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너무 잘하는데... 웰케 겸손한 거야!
도쿄에서 취미로 미술 학원을 방문했는데, 충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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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일본에서 그림을 배우고 싶다고 이야기를 해서, 아내와 함께 여러 미술학원들 탐방하게 되었다. 총 4곳을 방문했는데, 1곳은 취미미술만 하는 곳, 나머지 3곳은 전공생과 취미로 미술 하시는 분들이 계셨다.
4곳 다 취미로 미술을 하시는 분이 많으셨는데, 하나의 공통점은 모두가 나이가 많으셨다. 가장 어린 사람이 50대처럼 보였다.
다양한 사람이 있었겠지만, 주로 은퇴 후에 자신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간단한 알바를 하면서 그림을 그리시는 분들이었다.
여기서 더욱더 놀라웠던 점은, 모두가 엄청난 실력을 보유한 이들이었다. 한국 갤러리에서도 느낄 수 없던 압박감들이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붓터치에서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그림으로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자신의 작품과 자신이 하고 있는 예술행위가 너무 행복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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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반성하게 되었다. 한국은 취미를 해도, 그 취미가 미래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어야 하고, 그것을 돈을 벌 수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돈이 드는 것을 왜 굳이 해야 해?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나의 경우는 전자이다. 내가 하는 취미인 영상이 취미로서 즐겁지만, 그것이 나중에 어떻게든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을 하면서 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취미를 그 자체를 미래와 연관 짖지 않고 즐길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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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우리는 나이를 먹으면 무엇을 할까?
생계가 어려우신 분들은 계속해서 일을 할 것이다. 하지만 퇴직금과 함께 여유가 있으신 분들은 자신들이 못했던 것들을 하겠다는 다짐만 하지,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다들 그냥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아니면 친구들과 술만 마시며, 마치 죽기를 기다리는 사람처럼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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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가 왔다. 그렇기에 그들은 퇴직 후에도 시간이 길고 여전히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게 아닐까? 우리나라도 취미에 있어서 관대하고, 인간으로서 즐길 수 있는 도구가 되었으면 좋겠다.
꼭 미래와 돈을 모든 것에 연결하지 않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9.16.2024
행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