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가 간 청소년교류 일본 파견 ②: 지방 소멸에 대처하는 법
일본 파견 활동이 끝난 지도 어언 한 달. 좋아하는 일본 배우인 카와구치 하루나가 출연한 <하야부사 소방단>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있는데 다시금 일본 파견의 추억이 떠오른다. 주인공 두 명이 지방으로 이주한 후에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을 담은 내용이기 때문이다. 일본 파견 첫 번째 글의 주제였던 '방재'에 이어 오늘은 도야마에서 '지방 활성화'에 대해 배운 내용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도야마현에 가기 전, 파견 2일 차에 도쿄에서 지방 이주를 지원하는 npo 후루사토 센터를 방문했다.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 세대'인 이사장님도 만나 뵐 수 있었다.
한 시간가량 지방 이주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현재 시즈오카현이 이주를 고려하는 지역으로 가장 인기가 많다는 것이었다. 도쿄와 가깝고 바다도, 산도 있기에 편리함은 유지한 채 조용함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한 코로나 이후 늘어난 재택근무 또한 지방 이주를 선택하는 요인이 되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배웠다. 또한 대마도에서 직접 일하면서 느꼈던 경험담을 말해주셨었는데 지금 보는 드라마에 비슷한 에피소드가 나와서 신기했다.
또 센터 안에는 지역 별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부스가 설치되어 있어서 도야마현 부스에서 물을 받기도 하고, 이와테현 부스에서 오타니의 신문 스크랩과 유니폼을 보기도 했다. 되는 대로 빨리 효고현에 가보고 싶었기 때문에 효고현 부스를 혼자 기웃거렸는데 마스코트가 그려진 귀여운 수첩을 주시기도 했다. 부스 별로 그 지역만의 특색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몇 년 전, '서울공화국'이라는 단어를 접한 이후로 서울 중심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어떤 포인트에서 그렇게 느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당시 센터 방문 후 내가 지방에 대해서 생각보다 모르고 있었다고 느꼈다. 그래서일까 먼저 다른 지방에 가기 전에 센터에서 지방 복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갈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도야마현은 도쿄역에서 신칸센을 타고 두 시간 정도에 위치해 있다. 이곳에서 둘째 날 오전에는 '도야마시의 SDGs 활동'에 대해 강연을 듣고, 오후에 '환경, 지역 활성화, 산업과 제조업'을 테마로 세 가지 강연을 들었다. 그중에서도 나한테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도야마시의 SDGs 강연'이었다.
SDGs는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의미하고, 세계 유엔회원국들이 2030년까지 달성하기로 합의한 17가지 목표이다. 도야마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SDGs 활동에 대해 소개를 해주신 후, 마지막에 '지속가능한 도시 및 거주지 조성'이라는 11번 목표에 중점을 두면 다른 목표와도 연결될 수 있다고 말해주신 점이 기억에 남았다.
처음 도야마역에 도착했을 때 트램을 봤던 게 신기했기 때문일까 도야마시의 SDGs 활동 중에서도 '교통'에 노력하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도야마시는 교통망을 확충해서 인프라가 있는 곳에 시민들을 살게 하는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그것이 'compact city'이다. 남쪽트램의 노선을 순환선으로 변경하고, 남쪽과 북쪽의 라이트레일 합치며 교통을 개선했다. 이렇듯 도야마시는 트램으로 경제와 사회를 연결해서 가장 인정받았지만 여전히 42% 정도만 구축한 교통망 근처에 살고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설명해 주셨다. 여전히 나머지 58%의 교외에 사는 사람들은 불편함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또한 인구 감소와 기사 고령화 등의 이유로 자동 운전 버스, AI로 실시간 배차 시간과 루트를 바꿔서 고령자가 이용하기 쉽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공기관 버스까지 교통 측면에서 실험 중인 부분도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루트를 변경해 주는 공공기관 버스에 대해 들었을 때 현대자동차의 셔클이 떠올랐다. 우리나라는 사기업에서 하고 있는데 도야마에서는 공공기관에서 진행하는 차이가 있구나 생각했다. 일본이 먼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해서일까 우리나라보다 국가 차원에서 고령층의 정책에 대해 고민해 온 결과가 눈에 보였다.
트램과 버스 말고도 프랑스 파리의 시스템을 도입해서 쉐어 자전거를 설치했다. 또 '토호카츠'라는 앱을 개발하고, 벤치를 설치해 걷는 라이프스타일을 추천하고 있기도 하다. 나는 '토호카츠'의 컨셉이 건강뿐만 아니라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전달하고 있는 게 기억에 남는다. 단순히 걸으라고 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고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였기 때문이다.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30109/117344846/1
또 오후에 지역 활성화를 위해 '마치나카 쉐어하우스의 노력'에 대한 강연을 들었는데 자유시간에 도서관에 갔다 돌아오며 실제로 강연에서 들었던 쉐어하우스를 봐서 사진을 찍었다. 쉐어하우스 강연을 들으며 처음으로 '스펀지화'라는 단어를 들었다. 이는 지역 곳곳에 구멍이 생기고 인구 밀도가 낮아져 치안과 생활이 나빠지는 것을 의미한다. 쉐어하우스 fil은 빈집을 쉐어하우스로 재활용했다. 영화, 체육관 등의 시설을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시민들 또한 이용할 수 있는 공용 공간이 있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징을 가진 쉐어하우스 fil은 시 중심에 위치해 있고, 마을 활동을 같이 할 수 있어야 거주할 수 있다. 이곳에 살며 경제적 지원과 도심 안에서 사는 것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또한 40여 개의 회사가 스폰서하여 학생들의 취미를 실현하게 도우며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위에서는 도야마시의 SDGs를 교통에 초점을 맞춰서 적었지만 수력 발전,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시청에 자판기를 설치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도시였다. 이점이 정말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도야마시에서 자유시간이 있었던 날 트램도 타보고, SDGs 포스터도 직접 봤다. 아마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 도야마시가 매력적인 도시인지 모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방재부터 SDGs, 지역 활성화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해 배우는 동안 일본이 공생을 위한 고민을 한 부분이 많이 느껴졌다. 다만 한국이 단순히 이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실정을 고민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한국에 대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지금 당장 내가 무언가를 크게 변화시킬 수는 없을지 몰라도 청년으로서 사회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