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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alawinter Aug 19. 2023

나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방법

영어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아일랜드에 살면서도 달라지지 않는 나의 사고는

바로 어떻게 하면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치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지 모색하는 방법이다.

여기엔 치명적인 함정이 숨겨져 있다.



바로 끝내버리려는 마음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끝내고 싶어도 그렇지 못하고, 끝낼 능력도 없는 것을 알면서도 기어코 마스터 하겠다는 욕심은 결국 화를

불러일으키고 만다.


모국어를 예로 들어보면, 독서를 하면서 느끼는 사고의확장과 드라마 명대사를 통해 받는 언어의 위로는

내 존재가 끝을 다할 때까지 함께하는 부분으로 의심의여지가 없다.


이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다시금 내 마음속엔 이 언어

(영어)를 기꺼이 끝내고 말겠다는 욕심과 조급함이 나도 모르게 자꾸 주입되곤 한다.

그동안 나를 너무 괴롭혀서 끝까지 동반할 의지를 상실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방법을 수도 없이 찾아보고 바꾸어도 보고 심지어는 지금 영어권에서 살기도 하지만 결국 내가 찾은 유일한 한 가지는 동기부여를 주는 ‘재미’와 그것을 유지하게 만드는 ‘지속가능한 ‘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훨씬 더 중요한 방법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깨우침은 꾸준히 인내하고 노력한 자에게 주어진다는교과서적인 말보다, 어느 날 갑자기 깨닫게 되는 것을 꿈꾸던 내게 그 방식대로 주어졌다.


언제나 내리는 비에 마음도 처지고 입맛은 사라지고

점점 영어에 대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할 무렵,

시름시름 아프기 시작한 것이다.



몸이 아프면 그 날 밤은 유독 깊고 짙게 느껴젔다.



아일랜드에 가져오기 가장 잘했다고 생각되는 물품인 전기장판의 온도를 높이고, 뒤척여보지만 몸이 나아지지 않았다. 이불속에서 들었던 생각은 내 몸이 아프면 마음은 슬퍼지고 과거의 회한과 짙어지는 향수 사이로 점차 사그라지는 의지의 불길만이 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정한 규칙이 바로 잘 먹고, 잘 자고, 절제하고

and 운동하기이다.







1. 잘 자기

한국에선 불면증이 있었다. 전날 늦게까진 이어지는 자리와 다음날  새벽 일찍 일어나야 하는 vicious circle(악순환)의 연속과 검은 고독의 말할 수 없는 초조함은 잠을 이루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정말 심각하게 고민하며 침구류도 바꾸어보고 ASMR을 들어봐도 소용없었다.

그런데 아일랜드에 와선 다행히 그 친구와 이별했다.

하루종일 외국어만 보고 듣고 말하고 쓰다 보면 뇌가 이미 한계치를 넘어서인지 숙면을 취하게 만들었다.







2. 잘 먹기

한국에서 다섯 형제들 집이 문을 열어 Hot(핫)하다는 기사를 보고, 언제나 한산한 더블린 지점을 찾아갔다. 그동안 몇 번가서 햄버거만 먹었는데, 어린 동생이 거기는 감자튀김이 정말 맛있다고 추천해 줘서 이번엔 감튀를 먹기 위해서 갔다.

사실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실망했다.

왜 실망했을까?


답은 아일랜드에 있었다. 난 놀랍게도 하루도 빠짐없이매끼니마다 감자를 먹고 있는 것이었다ㅠㅠ

학교 식당에서 감자가 빠지는 일은 단 한번도 없었다. 아니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아일랜드 감자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다.

Queen potatoes, Rooster Irish, Kerry Blue, MarisPiper, Rosetta, Irish Cobbler, Burbank and Baby potatoes 등이 있는데, 동네 마트에만 가도 여러 종류의 감자가 항시 준비되어 있다.


솔직하게 감자맛이 다 거기서 거기겠지만, 나도 모르게싱싱한 감자들만 주식으로 먹고 있다 보니 다섯 형제들집 감튀가 특별해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


더 암울한 사실은 바다에 둘러싸여 있는 섬이지만 가장맛있는 해산물 요리가 Fish&Chips라는 사실이다.


그래도 영국에선 오징어라도 보았지만 아일랜드에 선연어, 대구, 새우 정도가 가장 보편적이다.

재밌는 사실은 더블린에서 잡는 새우는 프랑스로 수출하고, 여기선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새우는 태국에서 수입한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고깃값이 많이 저렴하기에, 기숙사주방을 사용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소고기를 사게 된다.







3. 절제하기

첫째도 술, 둘째도 술이다. K-Pop의 영향으로 아일랜드에서도 한인 식당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런데 소주 한 병에 22,000원(15유로)이다.

이 가격에 새벽에 떨어진 진짜 이슬이나 한가하게 첫 마음을 회상할 순 없어서 다른 주류에 눈을 돌리게 된다.



Jameson Distillery Bow St.


대중적인 스코틀랜드의 ‘Whisky’와는 다르게 아일랜드 위스키는 표기부터 ’Whisk(e) y’로 달리하며 보리를 사용하여 부드러운 과일향이 특징이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아이리쉬 위스키에 대한 자부심이 있지만, Islay의 피트향을 좋아하는 나로선 동의할 수 없다.


또한, 아일랜드는 EU회원국이어서 프랑스, 스페인과 이태리에서 품질 좋은 와인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일랜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술은Guiness(기네스) 맥주이다.  

어느 Pup(펍)을 가더라도 1번 선택은 기네스이다.



날마다 유혹은 저녁시간에 찾아온다.  
어느 보통의 날에 기념할 일을 생각하고,
축하할 이유를 찾는 것에 점차 익숙해져 갔다.


물론 한잔의 술은 수줍은 마음에 불을 지펴 긴 시간을 영어로 소통하게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다음 날 그만큼수업에서 사경을 헤맬 가능성도 동시에 올라가는 단점이 있다.






4. 운동하기

아일랜드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단연코 ‘자연’이다. Cliffs of Moher(모허절벽)를 비롯해 너무나도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둘러싸여 있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다

수도인 더블린에도 피닉스공원을 비롯해 많은 녹지대와 공원이 곳곳에 있어, 지친 삶을 환기하고 여유를 가져다준다.


Pontifical university st patrick's college maynooth


그래서 시도 때도 없이 내리는 비를 제외하곤 걷기와 조깅에 최적인 환경이다.  

내게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점심 먹고 Insulin spike(혈당상승; 슬프게도 감자는 GI지수가 높은 음식이다)을 막기 위해 캠퍼스와 공원을 산책하며 러닝 하는 시간이다.


러닝을 하다 산소 부채가 생겨 숨이 차게 될 때, 주위에서 산소를 뿜어내는 나무들은 상쾌함과 동시에 세로토닌 수치를 올려주는 근원이 된다.







영어를 잘한다는 건 매력적인 수단이자 나의 가치를

한 단계 높이는 방법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 자체를 최상위 목표로 설정하는 실수를 저지르면 삶의 중요한 본질과 가치를 상실할 수도 있게 된다.


그래서 영어공부를 잘하는 비결은  나를 가장 사랑하는방법과 동일선상에 있다.

건강한 체력은 Default value(초기상태)로 돌아가는 잠을 잘 자고 양질의 음식을 먹으며, 술을 비롯한 유혹을 절제하고 운동하는 것을 바탕으로 한다.


이 건강한 심신을 바탕으로 오늘을 버티고 내일도 인내하다 보면  한 단계 도약하는 순간이 오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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