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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는 답이 되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도 나 자신을 잃지 말자

by 미리


새로운 환경에서 일한 지 어느덧 3주가 지났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기에, 누구나 발령 후 처음은 힘들다는 것을 잘 알기에 초반의 시기를 무사히 잘 넘겼다. 오늘은 그간의 감정과 생각을 마주하고 기록해 보려고 브런치에 접속했다.


새로운 환경에 놓인 후, 담당 업무와 루틴은 어느 정도 익숙해져가고 있다. 연차가 쌓인 만큼 변화에 대응하는 힘도 커졌나 보다. 그럼에도 일을 하다가도 문뜩 그전 상황과 계속 비교하는 스스로를 발견했다. 비교해서 좋을 건 없다는 걸 의식하면서도, 그런 생각들은 마치 본능처럼 자연스럽게 일상을 지배하려 들었다.


생각을 정리해 보면 비교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일어났던 시간에 지금은 집을 나서서 출근을 한다. 출근 시간이 앞당겨져서 피곤하다.

2. 그전에는 내점 손님들의 업무처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중간중간 내부 업무를 처리할 게 많아서 머리가 복잡하다.

3. 그전 지점장님과 지금 지점장님의 리더십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신경 쓰인다.



근무 환경이 바뀌었다는 것은 일상이 달라졌다는 말과도 같다. 그렇기에 비교를 하는 이런 시기도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주해 보기로 했다. 출근 시간이 앞당겨진 것은 어느덧 익숙해졌고, 루틴을 편하게 바꿔가면서 적응하고 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는 말처럼, 이 지점에서의 업무 방식들도 따르려고 하고 있다. 해야 할 일들은 해야만 하니깐 피할 수 없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바뀌었다. 그전 지점장님께서는 항상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편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 주셨다. 그게 느껴져서 직원들은 알아서 다 잘했다. 이곳 지점 분위기는 나쁘지는 않지만 불안정하다.



은행원은 직업은 하나지만 직장은 여러 개를 가진다. 지점을 이동하면 그곳은 하나의 각기 다른 중소기업과 같다. 직원들도, 근무 환경도, 분위기도 이전과 다를 수밖에 없다. 장점도 물론 있겠지만 초반에는 누구랄 것 없이 힘든 시기를 거친다. 지금 나는 그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 내가 선택한 직업이기에 그 누구도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비교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지나온 과거가 좋았다는 것이고, 어쩔 수 없는 것을 계속 붙잡고 시간을 낭비할 수도 없다.


비교하는 생각을 의식적으로 멈추고, 주어진 오늘을 살려고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또 다른 생각으로 이어졌다. '즐겁게 산다는 것'에 대해 요즘 고민하고 있다. '행복'과 별개로 인생을 즐겁게 산다는 게 참 어려운 일임을 느낀다. '즐거움'은 순간이라기보다는 지속적인 상태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또, '즐거움'은 홀로 느끼기보다는 주위 환경도 잘 받쳐줘야 하는 것 같다.


즐거움도 느끼기 나름이겠지만, 현실에 만족한다면 즐겁게 살 수 있지만, 지금은 만족스럽다고 말하지 못할 것 같다. 그래서 인생을 고민하며 사는 것이고, 더 나은 삶을 꿈꾼다.


내 인생이 즐거웠으면 좋겠다. 무엇을 하고 사느냐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는 지도 중요함을 느낀다. 즐겁게 살아갈 수 있는 나만의 길을 찾되, 지금은 지금에 최선을 다 해보는 수밖에 없다. 어차피 모든 것은 다 과정이다. 힘들더라도 '나다움'을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며 살아가는 이유이자 글을 쓰는 이유다.



비교는 답이 되지 않는다

니체의 <위버멘쉬>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비교로 성장하는 게 아니라, 비교를 넘어서는 것이 더 중요하다.' 비교의 대상은 과거의 시간이다. 돌이킬 수도 없고, 과거에 머물러서도 안된다. 또 다른 최선을 발견해야 한다. 인생은 참 여러모로 쉽지 않고, 누구나 힘들기에 잘 이겨낼 거라 믿는다. 어쩌면 나는 인생을 배워가고 있는 걸 지도 모른다.


내일의 출근이 달갑지 않지만, 참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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