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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게슬기롭다 Feb 03. 2024

#00 보기 전

넷플릭스 <종말에 대처하는 캐럴의 자세>

시간이 이렇게 흐른 줄 몰랐다. 벌써 12시를 코앞에 두고 있다. 방금 넷플릭스를 켜고 영상을 보려다가, 이러단 또 한 번 더 지각을 할 것 같아 재빨리 컴퓨터 앞에 앉았다. 사실 지금까지 계속 컴퓨터 앞에 앉아있긴 했는데, 지금의 마음 속도는 아까의 마음과 많이 다르다. 아깐 급한 게 없었다. 그러나 지금 약 6분을 앞둔 지금은 아주 급하게 나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말을 섞어 200개의 단어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왔다.


넷플릭스에서 보려던 영상은 '종말에 대처하는 캐럴의 자세'라는 미국 애니메이션이다. 일본 애니메이션보다 미국애니메이션이 조금 더 손이 가는 이유는, 아마 그 '사우스파크'의 영향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강렬하고 끔찍한 내용을, 마치 애기들이 볼 것처럼 소프트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표현하는 그들의 '아닌 척하는' 태도가 꽤나 강렬하게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그냥 그 어색함이, 거리감이, 낯섦이 계속해서 미국 애니메이션을 찾게 하는 것 같다. 심슨도 그렇고, 릭앤 모티도 그랬다. 가장 끔찍하게 머리 두상이 잘린 걸 그려놓고도, '뭐 피가 안 흐르면 괜찮잖아?'라는 상상을 가미해 피가 흐르지 않는 (마치 선지처럼) 된 머리를 보여주기도 했던 게 그들이었다.


사실 이 영상은, 그러니까 미국 애니메이션은 회사 옆팀 팀장님이 추천해 줘서 보기 시작했다. 그전에 하던 이야기가 '글쎄 우리 팀장님이 추천해 준 건 안 보게 되더라고요'라는 뉘앙스였고, 그때 마침 추천영상 이야기를 하던 분이 툭 던진 그것, 그건 왠지 기억이라도 해야 할 것만 같았다. 내 비록 무언가는 안 보지만, 또 무언가는 볼지도 모르니 말이다. 그래서 저장해 둔 그 영상을 주말이 다 되어서야 틀기로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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