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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행 Nov 22. 2024

9년 후, 쉼표1

제1화. 심행(心行) 시작

 열심히 보낸 하루의 끝은 주변을 모두 잊고 잠에 든다.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아침, 하루의 시작은 해야 할 일들을 떠올리게 한다.

오늘과 내일의 해야 할 일들을 마음에서 행동으로 옮기며 습관이 되었고, 9년간의 직장 생활 끝에 쉼표를 찍고 돌아본다.


 내 삶의 첫 번째 심행(心行)은 ‘뭐든지 한 번은 해보자!’라는 인생의 비전에서 시작되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친구가 권해준 판타지 소설에서 "만류귀종(萬流歸宗)”이란 단어를 보았다. 

모든 경험이 하나로 연결되어 결국 다른 곳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는 믿음, 그 믿음이 다양한 도전을 가능하게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크게 아팠던 나에게 부모님은 기초 체력을 기르기 위해 태권도와 달리기를 권하셨다. 

꾸준한 운동 덕에 고등학교에서는 체육 수업과 체육대회에서 1등을 차지할 수 있었고, 이 경험이 체육학과로 진학하는 계기가 되었다. 


 대학에서도 여러 종목에 금방 적응해 학점 ‘All A+’를 받고, 과에서도 1등을 했다.

다양한 도전은 운동뿐만 아니라 다른 경험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


 응급처치 강사 자격증, 스킨스쿠버, 중앙일보 공부의 신 프로젝트 멘토, 대학교 신입생 멘토 등 새롭고 흥미로운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시도했다. 

이 모든 경험이 쌓여, 사람들과의 소통에서도 쉽게 공감하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대학교 4학년, 학과 상위 10% 학생들이 중등 정교사 2급 자격을 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또한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해 시도했고, 그렇게 복수전공 과정까지 밟게 되었다.


 체육 교사가 되기 위한 임용 과정은 매우 폭넓은 공부를 요구했다. 

심리학, 철학, 생리학 등 앞에 ‘스포츠’라는 단어가 붙으면 모두 해당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경기도, 강원도, 경상남도 등의 지역별로 다양한 스포츠 종목들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익혀야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나는 사람과 교류하는 대화 주제들도 다양해졌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것이 달라 대화 주제도 달랐고, 그렇게 새로운 분야와 생각을 나누다 보면 시간은 어느새 눈앞에서 스쳐가듯 빠르게 지나가곤 했다.


“심행님, 어떻게 그렇게 많은 걸 하세요?” 누군가 물었다.


 나도 가끔 스스로에게 묻는다. 

어떻게 이렇게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을까?


 그건 아마 중고등학교 시절 하루 평균 4시간만 자던 습관 덕분이 아닐까.


 하루 24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무언가를 선택하면 반드시 다른 것은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일찍이 깨달았다. 

 나는 항상 잃어버리는 기회비용을 나의 잠으로 돌렸다. 

20시간을 활동하고, 잠을 줄여가며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운 대가가 아닌가 싶다. 

누군가에겐 잠이 가장 중요한 가치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그것보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활동들이 더 큰 즐거움 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4시간만 자고 어떻게 버티냐고 묻는다.

그럴 때 솔직히 답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잠보다 활동이 더 재밌었어요.’


 흥미롭고 재밌는 것들을 하면 아드레날린이 솟아 쉬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그래서 자는 시간에 몰입해 깊이 잠들고, 알람 소리에 바로 깨어나는 생활이 익숙해졌다.

이런 습관은 효율적인 시간 관리로 이어져 이제는 나의 삶의 방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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