는 유럽의 노부부들을 많이 본다
이들이 나이가 들어서도 서로 아껴가며 여행을 다니는 것에 큰 아름다움을 느꼈다
나이가 들 수 록 사람은 외로움을 느낀다던데
이렇게 같이 여행을 할 수 있는 파트너가 있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결혼해야 할 이유를 여행에서 하나 찾아가는 것 같다
아이를 갖고 안 갖는 것은 사실 별생각 없다
귀여워 하기는 하는데
억지로 갖고 싶은 마음은 없다
아이의 육아를 책임질 자신도 없다
아이는 모르겠고
노년기에 서로 의지하고 같이 여행 다니고 싶다
뭐 물론 야구도 같이 보면 좋고 ㅎ
자유로운 것을 추구하면서도 또 결혼은 하고 싶은 모양이다
사람들이 슬슬 노을을 구경하러 간다
나도 슬슬 가볼까나
2024.11.15
해지는 게 왜 이렇게 이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