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사람을
좋아하고
나는 나를
좋아하는데
연말 모임이
나는 있고
너는 없는
올해가 묘하다
네가 나를 찾았고
나는 어색한 사람이 되지 않으려
서로에게 편지를 쓰자고 했다
네가 좋았다
늘 보고 싶어 간절했다
결혼은
늘 함께함을 주었고
대신 간절함을 가져갔다
너와 나는
우리가 되어
서로의 삶에 스며들었고
같이 있으면서도 없고
같이 없으면서도 있는
사이가 묘하다
나는
개똥 잣대로
모든 이를 평가한다
개똥 잣대 뒤에 숨어
심사위원 흉내를 내며
우월의 정신승리에 취한다
다만
함께한 시간이 짧지 않음에도
너만은 평가하지 못했다
왜일까
개똥 잣대 밖에 있는
네가 묘하다
눈이 마주치면
입술도 마주쳐야 하는
손이 마주치면
가슴도 마주쳐야 하는
마음이 마주치면
몸도 마주쳐야 하는
마주치면
질투와 무시 없이
부드러워지는
네가 묘하다
우리의 연말 모임에
나는 편지를 쓴다
나를 온통 뒤져
마음을 담을 언어를 찾는다
유일한 너에게 전할
유일한 언어를 찾는다
이상하다
이게 뭐냐
아닌 거 같다
말하겠지만
내
마음은
이렇다
나는
너를
묘한다
마음
가득
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