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g by Weezer
Van Weezer는 80년대 헤어 메탈 만큼이나 본인들의 음악에 대한 패러디로 이뤄져 있는데, 그 중에서 “All the Good Ones”는 그들의 최대 히트 싱글인 “Beverly Hills”를 연상시킨다. 쿵-쿵-짝하는 비트와 간단하게 반복되는 코드 연주만 봐도 확실하다. 앨범 발매와 함께 이 노래를 열심히 홍보하는 밴드의 모습에서는 16년 전의 라디오 히트를 다시 한번 노리려는 계획이 보인다. 다행인 것은 이 2021년 버전은 그 노래만큼 지루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물론 다소 애매한 속도감과 되풀이되는 후렴 때문에 빨리 물리는 감은 있지만, 벌스에서는 잠시 기타를 빼고 베이스만을 집어넣는 것이나 곳곳을 꾸며주는 리드 기타의 리프, 그리고 후반부 현란한 태핑 연주가 노래에 미약하게나마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All of the good ones are gone”이라 거듭 외치는 후렴의 구절 때문에 노래는 EWBAitE 앨범의 “Eulogy for a Rock Band”처럼 지나간 전설적인 밴드들을 추억하는 곡인가도 싶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작은 가게에서 아이스티를 사는 여자를 보고 첫눈에 푹 빠져 헤롱대는 남자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좋은 것들이 다 사라지고 있는 와중에 너 같은 (좋은) 사람은 대체 어디서 온 거냐고 묻는 것이 후렴의 정체다. 사실 역대 디스코그래피를 생각해 보면 위저 가사에 뭐 그렇게 대단한 기대를 품고 있는 것이 애초에 잘못된 것이다. 마음 비워두고 있다가 가끔 그럴싸한 가사를 보고 놀라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이 노래도 그렇다.
(원 게시일: 21.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