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호치민 마담 #12
유튜브 채널 『Mr. Moon 라오스 표류기』를 보다가 미스터문이 페이스북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베트남과도 유사한 면이 있어 공감이 갔다. 제대로 된 검색엔진이 없어서, 필요한 정보를 찾을 때는 페이스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Mr.Moon은 그 이유로 라오스의 인터넷 환경을 꼽았다. 컴퓨터가 아닌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접속하는 환경이라 자연스럽게 웹페이지보다는 페이스북 같은 어을 중심으로 정보가 공유된다는 것이었다. 결론은 검색하기도 쉽지 않고, 제대로 된 정보를 찾기는 더 힘들다는 점이었다.
베트남 인터넷 환경 또한 라오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누구나 휴대폰을 가지고 있지만, 모두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었다. 익숙한 플랫폼에서 필요한 정보가 공유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나 역시도 베트남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을 때 구글에서 검색어를 입력했지만 결국 페이스북에서 필요했던 정보를 찾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구글링을 하더라도 결국엔 링크가 페이스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도 빈번했다. 결국 나는 십수년만에 거의 접속하지 않았던 페이스북을 열어 여러 페이스북 커뮤니티에 가입하게 되었다.
베트남에서 비지니스를 하려면 페이스북은 필수다. 베트남에서는 협회에서부터 요식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업체 및 기관들이 페이스북 페이지를 갖추고 있다. 오죽하면 회사 공식 홈페이지는 없어도 페이스북 페이지는 있어야 한다는 말까지 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베트남인 10명 중 9명은 페이스북 이용자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페이스북이 훨씬 개설, 관리, 접근이 용이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페이스북 메신져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도 훨씬 용이하다. 페이스북에 오픈마켓을 연결해 온라인 쇼핑까지 유도하는 경우도 많은데 관련 문의사항 또한 댓글이나 페이스북 메신져로 소통하면 되니 편리했다.
구인구직할때도 페이스북으로 통한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베트남도 구직구인 사이트가 있지만, 대부분 페이스북을 같이 활용한다. 베트남에서 남편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 회계담당직원을 구하기 위해 유료 구인구직사이트와 페이스북 HR 커뮤니티에 동시에 구인광고를 올렸었다. 우리 회사는 구직구인사이트를 통해 사람을 구하긴 했지만,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이력서를 제출해 구직활동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유료 구인구직사이트를 이용하기 어렵다면, 페이스북 HR 커뮤니티를 통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각종 생활정보도 페이스북으로 통한다. 페이스북에는 베트남인들만의 커뮤니티도 많지만, 베트남에 거주하는 외국인 거주자들(Expats) 중심의 커뮤니티도 꽤 많다. 주로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지역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데, 각종 행사 정보 뿐 아니라 부동산 소개, 가사도우미, 유모, 운전기사 등 인력 소개까지 다양한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외국인 거주자들을 위한 커뮤니티라 대부분의 정보가 영어로 올라와서 번역기를 쓸 필요가 없어서 편하다. 귀임하는 외국인거주자들이 오랜기간 같이 지냈던 유모나 가사도우미를 소개하기도 하는데, 운이 좋으면 괜찮은 인연을 만나기도 한다고 한다. 다만 외국인 거주자들 커뮤니티를 통해 소개받은 인력의 경우 일반적인 경우보다 인건비가 높은 대신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는 현지인을 고용할 수 있다.
다양한 체험정보도 페이스북에서 찾는다. 나는 각종 체험 학습에 관한 정보를 페이스북을 통해 구하고,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관심있는 주제를 다루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좋아요를 누르면, 페이스북은 알고리즘으로 유사한 주제의 페이지들을 추천해준다. 도자기 체험에 관한 업체 한 곳을 발견하고, 그와 관련된 추천 페이지가 나오면 체험정보, 가격, 거리 등을 비교해 한 곳을 선택했다. 그런 식으로 나는 베트남엄마들도 잘 모르는 정보들에 찾아서 같이 공유하고 함께 체험하기도 했다. 영어와 베트남어를 함께 사용하며 검색하니 베트남인 커뮤니티 뿐 아니라 외국인 거주자들 커뮤니티에서 공유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건 나만의 이점이었다. 물론 실패하는 경우도 있었다. 페이스북을 통한 정보는 여러가지 루트를 통해 점검할 필요가 있는데, 사진 후기 상으로 굉장히 멋져 보여서 가족들을 데리고 출동했는데, 외곽지역에 이런 곳이 있나 싶은 곳에 미니어처 건물들만 세워져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실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우는 우리만의 새로운 모험으로 생각했기에 그 또한 즐길 수 있었다.
한때 한국사람들도 페이스북을 즐겨 했었다. 트위터를 하고 페이스북을 하다 이제는 인스타그램, 틱톡, 유투브를 더 즐겨하는 것처럼 보인다. 베트남 사람들도 언젠가 다른 플랫폼을 더 활발히 사용할 때가 오지 않을까? 한국사람들이 카카오톡을 사용하는 것처럼, 베트남인들은 잘로(Zalo)를 메신저로 주로 사용하는데, 최근에는 잘로에서 근황 업데이트도 하고, 온라인 쇼핑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 베트남 사람들의 새로운 플랫폼이 잘로가 될지 또다른 플랫폼이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익숙한 페이스북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소식을 업데이트 하고 있다. 정보인지 쓰레기인지는 사용하는 사람이 능력껏 골라 써야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