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끼적대는 끼서 May 20. 2024

그냥 날씨가 좋아서 나들이

네덜란드 교환학생 D+65, 67

보통 일기를 쓰다 보면 적당한 제목이 섬광처럼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데, 도저히 떠오르는 게 없는 날들이 있다. 별다른 사건이 없는 날들이 그렇다. 그래도 그런 날의 소소하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기록하고 싶어서 몇 자 적어 봤다. 말 그대로 그냥, 날씨가 좋길래 지은이랑 나들이 다녀온 날들이다.

그럼 지금부터 마스트리히트 한량들의 한가한 하루를 소개하겠다.




2017년 3월 24일 금요일


오늘은 금요일! 마켓에 금요일 장이 서는 날이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아이스크림 트럭을 어떻게 지나치겠는가. 우리는 냉큼 젤라또를 하나씩 사 먹었다. 햇볕은 따스하고, 나른함을 살짝 깨워 주는 달콤한 아이스크림은 시원했다. 벌써 행복감이 몸을 가득 채우는 게 느껴졌다.


그대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마스 강가를 향해 걸었다. 역시 날씨가 좋으니 다들 마켓 테라스랑 강가에 나와서 햇볕을 만끽하고 있었다. 물론 우리도 그 중 하나였다. 여기서 햇볕이 이렇게 내리쬐는 날이 얼마나 귀한데!



우리는 강변의 낮은 담벼락에 앉아 수다를 떨다가 나른하게 밀려오는 졸음을 만끽했다.


이대로 잠들고 싶어~


애초에 느지막이 집을 나섰기 때문에 실컷 동네 구경을 하다가 엠빌딩에 돌아올 때 즈음에는 해가 중천에서 내려와 있었다. 아래 사진은 엠빌딩으로 가는 길인데, 날씨가 좋으면 이렇게 참 예쁘다.



우리 방 창밖으로 보이는 해 지는 풍경. 항상 보는 풍경이지만 늘 다르다.



오늘 저녁은 지은이 시험이 끝난 것을 기념하는 연어 스테이크 덮밥이었다ㅎㅎㅎ 브로콜리는 뚜이의 협찬으로~ 원래는 사케동 하려고 했는데 장 보러 갔을 때 생연어는 뭔가 위험할 것 같아서 다시 내려놓았다. 언젠가 도전해야지.




그리고 그냥 끝내기 전에 생각나서 끼워넣는, 얼마전에 만든 녹차라떼!

저번에 동방행에서 사온 말차라떼를 또 먹으려다가 괜히 카페 음료처럼 만들어 먹고 싶어서 생크림을 올리고, 거기에 현교 생일파티때 샀던 장식까지 올려봤다ㅋㅋㅋㅋ 큰 머그에 담았으면 더 그럴듯했을텐데, 우리층 애들이 머그를 다 어디다 숨겼는지 코빼기도 찾을 수가 없어서 별수없이 그냥 유리잔에...ㅠ 다음번에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사게 되면 한 스쿱 떠서 올려도 맛있을 것 같다.




2017년 3월 26일 일요일


오늘은 디자이너 제품을 판다는 Mini Market이 열린다는 소식을 입수하고 외출에 나섰다.

그치만 막상 가보니 딱히 우리가 살건 없었기에 그냥 슥 둘러보고 나왔다.

아, 이런게 미니 마켓이구나, 하는 걸 알게 된 걸로 만족...ㅎ...


오늘도 거짓말처럼 날씨가 좋아서 그냥 들어가기가 너무 아쉬웠다. 사실 오늘의 진짜 목적은 적당한 카페에서 과제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야심차게 노트북도 매고 나왔다구~

하지만 배가 고프니 일단 프리츠 하나만 먹구 시작하자! 싶어서 근처 프리츠 가게로 들어갔다.

역시 프리츠에는 스페셜 소스가 제일 맛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가 직접 만들 수 있을 것 같다ㅋㅋㅋㅋ 데리야끼소스+마요네즈+양파 다진거면 될 것 같기도...?


배를 채웠으니 당연히 후식도 먹었다ㅋㅋㅋㅋㅋㅋ치즈케이크로 유명하다는 성당 서점 안의 coffee lovers로 가서 카라멜 치즈케이크와 애플타르트를 먹었다ㅎㅎ 이쯤 되니 오늘 밖에서 공부는 글렀다 싶어서 그냥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오늘도 예쁜 디즈니 성! 오늘은 그 성의 실체에 대해 실마리를 얻게 되는데...


 놀랍게도 이 성은 주거공간인 것 같았다!!! 옆에서 보니 작은 놀이터와...창문 너머로 보이는 텔레비전을 보는 어린이들의 모습에 우리는 경악했다...! 


마스에도 핀 벚꽃. 한국보다 여기가 훨씬 봄봄해서 신기했다.


이 길에 벚꽃이 만개하면 꼭 사진을 찍으리라 다짐했다ㅎㅎㅎ




저녁은 현교맘이 해준 떡갈비콘브로콜리볶음밥! 그리고 우리가 동방행에서 사온 동그랑땡~ 이렇게 또 아무것도 하지 않는 평화로운 하루가 지나간다.

매거진의 이전글 다시, 집으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