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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alawinter Aug 26. 2023

The Land of Shining Rainbow

아일랜드에 정착하고 구글맵의 도움 없이 다니게 될 즈음 한국에서 친구들이 다녀갔다. 덕분에 아일랜드 전역을 여행하고 혼자선 절대 가지 않을 현지 맛집을 찾아다녔다. 매일 먹는 음식이 감자인지라, 그 돈이면 평소에 잘 못 먹는 한식을 비롯해 아시안 음식 또는 마라탕을 먹기 때문이다.


Dublin(더블린) 국제공항은 도심에서 매우 가까운 편이다. 친구들 덕분에 공항은 더블린 도심 다음으로 많이 가는 곳이 되어버렸다. 어느 날 2주 가까이 나랑 같은 기숙사에서 지내고 돌아간 베프 친구와 통화를 했다


그 친구는 아일랜드에 있는 나를 부러워했고,

반대로 나는 한국에 있는 그 친구를 부러워했다.


무지개 너머 파랑새가 없다는 걸 알았지만
인간의 본성은
그 파랑새를 쫓도록 설정되어 있나 보다.


그 친구가 여기 아일랜드를 부러워하는 그 무언가를 내가 알고 있지 못한다면, 여기서 보내는 시간의 유의미성을 끝내 알아차리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주에 걸쳐서 빛나고 어두운 무지개의 양면을 가진 아일랜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누군가가 나에게 좋은 소식이 있고, 나쁜 소식이 있다고 말한다면, 언제나 나쁜 소식부터 듣고 난 이후에  좋은 소식을 듣는 편이었다.

그런데 언제가부터 나쁜 소식에 마음을 빼앗겨, 좋은 소식은 잘 들리지 않는 걸 발견했다. 또는 나쁜 소식에 마음이 더 실려 좋은 소식이 그다지 좋지 않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이번엔 좋은 이야기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참고로 원래는 열개의 이유를 쓰고 싶었으나, 아무리 관찰하고 또 생각해 봐도 열 가지는 무리였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일곱 가지 계명’을 좋아해서 일곱으로 정한 것이 아님을 미리 밝혀 둔다.>







1. Weather


아일랜드엔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는 곳이 거의(98%) 없다. 사실 난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

가장 더운 6월의 날씨도 25도 이상 올라가진 않았다.

미리 걱정이 돼서 가전마트에서 선풍기를 구입해 사용했지만, 놀랍게도 7월부턴 시원해졌다.

정확히 말하면 하루에 사계절을 체험할 수 있었다.

친구를 배웅하러 새벽에 공항에 갈 땐 패딩을 입었고, 돌아와선 반팔을 입었다. 한국의 더위와는 차원이 다른선선한 날씨이지만 거기까지이다.


아일랜드에 와서 작고 소소한 것에 감사하게 되는 것이날씨였던 것 같다. 그 이유는 다음 주에 쓸 어두운 무지개의 나라 아일랜드 편 1번에 이어서 갈 예정이다.



2. Nature


아일랜드는 첫째도 자연이고, 둘째도 자연이다.


아침엔 새들의 노랫소리로 눈을 뜨게 되고,

산책을 하면 바람을 통해 나무의 속삭임을 듣게 된다.

사실 다른 유럽에 비해 볼거리가 없다.

성당도 박물관도 유적지도 크게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

수도 더블린도 마음만 먹으면 이틀이면 충분하다.



Cliffs of Moher 엽서 스캔


대신 자연이 있다. Cliffs of Moher(모허절벽), 주상절리로 화려한 북아일랜드의 Giant's causeway, Aran islands(아란 섬제도), Connemara 국립공원과 더블린 근처엔 Wicklow Mountains 국립공원이 있다 투어를 이용해서 다녀오는 것도 좋지만, 한 곳에 머물러 천천히 트래킹 하는 것도 매우 좋았다.



Dark Hedges 북아일랜드 관광청

Game of Thrones(왕좌의 게임)을 좋아하는 나로선 House of Stark(스타크 가문)의 Winterfell(윈터펠)의 촬영지 대부분이 북아일랜드일 정도로 자연은 아름답다.


Temple Bar(템플바)와 Grafton ST.(그라프턴 거리)가 있는 더블린도 좋지만, 개인적으론 Howth(호스), Dalkey(달키), Bray(브레이) 그리고 Greystone(그레이스톤)처럼 언제나 근처에 바다가 있어서 원하면 1시간 이내로 바다멍을 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행복하다.


건너편 영국을 바라보며, 잔잔한 파도소리와 함께 하림의 ‘아일랜드에서‘ 노래를 들으면, 이 시간이 매우 소중하고 지금 여기 내가 있음에 감사함을 간직하게 된다.



3. Music


아일랜드에서 음악은 언제나 함께하는 일상이다.

영화 ‘Once’에 나오는 Gafton(그라프턴) 거리엔 늘 버스킹이 곳곳에서 이어진다.

그래서 그라프턴 거리를 지날 때에는 잠시 이어폰을 집어넣고 그들의 노래에 귀를 기울인다.


Grafton St.


이미 난 Allie Sherlock과 Dessavanuci의 팬으로,

멀리서 들려오는 그들의 노래는 행복을 가져다준다.

사실 버스커들의 성지는 Galway(골웨이)이며, 이 도시는 그냥 자체가 버스킹으로 이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아니다.



Galway


뿐만 아니라 대형 밴드들의 콘서트와 페스티벌, 축제도계속해서 이어진다.

지난번에 Malahide로 Sting Concert를 다녀왔고, 내일은 Tiësto 다음 날은 Oasis의 Noel Gallagher의 공연이 이어진다. 그리고 대망의 Coldplay는 2024년에 온다.


Temple Bar

동네 근처 Pup(펍)에만 가더라도 오후 7시 이후면 밴드의 노랫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다. 맥주 한잔 마시며 음악을 들으면 스쳐 지나간 인연에 잠시 생각이 머물곤한다.






4. Relaxed atmosphere


나라 전체가 녹지대로 둘러싸여 있어 햇살이 비추는 오후면 어김없이 잔디에 뒹구는 연인과 누워서 책 보는 사람들이 많다.

쯔쯔가무시나 유행성 출혈열이 무서워 시도해 보지는 않았지만, 현지인들은 잘도 잔디에서 뒹굴고 사랑을 나눈다. 잔디에 누워서 책을 볼까 하는 로맨틱한 생각에 잠시 사로잡혔지만, 왠지 그날 밤 저녁에 가렵거나 피부가 부어오른다면 너무 속상할게 분명하기에 쿨하게 접었다.


아일랜드는 덥지도 않고 공원과 거리가 잘 갖추어져 있기에 걷기를 좋아하는 나로선 최고의 여건이다.

게다가 목이 마를 때쯤이면 어김없이 펍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 호프에선 왠지 혼자 맥주 마시면 사연 있어 보이지만, 아일랜드에선 전혀 그럴 일이 없다. 너무 편하게 음악 들으며 맥주 한잔에 시간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다.



5. No racism & No gun problem


아직까지 학교에서도 그리고 생활하는 곳에서 언어적 어려움을 제외하곤 큰 차별을 느끼진 못했다. 1인당 GDP 전 세계 2위인 Celtic Tiger 아일랜드는 영국의 Brexit(브렉시트) 이후에 더 빛을 발하고 있다.


EU 국가 중 유일한 영어권이어서 북미지역을 비롯한 전세계에서 유럽을 상대로 아일랜드를 Base(기지)로 삼는 경우가 많기에 세계 각국의 기업과 인종이 모여 있는 나라이다.

지나치게 낮은 세금으로 EU의 경고를 받으면서까지 기업을 유치하고자 하는 노력은 지금의 아일랜드를 있게 만들었고, IMF를 극복한 국민성은 그 저력을 뒷받침한다.  또한 모든 차별을 금지하는 무지개 깃발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며, 총기사용이 제한되고 규제가 적용되는 나라이기에 마음 놓고 산책할 수 있다.



6. Kindness


아일랜드 국민들은 서로 인사성이 너무 밝다.

버스에 탈 때도 내릴 때도 인사를 한다. 이들의 인사가 Thanks a Million(백만 번 감사합니다)인데 너무 과하다고 생각되면서도 따라서 한다^^*


Excuse me(실례합니다)보다는 Sorry(미안합니다)를사용하고, 처음 인사는 주로 How are you? 친한 사이이면 What’s the craic(별일 없지?) 정도의 인사이다.

다만 후자의 인사는 같은 발음으로 Crack(속어로 코카인)을 의미하기에 미국에선 굉장히 조심스럽게 사용해야 한다.

또한 레스토랑에서 밥을 주문하면 식사 중간에 음식이 입에 잘 맞는지 어떤지 체크를 하고 간다.

아직까진 다 괜찮아서 별문제 없었지만, 별로라고 하면어떻게 대응해 줄지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문득 궁금해지긴 하다.



7. A Reasonable price


기본적인 먹거리가 한국에 비해 저렴하다. 특히 소고기는 많이 저렴하기에 고기를 먹는 날이면 주로 소고기를먹는다.

Ribeye(등심)의 경우 브랜드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450g에 10유로(14,000원) 정도이니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양고기, 돼지고기보단 소고기를 먹게 된다.

마트 역시도 Tesco를 비롯해 Dunnes store, Aldi 등이 주력상품을 잘 배치해 놓고 있고 할인도 자주 하는 편이다.

가장 애용하고 즐겨 먹는 샐러드는 1유로(1,400원), 아주 착한 가격에 다양한 구성과 먹기 좋게 차려져 있다.

문제는 고추장, 간장, 굴소스 등의 양념인데 이것도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정 힘들면 더블린 한인마트에 가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차근차근 적다 보니 내가 있는 이곳이 그렇게 힘든 곳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늘 “현재 내가 있는 이곳이 가장 좋은 곳이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을 누려야 하는데 사람의 마음은 마냥 그렇지 않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 글을 쓰면서도 곁눈으로 노트북에서 나오는 한강 실시간 영상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처서가 지났지만 아직도 무더위가 남아 있는 대한민국에 어서 선선한 가을바람과 옷을 달리 입는 산들의절경이 다가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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