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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근수근 Dec 30. 2024

고고학 자료의 해석- 문화의 복원


1. 유추와 모델

1) 유추의 개념

유추란 과거의 인간 행위를 알려진 자료를 통해 추론하는 과정이다. 고고학에서는 직접 과거 인간들의 행위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은 유추를 통해 과거의 행위를 추정하며, 과거 문화를 복원한다.

유추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 형태, 즉 특수역사적 유추와 일반비교 유추로 나누어진다. 특수사회적 유추는 동일 지역 내에서 고고학적 문화의 내용과 현존하는 사회가 역사적으로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는 경우에 활용할 수 있다. 반면 일반 비교 유추는 민족지적 혹은 역사적으로 연계되는 주민들이 더 이상 전통적인 삶을 영위하지 않는 지역이나 민족지 기록이 불완전한 지역에 적용된다. 그밖에 유추에 대한 논리적 관점에서의 분류는 형식유추와 상관유추가 있다.

유추에 대한 고고학자들의 인식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1960년대의 신고고학자들은 유추의 사용을 제한하였다. 1980년대 들어와 유추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었다. 유추의 과정에 이용되는 출처로는 문헌자료, 민족지 자료, 실험고고학 등이 있다.

문헌자료란 역사가의 기록뿐만 아니라 기행문, 고문서, 비석문 등 각종 기록을 모두 포함한다. 적절한 검토 과정을 거치고 남은 문헌자료는 고고학 자료를 해석하는 데 유익한 자료가 될 수 있다. 민족지 자료는 현존하는 인간들의 기록으로 고고학 자료를 해석하는 데 많이 이용되고 있다. 고고학자들의 의해 직접 민족지 자료를 얻는 경우를 민족지고고학이라고 한다. 이들은 주로 현대의 인간 행위를 관찰하는데, 이러한 조사 연구가 고고학에서 과거 인간 행위의 통찰력을 발전시키고 세련되게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족지고고학에서는 다음과 같은 주제들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첫째, 어떤 특정 시간이나 장소에 존재했던 행위의 범위나 사회 환경변화 과정, 둘째, 인간의 행위나 자연적인 현상이 만들어낸 퇴적물, 재사용 과정, 침식의 과정, 그리고 변화 등, 셋째, 야외조사에서 얻어진 샘플에 관한 것이나 샘플을 어떻게 채집하는가에 대한 것, 그리고 넷째는 고고학자들이 상사성을 사용하여 모델을 확립하거나 실험한 방법들에 관한 것들이다.

민족지 고고학은 원시 사회나 비산업 사회에 대해서만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복잡한 사회도 조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실험고고학이란 고고학 자료들을 설명하기 위해서 과거와 동일한 조건에서 실험적으로 그 용도를 연구하는 고고학의 한 분야이다. 실험고고학은 상황을 비교적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변화의 과정을 일목요원하게 관찰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으나 주어진 모델이 꼭 고고학 현상을 그대로 반영한다고는 할 수 없는 약점이 있다. 그러나 실험 고고학은 과거 사람들의 다양한 행위를 유추할 수 있다.


2)모델의 개념

모델은 특별한 자료나 현상을 이해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이론적 계획안이라고 볼 수 있다. 모델을 본격적으로 사용한 신고고학자들은 이론에 바탕을 둔 모델을 설정하고 이를 고고학적 자료를 통해 검증함으로써 객관적인 법칙을 세울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현제 고고학에서 모델을 중시하는 것은 단지 문화 복원만을 시도하자는 것이 아니다. 문화 복원 과정에서 여러 모델을 이용함으로써 과거 문화의 다양한 면을 복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통고고학자나 후기과정고고학자도 모델을 사용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그 동안 모델의 개념이 고고학에서 잘 사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 고고학자의 머릿속에는 모델이 설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모델이 제시되면 우선 이것이 타당한지를 검토해야한다. 고고학 자료의 해석에서 모델의 이용은 문화의 해석의 범위를 넓어준다고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과거의 문화를 복원하는 데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던 한국고고학의 현실을 감안하면 적극적인 수용이 필요하다.

고고학자가 문화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고고학 이론에 의거한 적절한 모델의 선택이 필요하다. 


2.문화의 복원

1)기술과 환경

기술은 인간사회가 자연환경과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수단으로 재료로부터 도구를 제작, 음식물의 습득, 피난처를 건축하는 등 일련의 기법과 일단의 지식을 말한다. 개별적인 유물의 분석을 통해 그 유물의 제작 과정에 대한 기술을 파악할 수 있고, 기술이 있었다는 증거는 작업자의 존재로 알 수 있다. 기술은 여러 면에서 자연환경과 상호 작용의 역할을 한다. 과거 사람들의 생계(의·식·주) 문제도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기술적인 방법이다. 그밖에도 예술 활동 가운데 하나로 남겨져 있는 암각화를 통해 당시의 생활상을 파악할 수 있다.

다음은 환경의 문제이다. 환경은 문화가 자리 잡는 데 필요한 융통성 있는 틀을 제공한다. 문화는 문화적 가치나 기술적 능력이 가능한 자원 개발의 범위를 정해준다. 이러한 생각의 문화 생태학의 중심적인 원칙이다. 문화 생태학에서는 문화와 환경간의 상호 작용을 중요시 여긴다.

고고학에서 환경을 취급하는 분야는 환경고고학이다. 환경고고학은 문화생태학의 연구 관점과 마찬가지로 인간과 자연적인 환경과의 관련을 중요시한다. 환경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후의 변화에 대한 편견이 필요하다. 과거 수만 년전의 기후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다음은 유적에서 자연유물을 찾아내어 식물상과 동물상에 대한 자세한 조사가 필요하다. 끝으로 과거 환경 속에서 인간들의 생활을 연구하는 데 필요한 개념으로 수용 능력이 있다. 수용능력이란 주어진 한 지역의 식량생산성이 결정하는 거주 가능 인구 규모의 한계치를 말한다.


2)사회구조

사회의 구성은 기본적으로 각자의 역할과 위치가 있다. 고고학자들은 물질적으로 남아있는 것으로부터 사회구조의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여기에서는 사회구조를 취락고고학과 교환 체계라는 두 가지 방법으로 찾아보려고 한다.

취락고고학은 인간 행위와 연관된 취락 유형의 공간적 분포에 대한 연구이다. 취락 유형들은 주변 자연환경과 당시의 기술 수준 그리고 사회적 역할 관계와 조절 기능을 수행했던 다양한 형태의 사회구조를 반영한다고 보았다.

취락고고학은 세 단계의 분석 수준과 연구 과제가 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유적 내에서 개별적인 구조와 공간이 지닌 구조적 특성이나 기능을 강조한다. 두 번째 단계는 유적 내의 각 구조의 배치 상태를 분석하는 단계이다. 세 번째 단계는 한 지역 안의 유적 분포를 분석하는 단계이다. 1960년대 이후 취락고고학은 사회 복원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가졌는데 그 배경에는 민족지고고학의 역할이 크다.

교환 체계는 사람들이 지방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 받기 위해 이루어 졌다. 고고학자들은 교역품과 아닌 것을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 구분은 중요하다. 첫째, 고고학 자료에서 교역의 인식은 과거 경제 체제 복원을 이끌고 완전한 고대 사회의 조직을 이해하는데 기여한다. 둘째, 개인 사이와 사회사이의 협동적인 교환은 새로운 아이디어 전이의 기본적인 수단이므로 교역에 대한 인식은 고고학자들의 문화 변동의 이해를 돕는다.


3)이념

마지막으로 고고학에서 가장 어려운 문화 복원이 이념이다. 이념체계는 인간의 자연과 초자연에 대한 믿음이다. 과거의 이념은 물질적인 표현인 사징에서 나타났다. 이념을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는 상징적인 유물의 적절한 의미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고고학자들은 고고학의 기초는 물질적인 자료이므로 이념의 영역은 고고학적 영역이 아니란 것과 문화의 변천은 연구하지만 이념, 특히 종교적 이념은 무시되거나 변화를 저항하는 보수적인 힘으로 고려됨으로 인해이념에 대한 관심이 부족 하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념 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상징체계, 매장 풍습과 부장품, 문자 체계는 이념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고고학자들은 이러한 이념의 역할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문화의 변천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2010년 전후에 학부 토론용 소논문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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