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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옥 Feb 14. 2022

파란 눈 시아버지, 우리 집 아이 (95)

사람은 습관의 동물

1월 (2007)

 

올 들어 부쩍 가래가 많이 생겨 기침을 하고 나면 가래가 입안에 잔뜩 고인다. 휴지통을 시아버지 가슴 위에 아예 올려놓고 휴지로 계속해서 꺼낸후에 몸을 오른쪽으로 돌려놓으면 크게 기침을 하고는 대개는 멈춘다.

오랫동안 환자를 돌보면 간호원이 따로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 주사를 놓거나 다른 어떤 치료행위를 해야 하는 것을 빼고는 말이다. 

식사는 잘 하지만 물이나 쌀로 만든 미음 같은 뭔가 입자가 곱고 걸은 것을 먹거나 우유제품으로 된 것을 먹고 나면 가래가 꺼내도 쉬지 않고 생겨 숨이 넘어갈 것 같아 요즈음은 주로 망고 아보카도 사과 배 같은 것을 번갈아 먹게 하거나 우리가 먹는 음식에 토스트 빵을 넣어 걸쭉하게 해서 먹인다. 아기들이 이유식 할 때처럼 네 시간마다 한 번씩 준다.

거의 언제나 식사하고 나면 가래가 생겨 몸을 돌려놓아서 큰기침을 한번 하면서 숨을 고르게 쉰다. 그러니 식사하고 나면 언제나 비상이지만 그것도 습관이 돼서 그냥 견딜만하다.

 이래서 사람을 습관의 동물이라고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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