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라는 직업의 장단점에 대하여
첫째, 수요 공급의 법칙이 존재하는데 그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맞지 않는 직업 중에 하나이다. 매년 디자인과 졸업생만 해도 매년 3만 8000여명이 쏟아진다고 한다. 디자인을 업으로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많으나 이 사람들 모두를 채용할 시장이 없다. 완벽한 경영자는 아니지만 경영자의 입장에 서보니 디자인은 외주(아웃소싱)로 그치는 영역이였음을 깨달았다.
두번째, 유망 분야가 아니라면 내 밥그릇 챙기기도 바쁘다. UIUX 디자이너가 아닌 그래픽 디자이너로서의 직장인으로서 살아남기어렵다. 세분화되었던 시각 디자인 분야는 BX DESIGN으로 뭉쳐졌고 신이 내린 탤런트와 감각, 센스, 노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발전없이 한 자리에서 제자리 걸음을 할 수 있다.(디자이너로서 일할때 나는 '제자리걸음'을 정말 무서워했다.) 낮은 연봉 상승률, 좋은 일자리의 공백, 에이전시와 인하우스에 따른 직업의 정체성, 여러 환경적인 요소로 직장인의 디자이너는 사회에서 살아남기에는 어려움이 많은 듯 하다.
모든 직업이 장,단점이 있다면 디자이너라는 직업은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장점이 많다. 여기서 말하는 디자이너는 사회생활을 해오면서 욕심이 많고 능동적인 디자이너를 말한다. 오퍼레이터처럼 기획자가 짜주고 프로그래머가 된다고 하는 것만 했던 디자이너는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사업을 시작하면 모든게 내 책임이지만 내가 생각하는 그대로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고 브랜드 에센셜을 마케팅, 프로모션에 쉽게 녹일 수 있고 표현할 수 있다. 온전한 자신의 생각이 들어간 브랜드(사업)이 아니더라도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바로 도전하고 표현할 수 있다. 생각한 것을 바로 실행해볼 수 있다는 점이 디자이너라는 직업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동업자와 우리의 생각의 전부가 들어간 가게는 아니지만 동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가게이지만 우리만의 가게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똑같은 상호를 달고 있는 여러 지점 중에서도 우리 지점을 찾아오게 만들고 싶다. 우리 가게만의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어떻게 하면 고객과 상생하며 우리도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해 동업자와 매일 이야기한다.
최근에는 매출 증진을 위해 작은 프로모션을 생각했는데 이내 곧 포스터와 쿠폰 디자인, 제작으로 이어졌고 발주까지 완료하여 포스터를 부착하였다. 내가 가진 이 작은 재능은 단순히 프로모션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직원들과의 소통 창구에도 활용하였다. 직원들이 신나게 일할 수 있도록 재밌는 문구로 핀버튼을 제작하여 하나씩 선물하였다. 내부 반응은 뜨거웠고 어떻게 손님들에게 이 핀버튼을 자랑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재밌는 피드백을 받았다.
사실 매출을 생각하면 어느 사장님이나 똑같이 잠이 오질 않는다. 단순히 매출이 높고 낮고의 문제가 아니라 꾸준한 매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이다. 나의 이 작은 재능으로 가게의 성장에 보탬이 되면 좋겠다. 후일 내가 만드는 브랜드의 초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도 내일도 다시 또 가게와 함께 성장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