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코로나로 인한 일상의 붕괴와 20년을 해온 일과의 단절, 그로 인한 우울과 건강 악화를 모두 겪고 디지털 세상의 빈 땅에서 다시 일어서고 있다.
이것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지 스스로 검증하는 중이다.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얼마나 하고 싶어 했는지 모든 감각의 끝을 모아서 추적해 나가고 있다.
해서 그중 하나인 브런치 작가로서 글쓰기를 시작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브런치 작가 레이블인 팀라이트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작가라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니까 작가다
지난 5월 제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와디즈 특별상 수상작으로 베스트셀러 작가이신 스테르담님의 브런치북이 선정되면서 스테르담과 함께 하는 인문학 글쓰기공저 출간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그 당시 sns 플랫폼에 콘텐츠를 발행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웠던지 그 많은 디지털 툴을 배우고 강의를 들어도 20년을 해온 북아트라는 장르를 온전히 전달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황량한 디지털 세상에서 내가 배우거나 해야 할 일에 대해 끝없는 방황으로 지쳐있었던 나는 잠시 쉬어가자는 생각으로 공저 출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 다른 책 쓰기 강의나 출판 강의들을 알아보고 비교해 보았지만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와디즈의 공저 출간 프로젝트는 이전에 진행되었던 <글로 모인 사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이미 공저 출간의 노하우를 충분히 갖고 있던 터라 달리 걱정할 것이 없었다. 특히 고민 끝에 용기를 낸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브런치에 차고 넘치는 스테르담 작가님의 글 때문이었다.
수많은 글에 담긴 진정성과 그 유명한 명언 '작가라서 쓰는 게 아니라 쓰니까 작가다'라는 글귀에 담긴 깊은 의미는 내가 마음 편히 선택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 되었다.
이는 내가 북아트 수업을 하는 모든 아이들에게 언제나 속삭여주던 말인 '네가 하는 모든 생각과 말과 글, 그림이 책이고 예술이야.'와 그 맥을 같이 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또한 어느 유명인의 작품만이 아니라 그 누구든 직접 체험하며 느꼈던 것을 누군가에게 전달하기 위해 세상에 내놓은 글과 그림 등 과정의 모든 행위는 그 자체로 예술이라고 생각해 왔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나의 숨겨둔 이야기를 꺼내 들기 시작했다.
진정한 가치
책을 내기로 하고 글을 쓰는 동안은 무수한 기억과 감정들로 뒤덮여 지냈다.
지나온 세월 많은 이야기들이 겹치고 엉켜 있는 나를 들여다보는 일은 참 힘들고 두려웠다.
어렵게 건져 올린 이야기가 마무리하기 어려워 다시 집어던지기도 하고 순간순간 자신감을 잃기도 했다.
이때 팀라이트의 최대 장점인 응원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최대치로 발휘하며 공저 출간에 참여한 모든 작가들을 자신이 목표한 지점까지 이르게 했다. 누구도 포기할 수 없을 만큼의 열정을 불어넣어 준 말 한마디 칭찬 한 번에 우리는 모두 손에 딱 쥐어지는 책 한 권을 갖게 되었다.
책이 출간되고 나는 브런치에 입문하게 되면서 보석 같은 작가들의 글을 탐독하며 즐기기 시작했다.
특히 팀라이트의 활동 중에 월간 <인사이트 나이트>라는 강연이 있는데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양질의 좋은 강연을 준비하고 함께 들으며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시간이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며 각자 현업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지난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 동안 빠짐없이 참가하면서 강연을 듣고 생각하는 동안 이들의 진심이 어디에 닿아 있는지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한 사람이라도 더 글을 쓰며 진정한 나를 찾아가기를 그리고 그렇게 확장된 사고로 나를 넘어선 통찰력으로 더 발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언제나 어느 글에서나 팀라이트 작가들 그 누구에게나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12월 인사이트 나이트에서는 내가 강연자가 되어 준비하고 발표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
팀라이트 작가가 아니어도 강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보다 다양한 이야기와 경험을 전하기 위해 마련된 <당신의 강의를 런칭해드립니다> 프로그램을 통해 <누구에게나 빛나는 히든 스토리>라는 주제로 한 달여 동안 준비하면서 생각지 못한 여러 가지 부분을 깨닫고 배우게 되었다.
여기에 <글루틴>이라는 주 5일 글쓰기를 실천하는 모임까지 참여하면서 나의 12월은 더욱 풍성해졌다.
글은 당연히 홀로 써가는 역사지만 함께 하는 이들이 있기에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를 응원하며 지켜줄 수 있다. 이것이 팀라이트가 추구하는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안전한 글벗
올 한해 이런 일련의 프로그램을 모두 참여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본다.
무엇보다 열린 마음으로 세심하게 살피는 스테르담 작가님과 팀라이트의 여러 작가님들의 보이지 않는 수고로움이 늘 따뜻한 온기가 되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다.
또한 꾸준한 글쓰기를 실천하고 있기에 믿고 따라갈 수 있고, 그 글 속에 인간적인 사랑이 느껴져 읽고 있으면 행복해진다.
삭막한 디지털 세상에서 온갖 sns 플랫폼을 경험하며 한없이 작아지던 나는 이제 다시 글을 쓰고 생각을 펼치며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유영하는 즐거움을 되찾고 있다.
오래 만나면서 서로의 깊은 생각과 마음을 주고받는 글벗을 그리워한다면 팀라이트와 함께 하는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해보기를 강력 추천한다.
낯가리고 혼자 있기 좋아하는 이상주의자로서 이런 이야기가 쑥스럽지만 그래도 안전하다고 여기는 이들과 함께 걸어갈 수 있다면 앞으로 다가올 내일이 궁금하고 설레게 될 것이다.
올 한 해를 매 순간 깨어있게 만들고 앞으로 나아가게 독려해준 모든 작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