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코언니 Dec 17. 2024

프레시매니저들은 연차가 없어요?

그럼 나 쉬어야 하는 날은 어떻게 쉬어? ㅠ_ㅠ


오랜만에 돌아와서 쓰는 글.

시간 순서대로 쓰려니까 더 글이 안 써지는 것 같아서 ㅠ_ㅠ

그냥 생각나는 대로 자유롭게 글을 써야겠다.


오늘 풀어보고 싶은 글은 <연차>

직장인들에게는 쉬는 날이 너무나 중요한데,

그럼 프레시매니저들은 특수고용직이라 인건비도 안 받으니

그럼 연차도 없는 거 아냐? 나 개인 사업이니 쉬지 않고 해야 해?

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나 말고도… 분명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 있겠지?)


1. 우선 여기도 주말은 쉰다.

주말 나오시는 분들도 물론 계시지만, 대부분 주말은 쉰다.

나오더라도 토요일까지 나오시는 분들이 거의 대부분.

왜 그런고 하니 영업점에

프레시매니저들 말고도

점장님과 여사원이 근무하고 계시는데,

그분들이 월~토까지 근무를 하신다.

이 분들이 컴플레인도 처리하시고, 제품 발주도 넣으시고 등등등 하시는 게 많다 보니

서로서로 근무일이 맞춰진 것 같다.


2. 그리고 공휴일도 쉰다.

사실 초반엔 나는 공휴일에 나왔었다.

고객들도 평소 루틴대로 받으면 좋을 테니까.


그런데 우선 공휴일엔 고객들도 집에 안 계신다.

괜히 배달했다가 휴일에 놀러들 가시고 다음 날 덩그러니 문고리에 걸려있는 제품을 만나게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내가 그런 적이 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 한 변수가 있었는데,

영업점에 코코들이 차곡차곡 자기 자리에 주차가 되어 있는데,

다들 안 나오는데 내가 출근을 하면 그걸 뚫고 나갈 자신이 없다.

문 가장 근처에 있으면 자유롭게 나갈 수 있겠지만 나의 코코는 가장 안쪽 자리에 주차가 되어 있어서

공휴일에 일을 하려면 모든 코코를 밖에 꺼내서 내 거 꺼내고, 다른 분들 코코를 다시 넣어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그래서 공휴일이거나 내가 하루 정도 일이 있어서 출근을 못 하는 날에는

고객님께 미리 얘기를 하고 전날에 배달을 한다. 수요일에 쉰다면 화요일에 미리!


3. 여기서 가장 궁금해지는 게, 그러면 길게 쉬어야 할 때는?

하루 이틀이야 미리 당겨서 배달하는 게 가능하겠지만,

일주일 넘게 빠져야 하는 경우는 유통기한 이슈가 있어서 그럴 수가 없다.

나도 이렇게 알게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10월에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면서 일주일 일을 쉬어야 했을 때가 있었다.

이런 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점장님께 물어보았더니

‘대배’를 한다고 한다. 정말 쓸데없는 줄임말 같긴 한데….‘대신 배달‘이라 ’대배‘…


내가 배달하는 구역 인근에 계시는 매니저님들이

나의 배달건을 나눠 받아서 배달을 하신다.

나의 경우 3분이 나눠서 일주일 배달 치를 맡아주셨다.

특이사항들이 있어서 못 나오기 전에 미리 내용들을 꼼꼼하게 인수인계를 해야 한다.

아,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배달한 수수료는 물론 배달하셨던 3분이 가져가신다.


반대로 나도 대배를 한 적이 있는데,

매니저님 한 분이 팔이 부러지셔서 한 달을 못 나오셨다.

이때 알게 된 건

‘수수료를 받으니까 뭐 또이또이인 거 아냐?‘라고 생각했었는데

대신 배송하는 건 고마워해야 하고 미안해해야 하는 일이었다.


원래 자기 구역 안에서만 움직이면 되기 때문에 느린 코코라도 감당이 가능했지만,

원래 내 구역이 아닌 곳을 가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일이었다.

한 달 동안 평소에 출근하는 시간에서 1시간이나 더 일찍 출근을 해야 했다.

그리고 내 구역이면 이제 안 보고도 찾아갈 수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곳들을 가야 하고 혹시나 실수를 하게 될까 봐 여러 번 살펴야 하다 보니


이럴 거면 돈 덜 벌고 내 구역만 하는 게 낫겠더라.


결론은, 퇴사하지 않고 길게 일을 빼는 건 가능하지만

다른 분들의 시간을 뺏는 일이다 보니 정말 정말로 어쩔 수 없이 빠지는 경우가 아니면

이런 선택은 하지 않는 게 서로에게 좋다!


4. 이건 좀 스킬이 필요한 거긴 한데,

주기적으로 쉬는 날을 만들고 싶은 여사님이 쓰는 방법!


예를 들어 매일매일 배달건이 있는데

나는 주 3일만 출근을 하고 싶다!

그러면 그냥- 고객님 설득한닼ㅋㅋㅋㅋㅋㅋ


월요일 2개 수요일 2개 금요일 1개 이렇게 받으시는 건 어떨까요 고객님?


어후. 이건 진짜 능수능란하게 고객님을 설득할 수 있는 방법만 쓰는 방법!

내가 지금 구역 인수인계받을 때도 보니까

매일매일 윌 1개씩 드시는 분이었는데, 5일에 한 번씩 5개씩 전달을 하고 계셨더라고.


여하튼 여긴 정말 자신이 쉬고자 한다면!

그리고 평소에 고객님과 관계가 잘 형성만 되어 있다면!

얼만든지 쉬려고 할 때 쉴 수 있는 직업! 캬 좋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