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끼적대는 끼서 Jan 15. 2023

파루를 아시나요

네덜란드 교환학생 D+43, 포르투갈 여행 첫째~둘째날(파루)

2017년 3월 2일 목요일


파루(Faro)는 포르투갈 남부의 작은 도시다. 

지난 포스팅(https://brunch.co.kr/@kkiseo/30)에서 밝혔듯, 우리는 급하게 예매를 하느라 리스본이나 포르투로 가는 비행기가 아닌, 파루라는 처음 들어보는 도시로 가는 비행기를 타게 되었다. 그러나 리스본으로 가기 위한 경유지 정도로만 생각했던 파루에서 우리는 의외의 발견을 하게 된다.




원래 파루에서의 우리의 계획은 다음과 같았다. 3월 1일 밤에 파루에 도착해서 1박을 하고, 다음 날 아침 바로 리스본으로 떠나는 일정이다. 


마스트리히트 역에서 아인트호벤으로 가는 기차 안.  이때 키오스크에서 사먹은 저렴한 초코쿠키의 맛은 잊을 수가 없다.

밤비행기에서 내리니 파루는 이미 한참 늦은 시각이었다. 가게들이 거의 닫아서 우리는 늦은 저녁을 맥도날드에서 해결했다. 내가 여행지에 와서 맥도날드를 가게 될 줄이야...!

아쉬운 감정도 잠시. 포르투갈 맥도날드의 맥플러리는 세상 맛있었다!!! 저때 먹은 건 스니커즈 맛이었는데, 나랑 지은이는 매우 감동해서 만족스럽게 숙소로 돌아갈 수 있었다. 다만 네덜란드의 두꺼운 프리츠를 먹다 보니 맥도날드의 가냘픈 감자튀김이 매우 이상하게 느껴졌다. 

다행히 숙소는 깔끔했다. 스페인에서는 호스텔 대부분이 까슬까슬하고 베드버그가 살 것만 같은 침대시트여서 기겁을 했는데, 여기는 포근하고 매끈한 호텔 시트여서 만족스러웠다. 스테이 호스텔은 알고 보니 포르투갈 여러 곳에 체인점이 있는 호스텔이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좋아서 우리는 무척 만족했다. 이곳의 TV는 놀랍게도 LG였는데, 새삼스레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로 많이 진출하긴 했구나 싶었다. 여기까지 와서 한국 브랜드를 보게 되다니!




다음날 아침, 우리는 떠날 채비를 마친 후 아침을 먹기 위해 잠시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아침에 본 파루의 모습이 생각외로 너무나 아름다워서 우리는 넋 놓고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저녁에 볼 땐 잘 몰랐는데, 아침에 보니 파루는 정말 평화롭고 예쁜 휴양지였다.
이때는 필터캠 열풍이 불던 시절이라 이런 사진밖에 안 남아있긴 한데, 육안으로 봤을때도 새파란 바다와 하늘이 참 예뻤다.


우리는 적당한 가게를 찾아서 가볍게 아침을 먹었다. 따사롭게 햇살이 비치는 야외 카페에서 한가롭게 아침을 먹고 있으니 정말 영화속의 한 장면에 들어온 것만 같았다. 슬프게도 이 뒤의 일정은 대부분 비가 내려서 날씨가 우중충했지만, 이 날 포르투갈이 얼마나 아름다운 나라인지 느낄 수 있었다. 요즘 들어 나중에 나이가 들면 마스트리히트같은 시골 도시에서 한적하게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고 있는데, 이번 여행을 하며 파루도 참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포르투갈은 물가도 싸니 더 좋은 것 같기도.


아침을 먹고 나서 우리는 파루를 좀더 구경했다. 나와 지은이는 이번 여행에서 한복을 본격적으로 개시하기로 했다. 사실 처음에는 한복 입고 유럽여행을 하는 게 좀 관종처럼 보일까봐 살짝 걱정했는데, 사람들은 의외로 신경쓰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엄마가 만든 한복인 만큼 엄마에게 예쁜 사진들을 많이 보내 주고 싶었는데 오늘 날씨가 좋아서 다행이었다!

그나저나 아래 사진스팟에서 나와 지은이가 사진을 찍고 있으니 주변 관광객들이 그제서야 옆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기 시작했다. 여행할수록 느끼는 건 한국인들은 사진을 정말 잘 찍는다. 돌아다니다 보면 여행지의 예쁜 포토스팟마다 한국인들이 귀신같이 알고 사진을 찍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파루에서 짧지만 행복했던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버스 스테이션으로 가서 리스본행 EVA 버스를 탔다. 학생 할인을 받아서 16유로에 표를 살 수 있었다. 역시 유럽 학생증은 짱이다.


리스본에서의 본격적인 일정은 다음 포스팅에 이어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