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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se Nov 06. 2021

회계사가 제조회사를 창업하다.

특허대상까지 수상한 빈백제조업체 설립이야기

누구나 가만히 개미들의 움직임을 관찰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멀리서 보면 까만 흐름처럼 보이는 집단의 움직임이지만, 가까이서 가만히 보고 있으면 라인을 벗어나 이탈하거나, 흐름과 벗어나 우회하여 다시 그룹에 합류하는 개미가 있거나, 사람에게 밟히거나, 다른 곤충과 싸움인지 수다인지 모를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면 집단개미에서 벗어나 나는 개개별의 개미의 인생스토리가 궁금해진다.


들여다보면 다 소중한 개개인들의 이야기. 그래서 브런치를 시작했다. 나의 이야기 그리고 당신의 이야기 나는 소중한 개개인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2020년 7월 빈백제조업체를 창업하였다. 창업을 한 이유는 앞서 밝힌바가 있지만, 회사의 창업부터 성장하는 과정까지 필요한 재무의 역할을 상세하게 겪어보고 싶었다.


그럴지라도, 내가 잘할수 있는 사업을 해야했기 때문에, 원단과 디자인이 만나 가구가 되는 매력적인 빈백소파를 만들기로 결심을 했다.


창업을 결심하고 나서,


신박한 어플이나, 플랫폼제작, 또는 번뜩이는 기술의 테크가 아닌 제조업의 창업이라는 점은 여러가지 리스크를 염려하게 한다. 그러나 나는 제조업에 승부를 걸어보고 싶었다. 모든 똑똑한 젊은이들이 몰리는 테크산업에서는 난 게임이 안될것임을 알고있었고 생활가구에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편안함의 혁신을 만들어낼수 있겠다싶었다.


1. 제조원가가 든다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나오는 그야말로 1+1=2가 되는 비지니스다. 제조원가라는 고정비의 부담과 1+1=3이되는 부가가치의 창출이 가능할지가 숙제이다.


2. 협력업체의 역량이 중요하다

제품을 만드는 산업은 제품의 퀄러티가 생명중에 하나다. 만들기만 했는데 퀄러티가 안좋으면 CS만 하다가 끝난다.


3. 마진률의 한계가 있다.

왜냐면 시장에 이미 존재하는 제품군일 경우 소비자의 기대치 마켓가격이 이미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제품의 개선보다는 제품원가를 줄이는게 현실적으로 숙제가 된다.


1,2 는 제조업을 선택했다면 어쩔수 없다지만 3번은 창조적이거나 차별화된 제품으로 개선해볼 승부를 걸어볼수 있을것 같았다.


결국 나는 제조업이지만 시장가격에 끌려가지 않는 방법을 찾아가는 실험적인 사업을 해보기로 결심한다.


차별화된 제품생산에 목숨을 걸다.


2020년 여름부터 6개월이상을 엔지니어와 협업하여 가장 편안한 디자인의 빈백소파를 수도없이 테스트 해보았다. 편안한 빈백이 되기 위해서는 3가지 요소 즉 원단, 디자인 그리고 충전재 이 세박자가 잘 맞아줘야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빈백소파를 왜 사용하는가<-편안하기 때문이다.


편안함은 무엇인가?

주관적인 편안함은 결국 2개로 함축된다.

1) 폭신한 착용감이다.

2) 앉고일어나기 용이함이다.


빈백은 1과2를 동시에 충족할수 없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두가지 빈백을 디자인한다.


1) 폭신한 착용감

빈백소파는 스티로품알갱이같은 충전재를 이용한다.

충전재가 잘 움직이는 물성을 잘 이용하면 스판이 함유된 원단과 목부터 종아리까지 전부를 받쳐주는 디자인으로 균일하게 받쳐주게 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즉 L자 디자인을 통해서, 내몸에 최대한 밀착이 되며 몸구석구석에 맞춰 움직여주는 에어비즈가 포근함을 줄것이다. 또한 L자 디자인을 통해 충전재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많이 담을수 있게 되었다.


물성의 이해하다


그런데, 에어비즈는 중력에 의해 가라앉는데 목부분까지 에어비즈가 자유롭게 떠있게 하는 방법이 고민이었던것이다. 좌석과 등받침을 분리하여 충전재를 채우는 방법도 있겠지만 심플한 디자인이 무너지게 될것이므로 나는 오랫동안 에어비즈를 관찰해보았다. 에어비즈의 가벼운 성질을 통해 정말 작은 내부의 처리를 통해 등부분도 균일하게 에어비즈가 머물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렇게 젤리빈백은 특허를 냈고, 2021년 한국일보주체 우수특허대상 빈백부분 대상을 수상하였다.


생활가구는 작은 변화 하나가 편안함의 혁신을 가져온다. 달나라여행을 연구하는 세상에 누군가는 편안한 하루를 위한 연구를 해야한다.


2) 앉았다 일어나기 용이한 편안함

빈백소파를 판매하면서 앉았다일어나기 편안한 1인용소파지만 착용감이 좋은 빈백소파의 소비자 니즈를 발견하였다. 기존빈백은 스스로 서있지 못하는 이유를 고민하게되었고 결국 원단의 종류에서 답을 찾을수 있었다. 소파와 같은 두툼한 원단을 사용할수도 있겠지만 원단자체가 무거워서 결국 충전재보다도 무거운 커버가 되고 보기에도 부담스러운 형태가 된다. 또한 소파원단은 세척이 어렵지 않은가?

비건 스웨이드 소재, 부드럽고 적당히 두툼하고, 스웨이드소재의 특성상 몸에 맞게 따뜻하게 맞춰주는 포근한 빈백이다. 하지만 비건소재이기 때문에 물세탁이 가능하다는것이 장점이다.


신축성이 없기 때문에 폭신하게 감싸는 빈백은 아니지만 1인용소파처럼 이동이 편리하고 세탁등 관리가 편할뿐아니라 소파보다 폭신해서 착용감이 좋다.


시장에 없는 제품과 기술을 만들고, 특허를 통해 타업체가 카피하는것을 막음으로써 1+1=3이라는 마진률확장을 도전하게 되었다.


그러나 제품력만 갖고 판매가 자동으로 되는건 아니기 때문에 마케팅이나 판매전략과 채널등 시도해볼부분이 많다.


부가가치가 나는 사업이 되기 위해서 제품의 차별말고도 고민해봐야할 부분이 많이 있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그러하듯 가구세상의 데이타가 수집되고 플랫폼이 되는 최종의 목표가 맞는걸까? 어떤식으로 사업시스템을 갖춰야할지가 이 사업의 존속과 함께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회계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이렇게 사업을 하는 동안, 나는 회계나 세무 고민을 할 틈이 없었다. 제품개발, 공장발굴, 생산, 마케팅, CS등 이미 할일이 너무나 많았다. 나는 내가 하면 되지만 대부분 이런 상황에 있는 스타트업들은 최소화 계산만 하게되다보니 내가 놓치고 있는게 있지는 않을까 늘 불안한 마음이 들겠다 싶었다. 어쩜 지금 손실인지 이익인지, 언제까지 버티면 좋을지 언제부터는 반드시 break-even 점을 통과해야하는지. 제발 내옆에 늘 전화나 문자로 상담과 해결을 해주는 회계사가 있어주면 좋겠구나, 회계아웃소싱의 니즈를 나는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회사를 키워 투자자도 찾아야하는 플랜이 있는회사라면 더더욱 회사의 성장을 재무제표에 담고 싶겠구나 하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대표님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계속 써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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