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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카 Jul 22. 2023

타성(惰性)에 대한 경계

#지나가는말입니다

남들에게는 어떨지 몰라도, 적어도 스스로에게는 솔직하게 살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서 하고 싶은 건 하고, 하고 싶지 않은 건 하지 않으며 사는 것이 스스로의 행복을 지키기 위한 노력 중 하나라 생각한다. 바꿔 말하면, 남들이 저런 걸 왜 하냐 생각해도 그냥 하고, 남들이 한다고 마냥 따라 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물론 타인에게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내 마음이 충분히 끌려야만 실행에 옮긴다. 충분한 고민 끝에 한 번 실행에 옮길 때는 주저하지 않으려 한다. 눈치 보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그런 모습을 의아하게, 심할 때는 한심하게 보는 경우가 있다. 굳이 그런 걸 왜 하냐, 열심히도 산다 등 무언가에 열중하는, 또는 하려고 마음먹은 사람이 굉장히 초라해지게 만드는 말들을 내뱉는다. 그런 말을 뱉는 사람들 대부분의 일상은 지극히 평범하고 반복적이다. 스스로 잘 정착시킨 루틴에 상당한 만족감을 느끼며, 그 루틴에 일정 부분 이상의 영향을 끼칠 정도로 새로운 것은 구태여 시도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러한, 규칙적이지만 매사에 무관심한 태도가 힙(HIP)하다고 생각한다. 정작 그들이 그토록 좋아해 마지않는 그들의 루틴이나, 스스로 '니치'하고 특별하다고 여기는 본인만의 관심사를 누군가 비판하면 그 누구보다 흥분한다.




'타성(惰性)에 젖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이들은 이것을 '사색에 잠기다', '고찰하다' 같은 다소 감성적이고 낭만적인 문구와 비슷한 의도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타성의 정확한 의미는 다음과 같다.


1. 오래되어 굳어진 좋지 않은 버릇.

2. 오랫동안 변화나 새로움을 꾀하지 않아 나태하게 굳어진 습성.


타성은 말 그대로 나쁜 습관, 그중에서도 굳어진 습성과 그 의미가 유사하다. 나는 본인만의 타성에 젖어 '변화나 새로움을 꾀하지 않는 것'에 만족하며 사는 이들을 비난하지는 않는다. 분명 그런 삶도 그 나름의 만족감과 행복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인이 그렇다고 해서, 그렇지 않은 사람을 존중할 줄 모르는 사람을 나는 존중하지 않는다. 나는 타인의 삶에 열린 사고를 갖되, 타성(惰性)을 삶의 여유 또는 칠링(chillin')과 착각하여 남을 쉽게 폄하하는 이들에 대한, 그리고 타성에 젖는 것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곧 내가 고민 끝에 결정하게 될 내 삶의 방향과 태도를 공고히 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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