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생각한다.
블랙핑크가 알려준 연습생과 계약직의 공통점
보이밴드나 걸그룹에 관심이 전혀 없는 편인데 트레일러를 보니 그들이 연습생에서 데뷔를 하기까지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보여주는 내용인 것 같아서 보다 보니 끝까지 보게 되었다. 블랙핑크가 인기가 많은 이유는 일반 걸그룹이 가지는 귀엽고 섹시한 것을 넘어서 그 위에 강인하고 독립적인 여성그룹으로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쿼라에 따르면 61%의 블핑팬이 여성이라는데 그게 아마 그런 것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역시 우습게도 이 블랙핑크의 다큐를 보면서 그들의 연습생의 시간이 마치 나의 계약직의 시간과도 비슷하게 느껴졌다. 구글에서 초반 1년 반을 계약직으로 있었을 때 나에게는 목표가 있었다.
정규직이 되면 좋겠지만 그 결과는 하늘에 달린 것 같다. 만에 하나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도 그 결과에 연연하지 않도록 있는 동안만큼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것이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이 안 하고 후회하는 거다. 포스트에 “후회가 남지 않는 최선을 다하는 하루"라고 쓰여 있는 것을 읽으며 출근준비를 했다. 꿈에서도 일을 해서 자고 일어나면 내가 잤는지 계속 일을 했는지 헷갈릴 정도가 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은 두려움에서 그랬다. 지금 생각해 보니 두려움만큼 큰 동기부여는 없는 것도 같다.
블랙핑크 연습생 시절을 보니 계약직의 공통점이 있더라.
첫째, 하나만 생각한다.
나는 매일 아침 윌스미스의 words of wisdom을 듣는다. 거기에서 그는 이렇게 말한다.
There's no reason to have a plan B because it distracts from plan A. (Will Smith)
블핑이 연습생 기간 동안 내가 가수가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하고 생각하며 방황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었을까? 나는 계약직 기간 동안 내가 만약 정규직이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그 뒤에 뭘 할지의 차선책을 생각하는데 시간을 전혀 쓰지 않았다. 시간이 우선 없었고 그것은 그렇게 되고 나서 생각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주어진 나의 하루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작디 작은 소소한 성공들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는 그때 하루하루가 인터뷰, 테스트 또는 면접이라고 생각했다. 오늘 주어진 이 하루가 나를, 내 실력을 입증하고 주위의 사람들 하나하나가 이를 가지고 판단을 한다고 생각했다. 매일이 시험인 일상이었다. 블랙핑크도 오디션 같은 시험, 테스트가 정규적으로 계속 있고 그것에서 선택이 되어야 데뷔를 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그들에게 하루하루가 중요해 보였다. 나도 이메일 하나를 어떻게 쓸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응대하는지가 모든 것이 면접과정 같았다. 항상 성공할 수는 없지만 그것에 연연하지 않고 거기서 배우고 나아가는 것도 능력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작은 성공을 만들어 가야만 한다.
세 번째, 사람사람사람
성공의 마지막은 사람이다. 실력은 기본이고 결국 평판이고 내 일에 대한 모든 사람의 의견이 중요하다. 이 모든 것들이 취합되어 결정이 나는 것이지 한 사람 (직급이 높거나 낮거나 전혀 상관없이)의 판단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블랙핑크의 성과도 한 사람의 평가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들의 성공에 또한 많은 사람들의 기여와 노력이 있었을 것이다. 성공하고 싶다면 사실 실력은 어찌 보면 둘째, 사람을 우선시해야 한다. 세상에 덜 중요하고 더 중요한 사람이란 없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세상에서 제일 바보 같은 생각이라고 단언한다. 구글 이전에 나의 첫 직장에서도 나는 계약직이었다. 하도 계약직만 해서 나는 맨날 계약직인가 하면서 코미디 같은 상황에 웃었지만 그 웃음의 뒤에는 항상 큰 감사함이 있었다. 내가 어딜 가서 이런 회사에 들어와 보나 이런 사람들과 일해보나 하는 생각에서였다. 당신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던 후회가 남지 않고 매일 배우는 것이 있는 것이 있다면 이미 세상은 당신 것이다. 너의 가능성은 무한하다. 오늘은 그 과정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