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의 흡연구역을 지나며 걸을 땐 답답해도 숨을 최대한 옅게 내쉬며 고개를 숙이고 걷는다. 며칠 전 그 앞을 지나며 보행신호를 기다리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보았다. 하늘은 높고 푸르렀다.
고개를 들어 가만히 쳐다보다가 사진을 찍었다. 왜인지 남해 몽돌해수욕장의 파도 소리가 생각났다.
처음 들어보던 그 파도 소리는 너무나도 귀엽고 상냥하고 이뻤다. 분명 녹음했던 기억이 나서 음성메모를 뒤적여보니 다행히 파일이 그대로 있었다.
둥글둥글한 자갈과 물이 만나는 소리는 참으로 사근사근하다.
모난 부분 없는 둥그런 돌의 매무새를 따라 물결이 감싸 흘러서일까?
사그르륵 사라라락
파도가 밀려와 자갈을 어루만지며 속삭이면
자갈들의 잔잔한 충돌 속에 속닥거리는 다정한 수다가 은은하게 퍼져 나간다.
서로를 감싸는 따뜻한 소리.
푸른 물결은 끊임없이 자갈 위로 몸을 던지고
자갈들은 파도 따라 몸을 흔들면
바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담고서 함께 춤을 춘다.
시간을 넘고 넘어선 이야기들을 말이다.
이 소리가 주는 정서 그대로 그 바다에 서 있는 기분으로 떠오르는 음악들을 하나둘씩 불러와 봤다. 이런 순간이 올 때마다 음악에게 참으로 고맙단 생각이 든다. 따뜻한 음악을 들으며 조금은 가벼워지는 토요일 밤이 되었으면.
유튜브 재생목록으로 듣기
https://youtube.com/playlist?list=PLrLL_peVqAgkP4-0_d3gM2hf27PZb_FNT&si=4yZaF9t7ttHc_COr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로 듣기
https://open.spotify.com/playlist/1q9jdQJ8d4vMbNR4T7N71m?si=5461d7a644b249b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