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라봐줄 이, 거기 있는가?
잿투성이같은 영상톤이나 고요한 분위기를 좋아해서 예고편만 보고 별 생각없이 플레이했다가 뜨끔할 정도로 오버랩되는 개인적인 경험이 떠올라 영화 끝나고도 이런 저런 생각을 놓지 못했다.
이 가련하고 순수한 사람아 ㅡ!
단 하나의 촛대.
단 한 송이의 꽃.
단 한 채의 집.
단 한그루의 나무.
이젤 위에 거울을 달아 스스로를 그리며 스스로의 존재를 계속 입증해내는 그녀의 고독감이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고통과 축복이 양면에 새겨진 동전이라면 그 동전은 갖는 게 이득일까? 버리는 게 이득일까?. . .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쉐르벡이 남기는 혼잣말은 그녀가 헤쳐온 고독 너머로 새롭게 열리는 지평을 말하고 있어 여운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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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시간과 손을 잡고 우리에게서 한 걸음, 한 걸음 멀어져 가
꿈과 시간은 어느새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지
인생을 살면서 이루려고 애썼던 것들은 이내 잊히고
결국 남는 것은 새하얀 종이뿐이야
그리고 환희가 찾아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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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여 ㅡ! 그대를 바라봐줄 이, 거기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