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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읽고쓰는 기주쌤 Oct 21. 2024

"한 학기 한 권 읽기" 수업 기록-(1)

1. 서평 쓰기 수업 - <1> 들어가며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인터넷을 아무리 찾아봐도 자료를 찾아볼 수가 없어요.
글감이 없는데 어떻게 서평을 써요?


    ‘문학 감상 평가’에서 학생들은 대부분 자습서 본문 아래 파란색 주석에 담긴 해설을 글감으로 선택한다. 아마도 이것이 공인된, 그래서 안전한 ‘정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다 보니 문학 작품 수용 활동을 숨겨진 답을 찾는 ‘수수께끼’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다. 물론 답을 찾는 활동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문학을 답을 찾는 과정으로만 여긴다면, 더욱이 검색 몇 번으로 모범 예시 글, 제작 문항과 해설 등을 찾아볼 수 있는 지금의 환경에서라면 좋은 독서와 참신한 글쓰기는 점점 더 드물어질 것이다. ‘내 감상이 없는 감상문’, 이런 가짜 읽기와 가짜 쓰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좋은 감상을 통해 좋은 글감을 길어 올리는 연습이 필요하다순도 100%, 나만의 감상으로 채운 서평 쓰기 수업을 생각한 건 이런 이유였다수업을 준비하며 정말 많은 선생님들께서 이미 좋은 수업을 기획하고 실천하며 나아가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앞서 고민하고 나아가신 선생님들의 수업 사례 자료들을 참고하여 수업을 구상하고 교재를 제작하였다.


    서평 쓰기 수업의 기획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참고서나 문제집 등에서 소비되지 않았으면서 교과 학습과도 너무 멀어지지 않는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었다. 이 과정이 잘 이뤄지면 학생들의 독서 양상이 변화한다. 도서관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모든 매체 활용, 검색 등을 허용했으며 친구들과의 대화도 제한을 두지 않았다. 첫 시간에는 학생들이 독서보다 검색에 들이는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검색한 내용 중 글감으로 쓸만한 것이 없음을 알게 되자, 이후 차시들에는 책에 집중하고 읽은 내용에 대해 교사나 동료에게 질문이나 대화를 시도하는 모습이 확연히 늘어났다. 학생들은 자신의 감상을 다른 친구들의 감상과 견주어보고 이해가 어려운 대목들에 대해 서로 질문하는 과정에서 작품에 대한 이해를 넓혀갔다. 책 대화 과정을 거친 후엔 학생들의 질문에는 정교함과 깊이가 더해져 있었다.


    좋은 감상문은 좋은 글감을 길어 올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런 면에서 책 대화는 좋은 글감을 함께 길어 올리는, 아주 멋진 협업 과정이다. 함께 이야기한 만큼 잘 읽을 수 있음을 스스로 깨닫는 것이 책 대화가 주는 가장 큰 효용이다책과 함께하는 대화를 통해 좋은 글감을 찾고 이를 통해 좋은 글쓰기의 경험을 맛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수업을 구상해보았다순도 100%, 진짜 읽기와 쓰기의 경험이 앞으로 계속될 공부의 여정을 진짜로 만드는 힘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수업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단계별 수업 차시 계획

  

  첫 수업 이전, 수업 규칙과 지정 도서, 자체 제작 교재를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하여 공개하였다. 각 평가 문항과 방식, 평가 기준 등은 교재에 모두 수록하여 학기 내내 학생들이 확인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1~3차시에는 지정 도서를 읽고 미리 제공한 독서 일지 양식을 작성하였다. 4차시에는 서평의 글감 생성 활동 평가로 교사가 선공개한 문항에 대해 답변하는 평가 활동을 수행했다. 1~3차시에 작성한 독서일지 3편과 지정 도서를 자료로 활용하여 작성했으며, 답안에 대한 피드백을 7-9차시의 말하기 평가 전후에 서면으로 개별 학생에게 제공하여 최종 서평 쓰기 평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5차시에는 비경쟁 책 대화를 진행했다. 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갈 수 있도록 질문을 구성하고, 학생 상호 질의응답 과정을 통해 감상과 해석의 시야를 넓혀 다양한 글감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6-7차시에는 4-5차시에 나온 이야기들을 기반으로 학급 단위 피드백 수업 및 서평 작성 방법에 대해 수업을 진행했다. 8-9차시의 말하기 평가는 문항의 구성을 마지막 서평 쓰기 평가와 연계하여 학생의 평가 준비 부담을 최소화하려 했으며, 마지막 10차시에 서평 쓰기 활동으로 수업을 마무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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