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아들이 물었다
일곱 살 아들이 곧잘 묻는 질문이다. 유치원은 왜 가야 하느냐고. 어른되면 이제 유치원 안 가도 되느냐고. 언젠가 같은 질문에, 위층 사는 친구가 대답해 주었다.
"야, 유치원은... 그냥 가는 거야. 나도 얼마나 힘든데. 그래도 가면 또 재미있어."
쿨한 녀석이다. 아쉽게도 아들은, 뒷말을 채 다 듣기 전에 이미 '야' 소리에 기분이 상해 귀를 닫은 듯했다. 그래서일까, 질문은 지금도 계속된다.
유치원 가는 것에 의문을 갖는 아이에게 어떤 답을 해주어야 할까. 유치원 가는 것이 그다지 재미있어 보이지 않는 아이에게... 그 어떤 답이 납득이 될까. 유치원은 어땠는지 도통 말을 하지 않는 녀석이다. 간밤에 <도깨비감투>를 읽으며, 엄마에게 도깨비감투가 있다면, 유치원에 가서 친구들하고 노는 모습이 보고 싶다 했더니, 아들은 그저 웃기만 했다. 농담 아닌데 말이다.
문득, 36년 전 출간된 책 한 권이 떠오른다.
로버트 풀검의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
사용한 물건은 제자리에 놓으라.
자신이 어지럽힌 것은 자신이 치우라.
음식을 먹기 전에는 손을 씻으라.
변기를 사용한 뒤에는 물을 내리라.
남을 때리지 마라.
공정하게 행동하라.
내 것이 아니면 가져가지 말라.
다른 사람을 아프게 했다면 미안하다고 말하라.
균형 잡힌 생활을 하라.
밖에서는 차를 조심하고 옆 사람과 손을 잡고 같이 움직이라.
매일 공부도 하고, 생각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놀기도 하고 일도 하라.
경이로움을 느껴라.
언젠가 아들도 유치원 가야 했던 이유를 알게 되겠지.
믿고 기다리며 응원해 줄밖에.
일단 한 걸음 떼면... 또 가게 되는 것을.
힘든데 굳이 해야 해, 가 아니라...
힘들어도 해내는 힘을, 그렇게 키워가고 있음을...
매일... 한 발 한 발.
그래도 내일이 토요일인 건... 너무나 다행스럽다.
대체, 홈스쿨은 어떤 분들이 하는 걸까... 경이로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