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의 LP 취향
나에게 편지란 매우 상징적인 의미기 때문에 편지 장사를 시작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누구나 사업을 시작할 때 어떠한 비전을 갖고 세상과 소통해야 할지 고민할 것이다.
"What is something you believe in?"
사업을 시작한 후에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는 질문이다.
그래... 편지 사업은 어찌어찌 시작하게 되었지. 근데 네 비전은 뭔데?
누군가에게 비전은 완전한 아이디어겠지만, 나에게 비전은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항상 음악이 있다.
나에게 음악이란 창작 과정에 있어서 뮤즈이며, 생각을 정리해주는 도구이기도 하다.
그 어떠한 작업을 하더라도 음악 없이 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그래서, 작업할 때 개인적으로 많이 들은 LP 다섯 개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 LP는 버릴 노래가 하나도 없다. 하나같이 다 명곡이다. 특히 Watermelon Sugar는 언제나 들어도 어깨가 들썩이며 노동을 요하는 작업을 할 때 지루함 없이 나를 움직이게 해주는 곡이다. 또한, 내면에 있는 깊은 감성을 깨우고 싶으면 Falling을 들으면서 생각에 잠기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저스틴 비버는 어릴 때부터 너무나도 좋아했던 아티스트이다. 어찌 보면 팬심으로 매번 앨범을 구입하는 것인데, 살 때마다 후회가 없을 정도로 음악에 감탄하게 된다. 이 LP 속 명곡은 셀 수 없이 많아서 말하기도 입 아프지만, 비교적 덜 유명한 노래 중 추천하는 것은 Off My Face이다. 비버 특유의 음색이 돋보이는 곡이며 적당히 잔잔해 작업할 때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다.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 느꼈던 그 짜릿함은 아직도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 특유의 레트로 펑크 감성이 나를 완전히 매료시켰다. LP를 사기 위해 독일에서 구해 거의 세 달 정도는 애타게 기다려서 그만큼 더 소중한 아이다. 하나 정말 아쉬운 점은, 노래가 다섯 개 밖에 없는 미니 앨범이라는 것이다. 아침에 듣기엔 Day & Night을, 저녁에 듣기에는 You & I를 추천한다.
요즘에 감성 카페에 가면 무조건 FKJ 노래 하나쯤은 틀어있을 것이다. 특히나 Tadow가 유명한데, 8:06초라는 긴 시간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도 건너뛰기 충동을 느끼지 않고 듣게 하는 매력이 있다. 단언컨대 Tadow는 한 번도 안 들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듣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또한, FKJ의 장점은 가사보다는 instrumental에 집중했기 때문에, 가사 들으면서 정신이 분산되는 일을 방지한다. 적당한 그루브를 타면서 집중하고 싶을 때 이 앨범을 추천한다.
이 앨범은 좌우지간 100번 들어봐야 그 진가를 알 수가 있다. 정말 신기한 것은, 들을 때마다 최애 노래가 바뀐다는 점이다. 현재 글쓴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ex i never had'이다. LANY의 매력은 그 가사에 있다. 솔직하고 담백한 가사가 많은 영감을 주는데, 가사를 곱씹으면서 노래를 들으면 머릿속에 상상의 나래가 펼쳐지는 것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해당 편지지는 실제로 글쓴이가 위 음악을 들으면서 만든 것이다.
나의 LP 취향이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기를 바라며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