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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귤 Oct 13. 2021

King of the World

song by Weezer

2016년 초 White 앨범의 발매를 알리며 함께 공개한 트랙이다. 그리고 듣다 보면 트랙 하나하나가 다 알찬 음반에서 왜 이 곡이 첫 티저로 선정되었는지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디스토션 먹인 짜릿한 기타 톤은 시원하다 못해 카랑카랑하게 들리고, 데뷔작의 엔딩곡 “Only in Dreams”의 베이스 라인을 쾌활하게 리어레인지한 리프는 신나는 에너지를 전방위로 뿜어낸다. 배배 꼬지 않은 전개도 강점이다. 강렬하게 시선을 끄는 인트로부터 귀를 단번에 사로잡는 중독적인 훅, 잠시 숨 돌리는 브릿지를 거쳐 노래를 멋지게 마무리하는 마지막 후렴까지 기승전결이 참 탄탄하다. 그리고 곧 오오오-오 하는 코러스를 어느새 따라서 흥얼거리게 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노래의 힘은 이 뛰어난 멜로디에만 국한되지 않고, 리버스 쿼모 치고는 상당히 진지한 가사로도 이어진다. 비극이 끊이지 않는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아내를 향한 러브 송에서 그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도 열정적으로 들린다. “내가 세상의 왕이 된다면, 당신은 (울고 싶지 않은 이상) 눈물 한 방울 흘릴 일 없을 것이고, 우리는 그레이하운드(버스)를 타고 함께 갈라파고스를 누비고, 그렇게 여생을 그곳에서 즐기고…” 그저 철없는 공상이 아닌, 순수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로맨틱한 고백이다. Genius에서는 리버스의 가사에 쿄코가 주석을 달아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좋은 예술은 해석의 기회가 열려있는 경우겠지만, 때로 이렇게 둘의 진실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닫힌 해석도 충분한 감동이 된다.


(원 게시일: 21.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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